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당운동

심상정 진보정의당 원내대표 국회 대표연설 전문

참된 2013. 8. 3. 10:16
심상정 진보정의당 원내대표 국회 대표연설 전문
  • 트위터노출 201,006 | 2013.06.1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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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6-11 10:49:28 | 박민정


    [사진=연합뉴스]

    심상정 진보정의당 원내대표(@sangjungsim)가 국회 본회의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섰습니다. 

    심 원내대표는 11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 연설자로 나서 "오늘은 저와 진보정치에 대한 성찰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며 "진보정의당은 협소한 노동정치의 틀을 넘어 광범위한 사회경제민주화 세력을 대표하는 혁신정당으로 다시 서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진보정치가 고비를 겪을 때마다 '진보는 항상 옳은가', '진보는 더 민주적인가'에 대한 회의와 갈등이 있었다"며 "평생을 민주화에 헌신했던 진보가 정작 스스로는 민주주의 운영능력을 갖추지 못해, 급기야 패권적 행태를 보이며 국민 불신을 자초한 사실은 진보정치 자긍심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고 전했습니다. 

    진보정치에 대한 성찰로 연설을 시작한 심 원내대표는 불공정 거래 관행인 '갑을관계' 문제를 말하고, 양당체제 문제,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및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 내각책임제 개헌을 포함한 정치개혁 등을 제안했습니다. 
      
    다음은 심상정 진보정의당 원내대표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 전문입니다.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존경하는 국회의장과 동료의원 여러분.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진보정의당 심상정입니다.

     

    진보정의당은 6월 16일 혁신당대회를 통해 새롭게 출발하겠습니다.


    오늘은 저와 진보정치에 대한 성찰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진보정치가 최대의 시련기를 맞고 있습니다.


    진보정치는 반세기를 이어 온 기득권 정치체제의 벽을 뚫고 한국정치의 새 시대를 여는‘거대한 소수’를 자임하며 2000년 민주노동당을 창당했습니다.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에 힘입어 2004년 제3당으로 원내에 진출했고, 한국정치에서 금기나 다름없던 노동과 보편복지, 경제민주화를 선도적으로 제시했습니다.


    외람되지만, 오늘 복지가 대세가 되고, 경제민주화가 시대정신이 된 데는 풍찬노숙을 마다하지 않은 진보정당의 헌신이 큰 역할을 했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국민들은 진보정당이 우리 정치의 변화를 이끌 제3의 미래세력이 되길 기대하고 응원했습니다.


    그러나 진보정치는 국민의 기대만큼 준비되지 못했습니다. 과거의 낡은 사고틀에 갇혀 국민의 요구에 응답하지 못했습니다.


    진보정치인 가운데 국민의 큰 기대와 사랑을 받았던 한 사람으로서 진보정치 혁신에 실패한 책임을 통감합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돌이켜보면, 진보정치는 열정과 의지는 충만했고, 용기를 갖고 헌신했습니다. 그러나 분단체제와 거대양당의 기득권 정치체제라는 척박한 정치환경 속에서 진보정치의 생존전략을 세우는 데 철저하지 못했습니다.


    진보정의당은 협소한 노동정치의 틀을 넘어 광범위한 사회경제민주화 세력을 대표하는 혁신정당으로 다시 서겠습니다.


    그간 진보정당은 노동중심성 패러다임에 경도 됐다는 비판, 대기업 정규직 정당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근거 있는 비판입니다.


    진보정의당은 청년실업자, 비정규 노동자, 영세중소상공인, 농민과 여성, 장애인 등 모든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사회경제 대개혁에 나설 것입니다. 노동의 가치가 존중되며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대접받는 복지국가를 일구어 갈 것입니다.


    진보정당은 안보불안세력이라는 불신이 널리 퍼져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뿌리 깊은 악의적인 색깔론을 방어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그러나 또 한편 분단과 전쟁을 겪은 우리 국민들이 가질 수 있는 이념적 트라우마와 안보불안을 깊이 주목하지 못했고, 이에 성실히 응답하지 못했습니다.


