김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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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소리 최종업데이트 2015-03-06 06:5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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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역 시민사회가 5일 오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故 김재기씨 유족에 대한 진심어린 사죄, 비정규직 철폐 등 사회적 책무를 다할 것을 사측에 촉구하고 있다.ⓒ김주형 기자
故 김재기씨 ‘분신 사망’ 18일째. 금호타이어 사측의 책임 인정과 사죄, 배상을 촉구하며 유족까지 단식농성을 벌이는 등 ‘도급화’ 관련 사태가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지역 시민사회는 5일 오후 3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故 김재기씨 유족에 대한 진심어린 사죄와 그에 따른 조치 △비정규직 철폐 등 사회적 책무를 다할 것 등을 사측에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정영일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상임대표, 오미덕 참여자치21 대표, 임진희 참교육학부모회 광주지부장, 오효열
광주시농민회장, 박봉주 민주노총 광주본부장, 심종섭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장, 정성홍 전교조 광주지부장, 문진 화물연대 광주지부장을
비롯해 광주지역 시민사회, 노동계 대표 등이 참여했다. 또한 지난 2일부터 3일 동안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정문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인 고인의 유족도 함께 했다.
광주 시민사회 “금호아시아나, 금호산업 우선인수 자격 있나?”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호타이어는 광주지역의 대표기업으로서 지역민들의 사랑과 관심으로 성장한 향토기업”임을 강조하면서도
“지난 5년 전 금호타이어(주)는 워크아웃사태를 맞아 지역민들뿐만 아니라 금호타이어 모든 구성원들에게 막대한 고통을 안겨주었다”고
안타까워 했다.
특히 “최근 워크아웃 5년의 고통을 시간을 끝내는 날, 회사측은 그간 그 누구보다도 고통을 감내한 노동자에게 희망을 주기보다는
회사의 이윤만을 극대화하기 위해 도급화를 추진했다”면서 “한 사람의 소중한 생명을 벼랑으로 내몰았고 결국 설 명절을 앞둔
2월16일 도급화 반대를 주장한 한 노동자를 분신 사망케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미 워크아웃 5년간 도급화를 밀어붙여 금호타이어 비정규직은 1,000여명에 이른다. 오직 노동자들에게만 고통을 강요하여
워크아웃을 넘어온 것”이라며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도급화를 무리하게 추진하여 금호타이어 노동자가 분신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그 사태 해결에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기는커녕 금호산업 인수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맹비판했다.
최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를 위해 모든 자금력을 동원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계속되고 있다. 또한 금호산업
인수에 최소 5천억, 최대 1조원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일단 박 회장쪽은 금호산업에 대한 우선인수권을 행사할 수
있다. 관건은 자금력이다.
이에 광주 시민사회는 “지난 5년간 노동자들의 임금 및 상여금을 삭감하여 약 5,000천억원의 인건비를 줄여왔다고 한다”라며 금호산업 인수에 뛰어든 박 회장측을 꼬집었다.
이들은 “최소한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을 인수하려면 지난 금호타이어 워크아웃이 경영진의 잘못된 투자로 인해 발생한 것이었고 그에
따른 저임금과 고용불안의 고통이 노동자에게 이어졌음을 인식하고 현재 금호타이어에서 벌어진 일련의 상황을 조속히 책임지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면서 “금호산업 우선 인수자의 사회적 책무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금호타이어 사측은) 유족과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의 고통의 시간을 멈춰라”면서 “최대한 빨리 유가족에게 진심어린 사죄와 이에 상응하는 조치, 비정규직 철폐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라”고 촉구했다.
금호타이어 사측의 책임 인정과 사과 등을 촉구하며 지난 2일부터 3일 동안 단식농성을 벌인 故 김재기씨의 형이 광주 시민사회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왼쪽에 지난 2일 친 단식농성장이 보인다.ⓒ김주형 기자
故 김재기씨 유족, 회사 책임 인정과 사죄 요구하며 단식농성 벌여
이에 앞서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광주공장 정문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였던 고인의 작은형 김남율씨는 “그동안 우리 유족은 사측에게 한
번도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아본 적이 없다”면서 “그래서 이곳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그런데 사측이 단식농성을 풀면 대화를 할
수 있다고 연락와서 단식농성을 풀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농성을 풀었지만 이 자리에 계속 있을 것”이라며 광주 시민사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한편, 故 김재기씨는 지난달 16일 밤 9시15분께 금호타이어 곡성공장 본관 앞에서 분신해 사망했으며, 그동안 도급화 철회 등을
요구하며 노조와 사측을 만나왔던 고인은 “제가 죽는다해서 노동세상이 바뀌진 않겠지만 우리 금타만은 바뀌어졌으면 하는 제
바람입니다”라는 유서를 남겼다.
김창규 금호타이어 사장 등이 빈소를 찾는 등 2~3차례 유족을 만났지만 사측 책임은 인정하지 않고 ‘도의적 책임’만을 인정하는
발언을 해왔다. 노조와 특별교섭에서도 사측은 ‘도급화 철회’ 등에서 의견은 근접했지만, 회사책임 인정과 사죄, 유가족 배상 등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