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당운동

[기획| 통합진보당, 이대로 괜찮나] [인터뷰] 강병기 평가전망위원장

참된 2014. 9. 18. 16:35

[기획| 통합진보당, 이대로 괜찮나] [인터뷰] 강병기 평가전망위원장

정성일 기자 soultrane@vop.co.kr 발행시간 2014-09-03 18:46:51 최종수정 2014-09-03 19:08:24    민중의 소리

 

 

통합진보당은 6.4지방선거 직후인 지난 6월 19일 선거 평가와 향후 전망을 토론하기 위한 '진보정치 발전을 위한 평가와 전망위원회'(평가전망위)를 구성키로 했다. 위원장은 강병기 경남도당 위원장이 맡았고, 위원은 각 지역 및 부문의 중견 간부들로 구성됐다. 평가전망위는 몇 차례 토론 과정을 거쳐 지난 23~24일 진행된 '진보정치 발전을 위한 집중토론회'에 토론을 위한 발제문을 제출했다. 평가전망위는 오는 9월 17일로 예정된 당 중앙위원회에 최종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달 29일 진행된 강병기 위원장과의 인터뷰는 평가전망위의 사실상 마지막 회의 직후 진행됐다.

앞서 언급된 토론회에 제출된 평가전망위의 발제문에는 '당 사수 투쟁에 대한 인식' '지방선거 평가' '통합과 연대' '이후의 방향과 과제'에 대한 평가전망위의 토론결과가 담겼다. 특이한 건 각 항목마다 '차이점'이라는 제목 아래 '이견'이 서술된 점이다.

강병기 평가전망위 위원장
강병기 평가전망위 위원장ⓒ김철수 기자


- 평가전망위가 제출한 문서를 보면 위원들의 합의된 의견이 아니라 이견들이 나열돼 있다. 보통 이런 류의 위원회가 구성되면 위원회의 안을 제출하는 게 일반적인데.

"평가전망위의 출발 자체가 우리 당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평가와 이견을 표출시키고 공식화하는 것이었다. 우리 당 안에 일정하게 (평가와 전망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합치된 의견을 내기가 어려웠다."

- 평가전망위 자체의 안을 내지 못한 데 대한 평가위원들의 문제의식은 없었나?

"출발할 때 그런 고민이 있긴 했지만, 막상 위원들이 모이니까 (출신)지역별로 생각 차이가 있었다. 위원장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이 정도 밖에 못하겠구나 하게 됐다."

- 지역별 이견으로 인해 평가전망위의 합의된 안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 자체가 당의 현실을 보여주는 측면이 있는 건 아닌가?

"그것보다는 당의 특수한 상황 때문이다. 당의 일부가 내란음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고 헌재의 정당해산심판으로 우리 당 자체가 존재할 수 있느냐 마느냐 하는 상황에 몰려있는 조건은 굉장히 특수한 상황이다. 다른 정당도 만일 우리 당처럼 헌재에서 해산되냐마냐는 조건에 놓이면 많이 차이가 있을 것이다.

당 안에 혁신의 목소리가 없는 것도 아니다. 당이 전반적으로 변화해야 되고 이대로 가서는 안된다는 건 생각은 거의 같다. 하지만 당이 처해있는 특수성 때문에 차이가 있는 거다.

지금 당을 지키는 투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혁신이나 변화를 얘기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과거를 돌아보고 잘잘못을 캐내야된다. 그러면 일치 안되는 부분이 있고, 당을 주도했던 사람들에게 '너희가 잘못한 것 아니냐' 반대쪽에서는 '내가 뭘 잘못했냐', 이렇게 되면 분열까지는 아니더라도 당에 일정하게 균열이 생기는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러면 당을 지켜야되는 절체절명의 투쟁과정에서 '니가 옳니 내가 옳니' 하게 되니까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대체적이어서, 지금 시기에는 혁신의 목소리가 확 치고 올라오기 힘든 어려움이 있다."

- '그러다가 혁신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이다. 경남이나 울산에서는 지방선거 마치고 났을 때, 바로 가시적인 조치를 취해서 당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국민들에 대한 도리이기도 하고 실제로 당을 지키는 것이라는 주장이 있었다.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야 당을 지킬 수 있는데, 국민들에게 변화를 보이는 것이 지지를 회복하는 것이고 당을 지키는 힘이 되지 않느냐는 주장이 있었다. 그런데 이미 그 시점은 지나버렸다.