    민주주의를 위해서도 이른바 '종북논란' 같은 색깔론은 용인해서는 안 된다는 당위와 국민의 생명과 나라의 안위를 지켜야 하는 책임 있는 공당의 능력과 자격은 서로 구분되어야 합니다.


    진보정의당은 평화와 안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공당의 책임과 능력을 갖추어나갈 것입니다.


    진보정치가 고비를 겪을 때마다 '진보는 항상 옳은가', '진보는 더 민주적인가'에 대한 회의와 갈등이 있었습니다. 평생을 민주화에 헌신했던 진보가 정작 스스로는 민주주의 운영능력을 갖추지 못해, 급기야 패권적 행태를 보이며 국민 불신을 자초한 사실은 진보정치 자긍심에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진보정치의 기초 역시 민주주의입니다. 진보정당 안에서부터 민주주의를 확실히 구현해 나감으로써 성숙한 민주주의 세력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이런 성찰에도 불구하고 진보정치가 직면해 온 거대한 정치적 장벽 앞에 마지막 질문은 남습니다.


    거대 양당체제 하에서 진보정당의 길은 있는가?


    진보적 열정과 냉엄한 정치현실을 접목시키기 위해 진보와 정치 사이의 작은 오솔길에서 수없이 번민하고 몸부림 쳤습니다.


    정치제도 개혁 없이, 진보정치와 새 정치의 길은 없습니다. 저와 진보정의당은 정치의 다양성을 보장하여 국민의 힘에 의한 정계 개편이 가능하도록 정치개혁에 앞장설 것입니다.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동료의원 여러분.


    정치의 긴 여정에서 성공만큼이나 실패를 통해 얻는 교훈 역시 값지다고 생각합니다.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가, 저와 진보정치가 꿈꿨던 방향과 함께 가는 한, 깊게 성찰하되,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습니다. 국민이 갑이 되는 정치개혁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정치개혁을 위한 정치적 '을'의 연대에 앞장서겠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최근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불공정 거래 관행인 ‘갑을관계’ 문제가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민주화 이후 20여 년이 흘렀지만, 우리 민주주의가 얼마나 허약한 사회경제적 토대 위에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문제가 터지자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앞 다투어 '을'을 위한 정치를 약속하고 정책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런 양당의 노력을 폄하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갑을 관계’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국민들은 거대양당으로부터 듣고 싶어 합니다. 지금의 격차 사회, 약육강식의 무법 사회, 어떻게 만들어졌습니까?


    무소불위의 재벌권력, 천박한 시장논리, 갑의 횡포를 지탱하는 법과 제도, 행정은 도대체 누가 만들었습니까. 병도 원인을 알아야 치유할 수 있듯, 문제의 근원에 눈감은 대증요법은 근본적 해법이 될 수 없습니다.


    핵심은 정치입니다. 쌍을 이뤄 기득권을 유지해 온 양당체제가 병의 근원입니다. 지역주의에 기대 오랜 세월 유지돼온 양당체체는 '갑'을 엄호했고, ‘을’을 배제했습니다. 국민의 뿌리 깊은 정치 불신은 여기서 연유합니다.


    대한민국을 ‘갑’의 공화국으로 만들어 온 양당독점의 정치체제야말로 '슈퍼갑'입니다. 슈퍼갑의 낡은 정당체제를 청산하지 않는 한, 사회∙경제적 갑의 횡포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 자리에 계신 19대 국회의원님들의 열정과 능력을 존중합니다. 새누리당, 민주당도 변화를 위해 몸부림쳐 왔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지금의 정치위기는 개별의원의 성실성, 개별정당의 개혁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 입니다. 사회경제적 ‘갑’의 기득권을 옹호해 온 거대양당체제와 사회경제적 변화를 요구하는 국민의 열망 사이의 괴리에서 비롯된 위기입니다.


