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남는 영화

서대문구 노동인권영화제 ‘비정규직’ 개최… 냉엄한 현실 조명한다

참된 2014. 11. 7. 00:11

서대문구 노동인권영화제 ‘비정규직’ 개최… 냉엄한 현실 조명한다

권정두 기자  |  swgwon14@hanmail.net     시사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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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1.04  18: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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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회 서대문구 노동인권영화제가 '비정규직'을 주제로 열린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깊어지는 가을, 서울 서대문구에서 의미 깊은 영화제가 열린다. 서대문구 근로자복지센터가 개최하는 ‘제2회 서대문구 노동인권영화제’가 그것이다.

오는 8~9일 이틀간 필름포럼에서 열리는 이번 서대문구 노동인권영화제는 우리사회의 어두운 단면에서 화두로 떠오른 ‘비정규직’을 주제로 삼았다. 비정규직의 현실을 냉철하게 비춘 영화와 다큐멘터리 5편이 상영된다.

대표상영작은 최근 화제를 모으며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카트’다. 부지영 감독의 첫 상업영화 진출 작인 ‘카트’는 상업영화 최초로 여성 비정규직 문제를 다뤘다. 마트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해고 위기에 놓인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낸다.

‘카트’는 우리사회의 비주류, ‘을’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출연진과 영화 완성도는 어디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다. 염정아, 문정희, 김영애, 천우희, 황정민 등이 처절한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여기에 김강우와 아이돌그룹 ‘엑소’의 멤버 도경수(디오)도 합류했다. ‘카트’는 8일 오후 3시30분~5시10분, 5시30분~7시10분 두 차례 상영되며, 두 번째 상영을 마친 뒤에는 하종강 성공회대 교수 겸 한울노동문제연구소 소장이 참여하는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된다.

   
▲ 영화 '카트' 스틸컷.
이에 앞서 제2회 서대문 노동인권영화제의 문을 여는 작품은 영화 ‘10분’이다. 이용승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백종환과 김종구, 정희태 등이 출연한다.

‘10분’은 취업에 갈증을 느꼈던 우리사회 청년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이야기를 아주 현실적으로 녹여냈다. 공공기관에 6개월짜리 인턴사원으로 입사해 정사원 못지않게 열심히 일하던 청년이 정규직 채용 과정에서 겪는 일을 담고 있다. ‘10분은 8일 오전 10시 30분~12시에 상영되며 영화가 끝난 뒤 이용승 감독과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가 예정돼있다.

   
▲ 제2회 서대문구 노동인권영화제 상영시간표.
‘10분’에 이어 8일 오후 1시부터 2시 20분까지는 다큐멘터리 ‘니가 필요해’가 상영된다. 김수목 감독의 작품으로 2007년 GM대우에서 벌어졌던 일을 카메라에 담았다. 하청업체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해고당하고, 복직되는 과정의 씁쓸한 현실을 냉철하게 조명한다. 역시 상영 직후 김수목 감독과 조합원이자 영화에 출연하는 조혜연 씨가 참석하는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된다.

영화제 둘째 날인 9일에는 다큐멘터리 ‘외박’(오후 3시~4시40분)과 영화 ‘또 하나의 약속’(오후 6시~8시)가 상영된다.

김미례 감독의 다큐멘터리 ‘외박’은 영화 ‘카트’의 모티브가 되기도 한 ‘홈에버 사태’를 담고 있다. 2007년 7월 1일 비정규직 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계약해지를 당한 500여명의 여성 노동자들의 처절한 파업투쟁의 기록이다. 당시 그들은 무려 510일 동안이나 ‘투쟁의 날’을 보내야 했다. 영화 ‘카트’와 함께 비교해서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으로 보인다. 영화가 끝난 뒤 김미례 감독과 함께 관객과의 대화가 이어진다.

   
▲ 다큐멘터리 '외박' 스틸컷.
영화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은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이다.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고(故) 황유미 씨와 그 아버지 황상기 씨의 이야기를 담은 ‘또 하나의 약속’은 약 5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또 하나의 약속’은 많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으로 제작비를 마련하는 등 제작단계에서부터 개봉까지 감동으로 가득 차 화제를 모았었다. 영화가 끝난 뒤 삼성반도체 공장 백혈병 피해자 유가족 정애정 씨가 참석하는 관객과의 대화가 예정돼있다.

‘제2회 서대문구 노동인권영화제’ 관람 신청은 전화(02-395-0720)으로 할 수 있다. 영화 1편 당 선착순 90명까지 예약 및 입장이 가능하다.

한편, 이번 영화제는 서대문구청과 서대문구마을공동체지원센터가 후원하고, 그랜드힐튼호텔노동조합, 사단법인 노동희망, 서대문구요양보호사지킴이모임, 서울지역 공무직지부 서대문구청지회, 연세대학교노동조합, 연세대학교상근직노동조합, 연세의료원노동조합, 전국공무원노조 서대문구지부가 공동주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