평가위에서 합의한 건, 현재 우리당을 지키는 과제는 매우 중요하고 아무도 외면할 수 없는 과제 아니냐, 단결해서 최우선적으로 해내자, 지금 시점에는 그럴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우리가 다시 살아남아서 국민들에게 지지받고 호응받기 위해서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할 것이냐, 당사수투쟁의 한 편으로, 당내의 의견차이나 소통이 덜된 부분에 대해 당내토론도 해서 변화 혁신할 수 있는 지점을 계속 모아내자. 그래서 당사수투쟁이 일정 시점에 정리가 되면 바로 그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이렇게 정리가 됐다."

- 진보당은 국민들 앞에 혁신하는 모습을 정치행위로써 보여준 적이 없다는 비판이 많다. 이번 지방선거 이후에도 비슷한 흐름이 되는 것 같다.

"당내에 미묘한 온도차이가 있으니까 쉽지 않았지만, 만약 그런 차이가 없고 당사수라는 절박한 사정이 없었으면 6.4지방선거 후 했을 것이다. 가시적으로 가장 크고 쉬운 게 지도부 사퇴인데, 우리가 못했던 것은 특수한 상황 때문이다. 그러나 대중들은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기다리고 이해하시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 칼로 목을 치려해서 칼을 붙들고 있는데 옷 갈아입고 패션바꾸는 정신이 있겠냐, 칼부터 꺾어놔야 옷이라도 갈아입고 머리손질할 수 있는 것 아니겠냐.

우리도 그런 마음이 없는 게 전혀 아니다. 그래서 이정희 대표도 공식회의에서 두 번이나 사퇴의사를 내비쳤었다. 이해를 해주시든 아니든 우리 상황이 그렇다. 지금은 투쟁하는 한편으로 어떤 변화의 모습을 보일 것인지 대중적으로 충분히 숙성시키고 합의해서, 정당해산심판청구나 내란음모 사건이 종결돼 당을 지켜내는 순간 바로 가시화시키고 본격적으로 보여드릴 수 있지 않겠나, 그렇게 해야된다."

- 평가전망위의 토론과정에서 위원들 간의 이해와 소통은 어느 정도 이뤄졌나.

"평가전망위 위원들도 다 자기 지역 특성이 있다. 예를 들면, 단체장도 있고 다수의 의원이 있었던 경남과 울산의 경우, 이번 선거에서 대거 날라가버렸다. 민주당은 우리 발 아래라고 봤는데 이번에는 완전히 역전됐다. 당연히 상실감과 패배감이 클 수밖에 없다. 반면 대구경북 같은 곳은 그동안 후보출마도 거의 못하고 용기도 안났는데, 이번에는 당을 지키기 위해서 출마를 했다. 그런데 의의로 득표도 나오고 하니까 해볼만하더라(는 분위기가 있다.) 이런 지역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서로 이해할 수 있었다. 또 활동하는 지역들마다 문화나 기풍의 차이가 있는데 그런 것을 서로 조금씩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 평가전망위 활동이 종료되면, 이후에는 어떻게 되나.

"이제는 지도부가 혁신 변화 이런 부분 맡아서 갈 것이다. 다음 단계는 기층당원들, 우리 진보당에 비판적인 분들, 시민사회단체든 다른 정당이든 대중단체든 이런 분들 얘기를 들어야 된다. 평가전망위는 처음엔 당원투표식 전당원여론조사도 생각했는데, 못하고 말았다. 평당원들이 참여하는 간담회도 앞으로 해야 한다. 간부들 얘기는 어느 정도 수렴했고, 이제는 평당원 생각과 말씀을 들어야되는 시기로 넘어가고 있다.

저희들은 이러저러하게 일반평당원 목소리도 많이 듣는다. '이석기가 어떻게 비례2번이 됐냐' '문제 터졌을 때 사퇴했으면 안좋았냐' 등과 선거 치르면서 이정희 대표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얘기 너무나 많이 들었다. 이 대표도 잘 알고 있다. '이 대표가 사퇴해서 당의 얼굴 바꿔주는게 필요한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매우 예민한 얘기지만 일반당원들과 현장속에 가면 많이 나온다."

- 평가전망위가 구성됐던 것은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당이 처해있는 현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당이 처한 위기는 어느 정도의 수준이라고 생각하나.

"지방선거 끝나고 아주 심각한 위기라는 생각을 했었고 지금도 그런 생각 가지고 있다. 우선 정당이 존재하냐마냐를 권력당국으로부터 받고 있고 대중적으로 보면 국민대중들에게 철저히 외면 고립돼 있는 상황이다. 두 가지가 겹쳐있기 때문에 이것보다 더 위기가 어디 있냐는 생각이다."

- 지방선거를 도지사 후보로 직접 치르기도 했다. 현장에서 느껴지는 고립의 정도는 어떤가.

