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기 열사

“죽어서도 싸우겠다는 바보, 뒤 이어 금호타이어와 싸우겠다” [현장]24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앞 故 김재기 열사 투쟁승리 결의대회

참된 2015. 2. 25. 19:24

“죽어서도 싸우겠다는 바보, 뒤 이어 금호타이어와 싸우겠다”

[현장]24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앞 故 김재기 열사 투쟁승리 결의대회


김주형 기자    민중의 소리      최종업데이트 2015-02-25 15:41:37 이 기사는 현재 건 공유됐습니다


김재기 열사 투쟁대책위원회는 24일 오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정문 앞에서 ‘열사정신 계승, 현장탄압 분쇄, 도급화 철회 故김재기 열사 투쟁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유족, 4시간 부분파업에 나선 금호타이어노조 조합원, 광주·전남지역 시민사회를 비롯해 800여명이 함께 하고 있다.

김재기 열사 투쟁대책위원회는 24일 오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정문 앞에서 ‘열사정신 계승, 현장탄압 분쇄, 도급화 철회 故김재기 열사 투쟁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유족, 4시간 부분파업에 나선 금호타이어노조 조합원, 광주·전남지역 시민사회를 비롯해 800여명이 함께 하고 있다.ⓒ김주형 기자


“재기씨, 사랑해. 너무나 힘들고 고통스러웠지만 이제는 편안히 쉬어. 우리 사랑하는 아이들 잘 키우고 하늘이 날 데려가면 그때 우리 꼭 만나. 그래서 그동안 못했던 얘기 밤새도록 나누자. 그리고 날 칭찬해 줘. 혼자 고생했다고, 수고했다고, 장하다고, 많이 많이 미안하다고. 우리 세 식구 씩씩하게 잘 살게. 지켜봐 줘. 사랑해, 재기씨. 편히 쉬어”

故 김재기씨의 부인이 마지막으로 ‘재기씨’에게 할 말이 있다며 오열과 함께 쏟아낸 이 말 앞에 ‘열사정신 계승, 현장탄압 분쇄, 도급화 철회 故김재기 열사 투쟁승리 결의대회’(결의대회) 참석자들까지 곳곳에서 눈물을 훔쳤다.


故 김재기씨가 ‘분신 사망’한 지 9일째. 故 김재기 열사 투쟁대책위원회(대책위)는 24일 오후 6시30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정문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금호타이어 사측을 향해 고인의 사망에 대한 책임 인정과 유족에 대한 사과, 도급화 철회 등을 촉구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고인의 부인과 형들, 박봉주 민주노총 광주본부장, 민점기 민주노총 전남본부장, 심종섭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장, 허용대 금호타이어지회(노조) 대표지회장, 오효열 광주시농민회 회장을 비롯해 이날부터 3일간 4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간 금호타이어 조합원, 광주·전남지역 시민사회 등 8백여명이 참여했다.

故 김재기씨 동료 “당신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 눈물의 추모사

결의대회에서 故김재기 열사와 함께 일했던 동료가 열사와 유족들에게 드리는 글을 읽고 있다. 또한 다른 동료들이 열사의 영정을 들고 무대 앞에 서 있다.
결의대회에서 故김재기 열사와 함께 일했던 동료가 열사와 유족들에게 드리는 글을 읽고 있다. 또한 다른 동료들이 열사의 영정을 들고 무대 앞에 서 있다.ⓒ김주형 기자

고인과 함께 사측으로부터 지난 23일자로 ‘도급화’를 위해 ‘전환배치’ 통보서를 받았던 곡성공장 2부5과 신아무개씨는 “그(故 김재기씨)는 비정규직 철폐와 현장도급화 철회를 위해 항거했으며 모든 노동자들의 염원과 희망을 바라며 외로이 싸워왔다”며 “우리들의 아픔과 슬픔을 보듬은 채,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죽음으로 투쟁했다”고 그리워했다.

