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기 열사

“노동자 분신 부른 금호타이어 도급화 철회”

참된 2015. 3. 5. 01:45



▲ 금속노조 광전지부 금호타이어 비정규직지회가 2일 오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타이어는 회사 내 모든 도급 노동자들을 즉각 정규직화 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노동자 분신 부른 금호타이어 도급화 철회”
황해윤 nabi@gjdream.com   광주드림
기사 게재일 : 2015-03-04 06:00:00

-금타 비정규직 노조 등 노동계 요구 거세
-“모든 사내하청 불법…비정규직 확산 정책”

 경영 합리화라는 명목으로 금호타이어가 추진해 온 업무 도급이 한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가운데, 금호타이어의 업무 도급 철회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업무 도급화가 사실상 노동자들의 고혈을 짜는 비정규직 확산 정책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금호타이어 측은 지난 2009년 워크아웃 개시 이후 정규직 업무를 도급화하면서 기존에 400여 명에 지난해까지 무려 700여 명을 추가로 비정규직 도급 노동자들을 채용 정규직 업무를 대체해왔다. 현재 금호타이어 내 1000명이 넘는 도급 노동자들이 있는 셈인데, 금호타이어 비정규직 노조가 최근 금호타이어 노동자 분신 사태의 도화선이 된 도급화의 전면 철회를 금호타이어 사측에 요구하고 나섰다.

 금속노조 광전지부 금호타이어 비정규직지회(이하 지회)는 지난 2일 오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타이어는 회사 내 모든 도급 노동자들을 즉각 정규직화 하라”고 촉구했다.

 지회는 “사측의 비정규직 확산 정책인 도급화를 저지하기 위해 자신의 몸에 불을 당기고 분신 산화한 고 김재기 열사의 명복을 빈다”면서 “유지를 받들어 금호타이어 사내의 모든 도급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09년 워크아웃 돌입 이후, 420여 직무를 도급화했고, 지난해 12월 워크아웃 졸업 이후에도 48개 직무에 대한 도급화를 추진했다.

 지회는 “금호타이어 도급화를 시행하는 행태는 해당 직무의 정규직을 다른 업무로 전환 배치시킨 후 그 자리를 비정규직으로 채우는 것뿐이었다”며 “‘어제까지 정규직이 하던 일’을 업무 공간 및 기계설비에 대한 아무런 변화없이 ‘오늘은 비정규직이 대신’하는 행태의 연속이었다”고 지적했다.

 금호타이어의 도급화는 불법파견 소지가 높다는 지적이다.

 지회는 “지난 26일 대법원은 현대자동차의 사내하청이 불법 파견임을 재확인하는 판결을 내렸다”면서 “대법원이 판결한 현대차의 사례를 보면 현대차에 존재하는 하청 도급회사는 모기업인 현대자동차로부터 어떤 독립성도 없이 사무실 및 장비 공구 소모품 일체를 공급받고 있고 인사 노무의 독립성 없이 현대차로부터 일상적인 지배와 간섭을 받고 있어 불법파견에 해당된다는 걸 확인할 수 있으며 현재 국내의 모든 제조업 현장에 존재하는 사내 도급 업체는 현대차의 사례와 하등의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비정규직 지회가 입수한 사실관계를 보면 독립성이 존재해야 할 도급사가 과거 대법판례 및 현대차의 대법판례와 판박이로서 모든 도급사가 금호타이어와 종속적 지휘관계에 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회는 그 근거로 지난해 도급업체와 체결한 임금협약의 격려금 지급 건을 들었다. 격려금 지급이 미뤄지자 도급업체 사장단 명의로 “원청인 금호타이어와 격려금의 조속한 지급을 위해 협의”를 하고 있다고 공고를 통해 밝힌 바가 있다는 것.

 지회는 “이외에도 금호타이어와 도급사업 업체의 종속 지휘관계를 입증할 다양하고도 결정적인 증거들을 확인하고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회는 “현대차 대법원 판결의 취지에 따라 금호타이어 사측은 사내에 존재하는 모든 도급업체에 대한 불법을 인정하고 도급업체 폐업 및 소속 노동자들에 대한 즉각적 정규직 전환을 단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편 금호타이어 비정규직 노조 소속 도급 노동자 131명은 사 측을 대상으로 정규직 전환을 위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진행하고 있으며 1심에서는 패소했고 현재 2심이 진행되고 있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