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

[근대 문화유산을 찾아서] (11) 오수와 개 이야기(2005.7.26)

참된 2009. 9. 27. 01:56

[근대 문화유산을 찾아서] (11) 오수와 개 이야기
 
이광형기자   국민일보     [2005.07.26 16:07]

    


국내 최고 높이의 망루가 있는 임실 오수는 충견(忠犬)의 고장이다. 망루의 전방 500뻍쯤에 1972년 12월 2일 전북지방 민속자료 제1호로 지정된 ‘의견비’(義犬碑)가 세워져 있다. 이 문화재에 얽힌 사연은 고려시대 학자 최자(1188∼1267)의 ‘보한집’에 실려 있다.

“1000년전 김개인이란 사람이 장에서 술을 마시고 취하여 집에 돌아가던 중 잔디밭에 누워 잠이 들었다. 이 때 인근에서 불이 나 위험에 처하자 함께 갔던 개가 냇가에서 몸을 적신 다음 주인의 주위에 뿌려 불길은 잡았으나 개는 지쳐 쓰러져 죽고 말았다. 주인이 깨어나 이 사실을 알고 노래를 지어 슬픔을 달래고 무덤을 만들어 장사지낸 뒤 지팡이를 꽂아 두었다. 얼마 후 지팡이에서 싹이 돋기 시작해 하늘을 찌를 듯한 큰 느티나무가 되었다. 그 때부터 이 나무를 개 ‘오’자를 써서 ‘獒樹’라고 했으며 마을 이름도 이렇게 불렀다.”

임실군은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나오는 이 의구전설(義狗傳說)을 문화관광상품으로 개발하기 위해 ‘의견제’ 등 각종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오수의 유명한 음식점을 들라면‘신포집’이다.전주는 물론이고 서울 손님들도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이 음식점의 주 메뉴는 바로 보양탕이다.

50년 전통을 자랑하는 신포집이 오수를 알리는데 일조했다. 또 신포집은 의견제가 열리는 날이면 영업을 중단하고 이 고장 사람들을 위해 금일봉을 내놓기도 한다. 충견의 고장에서 주민들의 인심을 얻고 있는 보신탕집이 인기라니 아이러니하다.


이광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