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능스님에게
나 종 영
그대 노래가 사라진다 해도
나는 그대 노래를 부르리
오늘 그대 모습 사라진다 해도
그대 산문에 새벽 꽃등을 켜리
오월이 가고 오월 햇살이 가고
마른 꽃잎 떨어지니
그리운 그대여, 다시 못 올 이별의 노래여
붉은 노을이 설운 가슴에 스미고
그대 목소리 먼 산을 울리네
그대 노래가 꽃잎처럼 흩어진다 해도
나는 그대 노래를 샘물처럼 부르리
오늘 그대 옷깃이 하늘 멀리 멀어진다 해도
그대 환한 얼굴에 눈물을 닦으리
오월이 가고 산그늘 바람이 불어
하얀 찔레꽃 꽃잎 떨어지니
보고픈 그대여,
돌아볼 수 없는 적멸의 눈물이여
뜨거운 빗물이 매인 가슴을 적시고
그대 목소리 강물을 울리네
그대, 그대 영원히 살아 저문 강물로 흐르네.
전고필 님은 항상 ‘길 위에’ 있습니다. 평생 떠돌며 살고자 합니다. 그가 생각하는 관광의 핵심은 ‘관계’를 볼 수 있는 눈입니다. 자연과 인간 사이의 관계,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읽어내는 눈. 그것들을 찾아 평생 떠돌고자 합니다.
이제 다시는 뵐 수 없다. 하지만 스님의 노래는 우리 가슴에 결코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광주출전가, 꽃등들어 님 오시면, 섬진강, 먼산, 회향, 꽃을 바치나이다. |
속가에서는 문성인으로, 민주화운동의 한복판에서는 정세현으로, 입산하여선 불음당 범능스님으로 세수 53세, 법랍 20세를 사신 스님께 헌다례를 하고 있다. |
스님의 방에서 만난 악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