    그러하기에 지금의 정치 불신, 정치 위기는 다분히 구조적이고 역사적입니다. 국민의 요구는 정당의 민주화가 아니고 ‘정당체제의 민주화’입니다. 장강의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고 가듯 새 정치의 길을 터주라는 것입니다.다양한 정치세력들이 정치의 장에 들어와 그동안 정치로부터 배제당한 다양한 시민을 대표해 노선과 정책으로 경쟁할 수 있도록 정치의 '공정경쟁질서'를 보장하라는 것입니다.


    새누리당, 민주당을 해체하라는 것이 아니라 양당 역시 기득권을 내려놓고 열린 정당체제 안에서 새롭게 검증 받으라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동료 의원 여러분.


    사실 양당체제는 이미 국민들에 의해 무너지고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양당이 정치개혁의 국민적 요구 앞에 결자해지의 결단을 내릴 때입니다. 이런 국민의 요구를 외면하고 양당체제의 기득권에 매달린다면, 양당은 국민들로부터 더욱 멀어지게 될 것입니다.


    기득권을 움켜쥐고 함께 무너지는 막다른 길로 갈 것이 아니라 정당체제의 문을 과감히 열어 국민의 정치개혁 열망을 정치발전의 새로운 동력으로 만드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이에 정치의 기능을 확장하고 특권은 줄이는 '정치개혁 3대 방안'을 제안합니다.


    첫째, 유권자의 표심이 왜곡 없이 그대로 의석수에 반영되는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을 제안합니다.


    둘째, 단순다수대표제의 단점을 보완하며 정당의 대표성과 책임성을 높일 수 있도록, 대통령 선거,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 결선투표제 도입을 제안합니다.


    셋째, 국회 운영의 민주성을 가로막고, 국회의원의 입법권을 훼손하는 교섭단체제도 폐지와 국회 운영위원회 정상화를 제안합니다.


    87년 체제 극복을 위한 과감한 정치개혁을 검토해야 합니다.


    정당체제의 민주화는 책임정치와 정치의 다양성을 강화합니다. 이와 더불어 제왕적 대통령제 극복을 위한 논의로 나아가야 합니다. 대통령 중임제 논의는 집권기간 연장에 관한 의제에 불과합니다. 국정운영에 있어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내각책임제를 포함한 보다 근본적인 정치개혁 방안을 검토할 때가 되었습니다.


    저와 진보정의당은 정치제도 개혁을 위해 정당, 세력, 개인을 가리지 않고 폭넓은 정치적 ‘을의 연대’에 앞장서나갈 것입니다.


    세계 10위권 경제규모에 걸맞은 노동복지국가 플랜을 세워야 합니다.


    박근혜 정부 100일, 국정운영 목표와 방향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특히 경제민주화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을 연상시킵니다. 국정과제에서 사라졌다가 다시 등장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는 무엇을 창조하겠다는 겁니까? 불안정한 시간제 일자리를 창조하는 것입니까? 비정규직 눈물을 닦아주겠다는 겁니까, 아니면 비정규직을 늘리겠다는 겁니까?


    박근혜 대통령의 역사적 사명은 압축 성장의 그림자를 걷어내는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경제부흥을 위한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말했습니다. 그러나 한강의 기적, 경제대국의 화려한 수사 뒤엔 여전히 계속되는 우리 국민들의 고단한 삶이 가로놓여 있습니다.


    산업현장에서 매년 2천여 명씩 목숨을 잃는 산재전쟁을 치르고 있으며, 자살률은 8년 연속 1위입니다.


    장시간 노동은 OECD 국가 중 멕시코 다음이며, 임금불평등은 3위, 남녀간 임금격차는 1위, 소득불평등은 9위, 최저임금은 OECD 국가 중 꼴찌에서 여섯 번째입니다.