"예를 들면 이번 선거에서 재선 노렸던 후보들이 대중들한테 '너는 당선이다' '당이 좀 그렇긴 하지만 너는 당선이다' 이런 얘기만 계속 들었다. 그런데 막상 표를 까니 전혀 안 그런거다. 전에는 싫으면 싫다 '당 바꾸면 안되냐' 이랬는데, 이건 포기, 철저한 외면이다. 이게 더 무섭다. 차라리 욕하고 빨갱이냐 이게 낫다. 그거야 욕얻어먹고 변명할 게 있으면 하고 토론하면 할 수 있는데, 이건 그게 아니다. 이런 경험은 한 번도 없었다. 우리가 얼마나 고립돼 있는지 얼마나 대중들로부터 외면당해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당의 외면 고립 정도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

분단사회의 종북몰이가 가장 크게 작용한 건데, 어떤 식이든 그 결과치로서 대중들로부터의 외면과 고립을 심각하게 봐야된다. 극복하는 게 그렇게 만만치 않을 것이다. 당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기층으로 내려가면 자연스럽게 많이 나오는 얘기가 '당대표 바꾸면 안되냐' '당명 바꾸자, 이 이름으로 못간다' 이런 얘기다. 그렇게 한다고 달라지겠냐마는, 당원들이 현장으로부터 외면과 고립감을 절감하니까 그런 거라도 바꿔서 뭔가 해보자는 목소리가 아니겠나."

- 그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핵심 키(key)는 무엇이라고 보나.

"우리가 대중적 기초를 많이 잃었는데, 특히 노동계급과 관련해서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가 철회됐다. 과정이 어떻든 우리가 통합하면서 급히 가려다가 노동계급 지지에 소홀한 부분 없었나, 이런 지적이 평가전망위에서도 굉장히 많이 나왔다.

당원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는 당내민주주의 부분에 있어서 분회를 해보자는 등 여러가지를 했지만 결국 해결을 못하고 있다. 당원들을 대상화하고 일부 활동당원 중심으로 움직여지는 부분이 더 이상 가서 되겠느냐, 반드시 고쳐야된다, 그런 얘기가 많이 나왔다.

예민하면서도 정말 고민해서 지혜롭게 풀어야 될 문제가, 북한과의 관계문제나 애국가 문제라든지 이런 문제들을 우리가 어떻게 해야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 종북공세는 근본적으로 분단구조 자체에 뿌리를 두고 있다. 박근혜 정권이 아니더라도 이런 분단구조에서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더욱 심각해 보인다.

"지구상에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원초적 모순은 진보정당이 감수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 분단을 극복하고자 하는 입장에 서는 게 진보정당의 당연한 방향이기 때문에, 우리가 한 마디 하면 보수진영이 열배백배 써먹을 걸 뻔히 알기 때문에 함부로 얘기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속으로 생각이 있어도 말못할 것도 있는데, 그걸 덮어놓고 두드려패니까 어떻게 해야하나. 그렇다고 우리 살자고 아무렇게나 하면 보수정당과 어떤 차이가 있겠나. 이건 원초적인 숙명과도 같은 것 아닌가 싶다.

그래도 우리가 고민해볼 부분은 많이 있다. 운동권식 용어나 과격한 용어사용 다반사로 있다. 이런 것들은 우리가 많이 고민해서 지혜롭게 헤쳐가야될 것 같다. 그래도 (보수진영은) 필요하면 공격하겠지만, 우리도 무조건 맞받아치는 것만은 능사가 아니지 않냐는 얘기가 많이 나왔다."

- 진보진영의 재통합 문제와 관련해서, 진보진영 내에는 통합진보당과 달리 야권연대를 반대하는 분들도 있다.

"분단이 고착화되고 보수세력이 집권할 경우에는 진보정당이 극도로 위축되고 독자적 집권가능성도 높지 않다. 소위 민주개혁세력도 진보진영이 뭉쳐있을 때는 이들을 외면하고는 독자적으로 집권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야권연대의 필요성이 나오는 것 아니겠나. 그런데 진보진영안에서는 야권연대를 극단적으로 싫어하시는 분이 계신다. 이 모순을 극복하는 건 솔직히 지금은 답이 없다.

예전에 일정하게 야권연대를 실현했을 때는 사실 그런 분들이 많이 안계신 통합진보당이니까 가능했다. 옛날 민주노동당이 지금의 민주당과 야권연대를 한다고 했다면 아마 당내에서 상당한 논란이 있었을 것이다. 진보진영의 재통합은 필연적이지만 단순히 진보라고 하는 걸 그냥 묶는다고 될 일도 아니라서 만만치 않은 숙제다. 통합했지만 다시 분열하는 아픔도 겪은데다 그런 모순이 내재돼있다. 이런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토론했을 때 진보진영의 재통합은 어디까지 어떤 경로를 통해서 어떤 방식으로 해야되는지 말은 쉽게 할 수 있지만 쉬운 숙제가 아니다. 상당한 연구와 고민이 필요하다."

