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 구도에 묻힌 진보정당 ‘힘겨운 선거’
경향신문 입력 : 2014-05-18 21:57:21ㅣ수정 : 2014-05-19 11:09:42
ㆍ가능성 있는 울산·인천 집중… 이정희·노회찬 재·보선 노려
통합진보당(진보당)과 정의당 등 진보정당은 6월 지방선거에서 가장 힘겨운 선거전을 치르고 있다. 선거구도가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1 대 1 구도로 짜여진 데다 진보당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이후 유권자들이 진보정당에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사상 최악의 위기 속에 진보정당은 울산·인천 등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 역대 최저 후보등록률
6·4 지방선거는 총 8994명이 후보등록을 마쳐 역대 최저인 평균 2.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진보정당 퇴조가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1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광역단체장 선거구 17곳 가운데 진보당은 14곳, 정의당은 4곳에 후보를 냈다. 기초단체장(전체 229곳) 후보등록률은 진보당 18.7%, 정의당 3.0%를 기록했다. 단체장 출마율이 저조한 것은 인물 경쟁력 있는 후보가 그만큼 부족하다는 뜻이다.
지난 1~5월 한국갤럽 조사에서 진보당과 정의당은 각각 1~2%대 지지율을 보였다. 이 때문에 광역·기초의원 출마도 저조하다. 광역의원 후보등록률은 진보당 18.2%, 정의당 4.1%, 기초의원 후보등록률은 진보당 22.6%, 정의당 8.0%에 불과하다.
그간 진보정당이 선전해온 광역·기초의원 등록률이 급감한 것은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과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이 희박해졌기 때문이다. 2010년 지방선거 때는 단체장 후보를 당시 민주당에 내주는 대신 광역·기초의원은 진보정당이 챙기는 식의 야권연대가 이뤄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새정치연합에서 진보당과의 야권연대를 금기시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이 기초선거 무공천 입장을 철회한 점도 후보 등록이 줄어든 이유 중 하나다.
■ 울산·인천에 ‘선택과 집중’
진보정당은 일단 당선 가능성이 높은 선거구에 집중하고 있다. 광역단체장은 울산시장, 기초단체장은 울산 동구와 북구청장, 인천 동구와 남동구청장이 주요 전략지다. 특히 울산시장은 정의당 조승수 후보로 야권단일화 가능성이 높다.
기초단체장 선거는 현역 단체장이 출사표를 던진 4곳 정도가 유력하다. 울산 동구와 북구는 현직 구청장인 진보당 김종훈·윤종오 후보의 수성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인천 동구(조택상)와 남동구(배진교)는 정의당이 모두 현역 구청장인데, 이들은 후보등록 전 새정치연합 측과의 단일화에 성공해 당선 가능성이 높다. 광역단체장 중 인천은 유일하게 시장선거에서 새정치연합(송영길 후보)과 정의당이 선거연대를 하고 있다.
7·30 재·보궐선거에는 진보당 이정희 대표와 정의당 노회찬 전 대표가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들은 각각 호남과 수도권 출마를 검토 중이다. 7월 재·보선에서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총선·대선을 앞두고 또 한 차례 진보정당 간 ‘헤쳐 모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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