이어 “지난해 말 그토록 기다리던 워크아웃 종지부를 찍던 날, 더 나은 희망과 앞으로의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고 환호하며 함께 기뻐했다”고 되돌아보다가 “회사는 우리의 바람과 달리 현장도급화라는 칼을 내밀었다. 故 김재기는 과대의원이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몸담고 있는 회사, 금호타이어라는 거대한 자본, 막강한 권력에 대항하여 홀로 끝까지 싸웠다”고 증언했다.

또한 “그가 탐욕스러운 자본권력에 맞서 유서 한 장을 남기고 외로이 세상을 떠나게 해서, 바람 앞에서 바위 앞에서 온몸으로 맞서 싸울 때 혼자이게 내버려두어서 너무나 미안하다”고 한탄하면서 “당신은 절대로 못난 사람이 아니다. 가장 용기있는 노동자이며, 아름다운 사람”이라 추켜올렸다.

끝으로 “이제 보내야 하는데 벌써부터 당신과 마지막 나눈 말들이 귓가에서 떠나지 않고, 당신이 그립고 보고 싶어 가슴이 메인다”고 슬퍼하며 “미안하다. 그리고 감사하다. 우리 모두는 당신을 영원히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밝혔다.

신씨가 추모사를 하는 동안 곡성공장 2부5과 동료들은 고인의 영정을 들고 무대 앞에 서 있었다.

故 김재기씨 부인 “이제부터 제가 싸우겠다…남편 쉬게 해주고 싶다”

故 김재기 열사의 부인이 결의대회 참가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토해내다가 솟구치는 눈물을 참고 있다.
故 김재기 열사의 부인이 결의대회 참가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토해내다가 솟구치는 눈물을 참고 있다.ⓒ김주형 기자

동료에 이어 고인의 부인이 무대에 올랐다. 부인 정아무개씨는 “어제 사장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책임이 없다고 하면서, 어떻게 그런 것까지 회사가 일일이 책임지냐고 했습니다”라며 “아빠를 잃은 아이들 앞에서, 유족들 앞에서 사장은 우리를 두 번이나 우롱했습니다. 유족들 마음을 난도질했습니다. 불법을 해놓고 뻔뻔스러운 사장의 태도, 제 남편의 분노를 이제사 이해합니다”라고 오열했다.

이어 “남편이 남긴 유서대로, 남편이 하던 싸움을 이제부터는 제가 할 겁니다. 아무것도 모르지만 김재기의 마음으로 할 겁니다”라고 결심을 밝히면서 “남편은 바보입니다. 그렇게 힘들게 살다가 마지막까지 힘들게 갔으면 그 세상에서라도 편안히 쉬어야지, 거기에서까지 싸운다고 하였습니다. 남편을 편히 쉬게 해주고 싶습니다”라며 마음을 다졌다.

아울러 “남편의 마음을 조금은 알겠습니다. 노동자가 왜 그렇게 억울했는지, 왜 그렇게 분노하고 싸웠는지 조금은 알게 됐습니다”라고 고백하면서 “저희에게 관심을 가져주십시오. 남편 죽음이 헛되지 않게 저희 유족들에게 힘과 용기를 모아주십시오”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정씨는 마지막으로 ‘재기씨’에게 할 말을 오열 속에서 전했고, 결의대회 참석자들은 정씨를 따라 눈물을 흘리며 슬픔에 잠겼다.

동료와 유족 발언에 앞서 고인의 분신 경과와 약력 보고, 열사의 투쟁과정을 담은 영상 상영, 유서낭송이 차례로 이어졌다. 추모가를 끝으로 추모식 형식을 마친 뒤 노동계 대표들이 투쟁에 나설 것을 호소하고 투쟁승리를 다짐하는 발언이 계속됐다.