- 앞서도 잠깐 언급됐지만,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가 철회된 과정과 그 결과에 평가도 진행되고 있다. '노동중심 진보대통합당 건설' 주장도 그런 맥락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여진다. 결국 민주노총의 참여문제가 된다. 이를 두고, 현실적으로 보면 당직공직 할당 문제가 되는데 노동운동 상층 일부의 출세주의적 모습에 대한 비판이 엄존하는 상황에서 그런 방향으로 갈 수 있냐는 비판도 있다.

"평가전망위에서 토론이 많이 되고 의견통일이 쉽게 이뤄지지 않았던 부분이다. 일부에서 노동중심 진보대통합이 당면한 핵심과제라고 제출했는데, 그 표현은 문제가 있다고 해서 안쓰기로 했다. 진보정당의 가장 탄탄한 기반은 노동계급이 되는 것은 당연하고 그걸 부정하는 사람은 없지만, 현실로 돌아갔을 때는 만만치 않은 부분이 있다.

또 노동계급 노동계급 하는게 계급정당적인 모습을 띨 우려도 있다. 그건 남한 사회의 모순을 해결하는 것과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는 의견제기도 나온다. '좌파'라고 칭해지는 동지들과 반드시 함께 해야되지만, 이 분들이 야권연대나 통일문제 같은 부분에서 우리와 생각의 궤를 달리하는 부분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 하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평가전망위에서는 '노동중심 진보대통합' 이 용어는 현재는 쓰기가 어렵다고 해서 '진보정치세력의 재단결' '노동계급이 중심이 되는 진보정치세력의 대단결' 이런 식으로 표현을 완화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야권연대와 관련해서 당내에는 큰 이견이 없다고 하지만, 정작 상대인 새정치연합은 이제 야권연대에 대한 의지가 없어 보인다.

"야권연대 실현 가능성은 우리 자체의 독자적인 역량과 힘이 있어야 된다. 진보세력이 통합된 정도의 힘이 있어야 새정치연합도 야권연대하자고 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지금은 진보당을 제껴도 (당선이나 집권)할 수 있겠다고 하고 있으니 우리가 구애한다고 될 것도 아니다. 진보정치세력을 다시 단결시키는 문제가 우선 아니냐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는 이유다."

- 끝으로 독자들에게 꼭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당사수냐 혁신이냐는 것이 마치 대립되는 것처럼 보이던 게 토론회와 평가전망위에서 부족하지만 서로가 합의된 게 있다. 현시기 당을 지켜나가는 투쟁은 전당적으로 단결해서 하고, 그렇다고 해서 혁신은 미뤄두는 것이 아니라 내부적으로 충실히 토론하고 준비하고, 약간 이견이 있는 것은 소통해서, 당을 지켜내고 그 이후에 국민대중들에게 보일 수 있는 혁신을 정말로 팍 터트려 나가도록 하자(는 것이다).

어렵지만 그 과정은 길지 않으리라 본다. 길어봤자 내년 2월 내외니까. 지금 답답한 분들도 답답하더라도 함께 했으면 좋겠다.

저희 당을 조금이라도 생각하시는 분들은 많이 아쉬울 것이다. 제가 평가전망위 위원장을 맡는다고 하니까 '그거 뭐하러 하노, 해봐야 아무 것도 안되는거 알면서' 이런 소리 많이 들었다. 그런 분들 많은 것 안다. 이해해주시리라 쉽게 기대안하지만, 그분들이 저희에게 무엇을 요구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 어려운 시기를 돌파하지 않고서는 전부 다 무망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예를 들어 대표 사퇴하고 당 혁신한다고 무슨 선언하고 했지만 당장 내일이라도 정당해산되고 간부들 정치활동 금지되면 아무 소용없는 것 아니냐. 그래서 속도 늦추고 있다.

우리도 하고 싶다. 당이 변화발전하고 혁신해야 된다는 데 전면 반대하고 '우리가 변할 게 뭐냐' '우리가 잘못한 게 뭐 있냐' 이렇게 주장하는 분들 거의 없다. (최소한) 저는 그런 분들 만나본 적 없다. 모두 다 우리가 뭔가 변화하고 잘못된 점 고쳐나가야된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은 시기 아니냐. 이런 마음이 있다는 것을 이해해주시고, 그렇게 길게 안간다. 적어도 내년 당해산 관련된 고비를 넘고나면 그동안 실망하셨던 분들 앞에 크게 변화하는 모습으로 다가가겠다. 조금만 참고 기다려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