    압축 성장의 신화는 사실상 90년대에 종료됐지만, 이를 묵묵히 뒷받침한 노동자, 서민들의 비극은 여전히 계속 됩니다.


    지금 국민들은 바라는 것은 한강의 기적을 이룬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아니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사회경제개혁 5개년 계획입니다.


    세계 10위권 경제규모에 걸맞은 노동복지국가 플랜을 제시해야 합니다.


    세계 경제수준 10위권에 걸맞게 삶의 질, 노동, 여성, 복지 지표 등 사회지표들을 OECD 국가들의 평균 수준으로 제고해야 합니다. 우리 국민에게 절실한 지표는 바로 이것입니다.


    OECD 국가 평균 수준의 사회, 그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이것이 가치 있는 성장과 균형발전, 지속가능한 미래로 가는 길입니다.


    한강의 기적을 일구기 위해 오랜 세월 헌신하고 희생해 온 우리 국민들은 이러한 사회를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국민의 삶의 질을 부흥하는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만들어야 할 기적은 한강의 기적이 아니라 복지의 기적입니다. 경제민주화의 기적입니다.


    저는 국민행복시대를 약속한 박근혜 정부가 세계 10위권 경제규모에 걸맞은 노동복지국가의 5개년 계획을 국민에게 제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동복지국가의 플랜에는 첫째, 생명의 존엄성과 노동의 가치가 최우선으로 보장되어야 합니다.


    OECD 국가 중에 우리나라처럼 생명의 가치를 홀대하고 방치하는 나라도 없습니다. 매년 2천여 명에 달하는 산재사망자를 줄이고, 유해화학물질 사고를 예방하는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둘째, 국민들을 일벌레로 내모는 장시간 노동체제를 끝내고 기형적인 임금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 저임금·불평등한 임금구조를 바꿔내야 합니다.


    셋째, 비정규직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박근혜 정부는 고용률 70% 달성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지만, 숫자놀음에만 매달려 몸집 불리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불안정한 시간제 일자리를 늘리는 정책은 재고되어야 합니다.


    넷째, 여성들이 일자리에서 이탈되지 않도록 출산·육아와 강하게 결합된 고용복지모델이 제시되어야 합니다.


    여성의 권리를 확대해 여성이 행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OECD 평균에 한참을 못 미치는 여성고용률과 세계 1위의 남녀간 임금격차, 세계 꼴찌의 출산율로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보장될 수 없습니다.


    다섯째, 보편적인 복지시스템을 통해 시장화된 의료와 교육의 공공성을 확대해야 합니다.


    우리 경제는 복지를 누릴 만큼 충분히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세계 10위권 경제규모에 걸맞지 않게 GDP 대비 공공사회복지 지출 비중은 멕시코 다음으로 낮습니다.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위험사회에서 국민들을 보호하는 것이 바로 복지입니다. 선별적 복지가 아닌 보편적인 복지시스템을 통해 시장화된 의료와 교육의 공공성을 확대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동료 의원 여러분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문제, 이대로 외면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 사회의 '을 중에 을'인 쌍용차 해고노동자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 경제민주화를 논할 수 없습니다. 지난 대선기간 여야가 앞 다퉈 해결을 약속했던 만큼 지금처럼 뒷짐만 지고 있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적 자세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번 6월 국회에서 국정조사를 포함해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에 나서줄 것을 부탁드립니다.


    또한 현재 경남도의회는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안' 처리를 놓고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회에서 국정조사에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 도의원들은 조례안 처리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에 묻습니다. 진주의료원 정말 해산시킬 작정입니까? 공공의료 지키려는 의지가 있다면, 새누리당의 명확한 입장을 분명히 밝힐 것을 촉구합니다. 지방사무라는 명분으로 수수방관하는 것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아울러 비정규직 관련법안과 노동시간 단축법, 산업재해 감축을 위한 산업안전보건법, 통상임금법, 남양유업 사태 재발방지를 위한 남양유업법, 국제중학교 비리를 근절할 초·중등교육법과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법, 상가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상가건물 임대차 보호법은 6월 국회에서 다뤄질 수 있도록 초당적인 협력을 부탁드립니다.