“추모하는 마음 가슴에 묻고 투쟁의 들판에 힘차게 나가자”

김재기 열사 투쟁대책위원회는 24일 오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정문 앞에서 ‘열사정신 계승, 현장탄압 분쇄, 도급화 철회 故김재기 열사 투쟁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유족, 4시간 부분파업에 나선 금호타이어노조 조합원, 광주·전남지역 시민사회를 비롯해 800여명이 함께 하고 있다.
김재기 열사 투쟁대책위원회는 24일 오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정문 앞에서 ‘열사정신 계승, 현장탄압 분쇄, 도급화 철회 故김재기 열사 투쟁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유족, 4시간 부분파업에 나선 금호타이어노조 조합원, 광주·전남지역 시민사회를 비롯해 800여명이 함께 하고 있다.ⓒ김주형 기자

허용대 노조 대표지회장은 “다수를 위해서 소수가 희생당하는 것을, 손해보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 우리의 안일함이 열사를 죽음으로 내몬 것 같아서 가슴 아프고 면목이 없다”며 고개 숙였고 “우리의 분노, 우리의 슬픔을 투쟁으로 만들어 가자. 열사투쟁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 다짐했다.

심종섭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장은 “우리는 가족과 함께 즐겁게 보내야 했던 설연휴 전날 김재기 동지의 비보를 듣고 너무나 슬픈 마음으로 명절을 보내야 했다”고 한탄한 뒤 “금호타이어지회 파업동력을 바탕으로 김재기 열사의 한을 풀고 유지를 받드는 투쟁, 금호자본에 맞서서 투쟁할 것이다. 이제 시작이다”라고 선포했다.

박봉주 민주노총 광주본부장은 “금호타이어 워크아웃도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했던 금호자본의 탐욕에서 비롯됐다. 그 결과 우리는 박종태 동지를 잃었다. 저 먼 대전에서 60일간을 싸웠다”며 故 박종태 열사와 故 김재기 열사를 연계시켰으며 “오늘로 추모하는 마음을 가슴에 묻자. 김재기 동지를 자랑스럽게 보는 날 추모하자. 그때까지 유족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투쟁의 들판에 힘차게 나가자”고 호소했다.

이날 결의대회를 마친 참가자 8백여명은 마지막 순서로 유족과 대책위 대표들을 앞세우고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본관 앞에 마련된 임시분향소로 향했으며, 단체조문에 나섰다. 조문이 진행되는 동안 금호타이어노조 조합원들은 본관을 향해 달걀을 던지며 울분을 토해냈다.

노조, 24~26일 매일 4시간 부분파업…사측, “명백한 불법파업”

김재기 열사 투쟁대책위원회는 24일 오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정문 앞에서 ‘열사정신 계승, 현장탄압 분쇄, 도급화 철회 故김재기 열사 투쟁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유족, 4시간 부분파업에 나선 금호타이어노조 조합원, 광주·전남지역 시민사회를 비롯해 800여명이 함께 하고 있다.
김재기 열사 투쟁대책위원회는 24일 오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정문 앞에서 ‘열사정신 계승, 현장탄압 분쇄, 도급화 철회 故김재기 열사 투쟁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유족, 4시간 부분파업에 나선 금호타이어노조 조합원, 광주·전남지역 시민사회를 비롯해 800여명이 함께 하고 있다.ⓒ김주형 기자

