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깊은 그림

“작가들의 현장 속에서 해법 찾겠다”

참된 2008. 11. 13. 11:28
“작가들의 현장 속에서 해법 찾겠다”

구어체 미술담론지『미술과 생각』창간

 

안태호 기자  컬처뉴스   2008-09-16 오후 8:43:54

 

 

 

 
『미술과 생각』 창간호
▲ 『미술과 생각』 창간호

“혼란기가 계속되는 동안 미술운동은 점점 활력을 잃어갔고 담론은 더 이상 공론화되지 않았다”

 

(사)민족미술인협회(회장 강요배, 이하 민미협)에서 발간하는 구어체 미술담론지 『미술과 생각』 창간호가 나왔다. 미술이 곧 미술시장과 등치되는 현실에 대해 근원적인 반성과 미술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위해 민미협 강요배 회장의 구상으로부터 출발한 『미술과 생각』은 무크지(부정기간행물) 방식을 지향하고 있다.

 

한때 미술운동의 중심에 비평가들이 있던 시절이 있었다. 원동석, 성완경, 최민, 윤범모 등 비평가들은 미술운동에 이론적 양분을 공급하며 운동의 전위를 자임했다. 그러나 미술운동이 점차 그 동력을 잃어가는 것과 함께 담론의 치열함도 식어갔다. 『미술과 생각』은 이러한 담론을 질문의 형태로 다시 끄집어내려 한다. 질문을 통해 민미협, 민중미술, 나아가 미술운동이 경험해온 역사와 활동의 궤적을 현재화시키는 것이 책의 목적으로 보인다.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래선지 앞으로 던져야 할 질문의 목록은 숫자와 상관없이 방대하다.

 

▲ 다시, 이 땅에서 미술 혹은 예술은 무엇인가? ▲ 미술은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가? ▲ 사회철학과 미술(예술)은 어떻게 관계하는가? ▲ 정보과잉시대의 미술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 ▲ 미술은 민족문제와 공동체문화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미술과 생각』 편집진이 택한 전략은 작가들의 말이다. “작가들이 속한 구체적 현장 속에서 ‘말’과 ‘사유’를 통해 ‘철학’과 ‘해법’을 도출해보기로 했다”는 편집진의 말은 작가들의 입으로 나오는 말을 통해 현실을 직시하는 필터로 삼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첫 번째 필터를 제공할 이들은 주재환, 황재형, 김봉준. 자타가 공인하는 민중미술계의 대표작가들이다. 편집진은 작가들의 작업실을 방문해 집단인터뷰 방식으로 개별면담하고 그 결과를 정리해 담아냈다. 작가 개개인의 작품세계에 대한 심화된 이해에서부터 민중미술의 새로운 접근방식, 전통의 새로운 이해와 문화종다원주의에 대한 논의까지 다양한 담론들이 작가들의 입을 통해 술술 풀려나왔다.

 

미술담론 꼭지에서는 현대미술이 개념과잉으로 인해 현실을 몰아내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미술문화 전반의 반성을 촉구한 “개념과잉시대의 미술에 대한 반성”(박영욱, 홍익대 미술대학원 강사), 루카치-아도르노의 대립을 통해 예술이 발딛고 설 지형에 대해 역설한 “20년 후 지금, 민족미술의 과제상황”(박응주, 미술평론가) 등이 실렸다.

 

책의 말미에는 판화가 홍선웅이 차와 매화에 대한 역사적 고찰에서부터 철학적 사유에 이르기까지 풍성한 화보와 함께 이야기보따리를 선사하고 있다.

 

『미술과 생각』은 현재 민미협과 미술운동이 가지고 있는 고민과 한계지점들을 고스란히 담아놓은 산물이다. 이 고민과 한계지점들을 어떻게 분석하고 포섭하고 극복할 것인지 다음 호가 기대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도서출판 각 출판, 값 10,000원.

 

 

 

 

편집 : [안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