    생명복지, 환경복지의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성장주의 편향을 극복하고, 현세대와 미래세대가 공존하며, 생명 중심의 지속가능한 발전 패러다임을 추구하는 것이 복지의 가치입니다.


    복지국가일수록 환경정책의 중심은 오염물질에서 인간의 건강으로, 치료에서 예방으로, 경쟁에서 협력으로, 성장에서 분배로, 파괴에서 생명으로 그 중심을 바꾸어 갑니다.


    저는 생명복지, 환경복지의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 해결해야 할 6대 과제를 제시하고, 정부와 각 정당이 새로운 시대를 여는 데 적극적 협력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첫째, 암예방 특별법을 도입해 암 예방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둘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를 구제하는 특별법을 조속히 처리해 3년 묵은 가습기 살균제피해 구제 문제의 종지부를 찍어야 합니다.


    셋째, 동물복지를 강화하는 동물보호법 전면개정으로 생명과 함께 가는 복지의 시대를 열어가야 합니다.


    넷째, 녹조로 인한 식수대란을 막기 위해 4대강 보 개방 긴급조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다섯째, 핵발전소 불량부품 비리의 주역 핵 마피아를 정리하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에 투자를 늘려야 합니다.


    여섯째, 탄소세를 도입해 저탄소 경제기반을 구축해야 합니다.


    제가 제안하는 정책이 담고 있는 가치는 진보만의 것이 아니며, 인류의 보편적 가치이자 현세대와 미래세대가 공존하는 데 필요한 가치입니다. 대한민국 정치가 함께 만들고 발전시켜야 합니다.


    '(가칭)평화를 위한 국가지도자 연석회의' 개최를 제안합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내일 6년 만에 남북당국회담이 서울에서 열립니다. 오랜 갈등 뒤, 남과 북의 첫 조우에 국민의 기대가 큽니다. 이번 회담이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남과 북 모두 새로운 리더십 등장 이후 첫 번째 당국회담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이번 남북당국회담은 박근혜 정부와 김정은 지도부의 남북관계 개선 및 평화에 대한 의지와 능력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남북관계와 대외정책이 잘 되느냐 안 되느냐는 무엇보다 대통령의 의지와 결단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 결단은 대통령 혼자만의 것이어서는 안 됩니다.


    저는 남북관계를 포함한 대외정책은 광범위한 국민적 공감대 위에서 안정감 있고 일관성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회적 합의가 깨지고 역대 정부가 견지해 온 원칙이 무너진다면 어느 상대방이 우리 정부를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독선과 일탈로 대외관계의 난맥상을 보인 이명박 정부를 반면교사 삼아 박근혜 정부는 남북관계를 포함한 주요 대외정책 결정에 무엇보다 국민적 합의, 사회적 공감대를 중시해야 할 것입니다.


    이에 저는 남북관계 정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가칭)평화를 위한 국가지도자 연석회의 개최'를 제안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지난 대선공약으로 여야 지도자들이 만나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국가지도자 연석회의' 개최를 약속한 바 있습니다. 남북관계를 포함한 대외정책이야말로 국가지도자들의 협조와 지지가 절실한 영역입니다.


    과거 남북관계 정책은 종종 우리 국민 간 이념 갈등으로 번져 정부의 정책 추진 동력을 약화시키기도 했습니다. 이제 이런 불행한 논란을 우리 사회가 반복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평화를 위한 국가지도자 연석회의가 성사된다면 남북관계 발전뿐만 아니라 남북관계를 정책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통합력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합니다.


    감사합니다.


    2013년 6월 11일

    진보정의당 심상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