한편, 노조는 이날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오전·오후·야간조가 각각 4시간씩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사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노조의 이번 파업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을 위반한 명백한 불법파업으로 노측이 현재 주장하는 도급화 반대는 쟁의행위의 정당한 목적이 될 수 없으며 법률이 정한 교섭절차와 조정신청,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통한 정당한 쟁의권의 행사가 아니다”면서 “노측은 사측의 일방적인 책임과 사과 및 도급화 철회를 요구하며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유가족과 협의를 진행하기 위해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직원이 빈소를 2차례 방문했지만 노동조합과 상부단체인 금속노조에 의해 유가족과의 직접적인 소통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사태의 조기 수습을 위해서는 회사와 유가족간의 원활한 소통과 사태 해결을 위한 진정한 노사간 대화 노력이 현 시점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재기 열사 투쟁대책위원회는 24일 오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정문 앞에서 ‘열사정신 계승, 현장탄압 분쇄, 도급화 철회 故김재기 열사 투쟁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유족, 4시간 부분파업에 나선 금호타이어노조 조합원, 광주·전남지역 시민사회를 비롯해 800여명이 함께 하고 있다.
김재기 열사 투쟁대책위원회는 24일 오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정문 앞에서 ‘열사정신 계승, 현장탄압 분쇄, 도급화 철회 故김재기 열사 투쟁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유족, 4시간 부분파업에 나선 금호타이어노조 조합원, 광주·전남지역 시민사회를 비롯해 800여명이 함께 하고 있다.ⓒ김주형 기자
결의대회에는 故 김재기 열사의 유족들이 참여하고 있다. 부인은 결의대회 내내 오열했고, 형들은 고통스러워 했다.
결의대회에는 故 김재기 열사의 유족들이 참여하고 있다. 부인은 결의대회 내내 오열했고, 형들은 고통스러워 했다.ⓒ김주형 기자
이날 4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간 금호타이어노조 조합원들이 ‘박삼구가 책임져라’는 선전물을 들고 있다.
이날 4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간 금호타이어노조 조합원들이 ‘박삼구가 책임져라’는 선전물을 들고 있다.ⓒ김주형 기자
이날 4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간 금호타이어노조 조합원들이 ‘김재기를 살려내라’는 선전물을 들고 있다.
이날 4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간 금호타이어노조 조합원들이 ‘김재기를 살려내라’는 선전물을 들고 있다.ⓒ김주형 기자
故 김재기 열사 부인이 결의대회에서 애끓는 심정을 호소하자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눈물을 흘리며 듣고 있다.
故 김재기 열사 부인이 결의대회에서 애끓는 심정을 호소하자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눈물을 흘리며 듣고 있다.ⓒ김주형 기자
이날 故 김재기 열사 투쟁승리 결의대회에 참가한 사람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故 김재기 열사 투쟁승리 결의대회에 참가한 사람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주형 기자
故 김재기 열사 영정 든 동료들이 결의대회를 마친 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故 김재기 열사 영정 든 동료들이 결의대회를 마친 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으로 들어서고 있다.ⓒ김주형 기자
故 김재기 열사 투쟁승리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본관 앞 임시분향소를 향해 구호를 외치며 들어서고 있다.
故 김재기 열사 투쟁승리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본관 앞 임시분향소를 향해 구호를 외치며 들어서고 있다.ⓒ김주형 기자
열사의 부인, 형들이 임시분향소에서 허용대 금호타이어지회 대표지회장을 비롯한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조문하고 있다.
열사의 부인, 형들이 임시분향소에서 허용대 금호타이어지회 대표지회장을 비롯한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조문하고 있다.ⓒ김주형 기자
박봉주 민주노총 광주본부장, 심종섭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장, 허용대 금호타이어지회 대표지회장(왼쪽부터)을 비롯한 노동계 대표들이 임시분향소에서 故 김재기 열사와 유족들에게 조문하고 있다.
박봉주 민주노총 광주본부장, 심종섭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장, 허용대 금호타이어지회 대표지회장(왼쪽부터)을 비롯한 노동계 대표들이 임시분향소에서 故 김재기 열사와 유족들에게 조문하고 있다.ⓒ김주형 기자
故 김재기 열사 투쟁승리 결의대회를 마치고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본관 앞으로 들어간 노동자들이 달걀을 던지며 금호타이어 사측을 규탄하고 있다.
故 김재기 열사 투쟁승리 결의대회를 마치고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본관 앞으로 들어간 노동자들이 달걀을 던지며 금호타이어 사측을 규탄하고 있다.ⓒ김주형 기자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본관 출입구가 노동자들이 던진 달걀로 범벅이 돼 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본관 출입구가 노동자들이 던진 달걀로 범벅이 돼 있다.ⓒ김주형 기자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일부 건물에는 故 김재기 열사 ‘분신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는 ‘도급화’ 등 경영 총책임을 진 박삼구 회장을 규탄하는 글씨가 남아 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일부 건물에는 故 김재기 열사 ‘분신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는 ‘도급화’ 등 경영 총책임을 진 박삼구 회장을 규탄하는 글씨가 남아 있다.ⓒ김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