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당운동

“진보신당 재창당, 이념과 노선 먼저 정립”, 한 목소리

참된 2013. 1. 19. 00:58

“진보신당 재창당, 이념과 노선 먼저 정립”, 한 목소리

당대표 선거 1차 토론...대선대응 당론 위배 논란·노선 공방

 

 

16일 진보신당 당대표 후보 선거 1차 토론회에서 당 재창당과 노동정치 중심의 역량강화, 18대 대선 대응 과정 평가를 놓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진보신당 중앙당에서 이광호 레디앙 대표의 사회로 개최된 당대표 후보 정책 토론회는 지난 홍세화 지도부의 대선 대응 과정이 평가되면서 재창당 과정에서 설정할 당의 노선과 함께 할 세력에 대한 판단이 드러났다.

세 후보는 대체로 홍세화 지도부의 대선 대응 과정을 실패로 규정했고, 그 원인을 지난해 초 재창당 과정의 실패와 유보, 당 외부 좌파 세력과의 관계설정 등의 실패에서 찾았다. 따라서 재창당 과정은 사회연대후보 같은 외부 좌파세력과의 연대 방침을 중심으로 한 홍세화 지도부와 다른 방식의 해법들이 제시 됐으며, ‘선 당 이념.노선 정립-후 세력 결합’ 등이 주로 거론 됐다.

대선 평가, 금민 후보 당론 위배 논란 쟁점
금민, “의결기구 없이 당은 없다”


첫 번째 토론 주제인 2012년 대선 평가는 주로 당 재창당 실패에 대한 평가와 연결됐고, 구 사회당계를 중심으로 당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김순자 대선 후보 출마 평가와 김소연 후보 지지 과정에 대한 평가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용길 후보와 김현우 후보는 옛 사회당계 지도부였던 금민 후보의 당 의사결정기구 무시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다.

  이용길 후보
기호 1번 이용길 후보는 “대선을 어렵게 경과하고 총선도 실패한 것은 지난 해 만의 문제가 아닌 5년 동안 임시정당으로 산 총체적 결과”라며 “(야권) 대선후보 4명 중 노동자 후보가 2명이었다. 이 2명의 출마에 어떤 설명이나 소통도 없었고, 당은 당론위배 갈등 속에 대선을 경과했다”고 평가했다.

이용길 후보는 또한 “대선에 대한 전략적 목표가 부재했으며, 기획, 조직 재정을 마련할 준비를 하지 않았다”며 “1만 5천명 당원의 당 잠재력을 평가하지 않고 무시했으며, 함께 대선을 치를 노동부문 연대단위 조직에도 실패해 밖으로는 진보정치 전반이 붕괴했고, 안으로는 위기를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기호 2번 김현우 후보는 “이용길 후보가 말한 임시정당, 대선전략, 연대단위 문제 모두 동의하지만, 왜 그렇게 됐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반 조각난 당으로 어렵게 총선을 치렀지만 그 이후에 약속한 당 재건과 좌파정치 재구성을 유보했다”고 평가했다.

김현우 후보는 “다른 세력들의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당명과 노선, 재창당을 유예한 것은 대선포기와 동전의 양면”이라며 “스스로 서지 못한 채 바깥의 흐름에 끌려 다녔고, 김소연.김순자 캠프로 나눠지는 비극적 결과를 불러왔다. 왜 이런 결과가 왔는지를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면 악순환은 계속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재창당이 시간에 쫓겼다는 것은 변명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다지 같이할 세력이 많지 않은데도 굉장히 모호한 노동 쪽 외부단위와의 약속만 믿고 미뤘다”며 “강령을 개정하면 외부에 문을 닫는 신호가 돼서 안 된다고 하고, 독자 대선후보 준비도 그런 이유로 안 된다고 했다. 재창당을 어떤 자세로 할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금민 후보
금민 후보도 기본 평가는 두 후보에 동의하면서도 “중요한 문제는 우리당의 리더쉽 문제”라며 “공론장의 정치에 두려워하고 총체적 계획을 제시하지 않고, 대신 모자이크 만들기 식 합의도출에 만족하고 있다. 당원의 여론을 형성하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당 대선 평가에서 중요한 쟁점은 김소연 선본과 김순자 선본 참여 과정이었다.

이용길 후보는 금민 후보에게 “지난 광역시도당 유세에서 김순자 후보 탈당과 지지는 당론위반이라고 지적한 부분을 인정하고 사과 발언도 했다. 그런 갈등구조가 발생한데 대한 견해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금민 후보는 “대표단은 민주적 선출기구다. 대표단의 결정은 당론으로 당론위배는 맞다”면서도 “당이 선출한 후보와 지지하는 후보는 다르다. 그 당론을 힘 있게 집행하기 위해 전국위와 당대회를 소집했어야 한다. 의결기구로 여론을 형성했을 때 그런 분열이 일어 낫겠느냐”고 반박했다.

김현우 후보도 금민 후보에게 “지도부의 리더쉽이나 공론의 정치를 못했다는데 동의하고 반성하지만, 그렇다고 전국위나 당대회를 소집하지 않은 것을 탓할 수 없다. 당 질서내에서 노력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금민 후보는 “전국위에서 (대선독자 대응방침 안건을 낸) 안효상 전 대표의 안이 부결될 때 ‘대선 포기인가 정해 달라’고 했지만, 당시 서둘러 회의를 끝낸 홍세화 전 대표의 잘못이라고 본다”며 “대표단의 결정도 당론이지만, 어떤 정당이 자기 당이 선출하지 않은 후보를 지지하는데 의결기구를 거치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금민 후보는 “당의 단결과 화합이 중요하지만 담합에 의한 누더기 합의는 안 된다”며 “다수파는 다수파답게 여론을 형성하고 절차대로 집행하면 된다. 절차도 없이 다수파니까 따르라는 것은 다른 의견 자체를 봉쇄한다”고 지적했다.

금 후보는 “제가 당대표가 되면 어떤 의결이든, 전국위가 거의 반대할 구성이라도 의견을 따르겠다. 의결기구 없이 당은 없다”고 강조했다.

금민 후보의 반박을 두고 이용길 후보는 “당론위반이라고 인정하고 사과도 했지만, 당대표가 되서 다른 판단과 다른 핑계 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창당, 당 이념과 노선 정립부터 먼저”

두 번째 토론 주제인 재창당 문제를 두고는 당 노선을 둘러싼 각 후보의 지향과 재창당 세력 등의 문제에서 일부 이견이 드러났다. 반면 재창당 과정에서 당이 먼저 이념과 노선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데는 대체로 의견이 비슷했다.

김현우 후보는 “이번 재창당은 세계자본주의와 87년 노동체제로 대표됐던 정규직운동 중심의 선순환 구조의 변화를 고려해야한다”며 “진보신당 외부 좌파의 상황도 어디에 의탁할 상황이 아니다. 사민주의냐 노동자정당이냐 녹색이냐 등의 과거 모델을 선택할 것이 아닌 중장기 전략으로 좌파정치 노선과 전반적 탈자본주의 반자본주의 무지개좌파정당으로 가야한다”고 밝혔다.

  김현우 후보
김현우 후보는 “재창당은 많은 시간이 없다. 5월까지 끝내야 지방선거를 준비할 수 있다”며 “그 과정에서 함께할 세력에게 (당에) 들어오라고 호소해야한다. 진보정의당이든 추진회의든 변혁모임이든 우리의 가치와 노선에 동의한다면 같이하면 된다. 익숙한 것에 매달리는 퇴행적 정치공학으로는 좌파정치 구성은 어렵다”고 당 중심성을 강조했다.

금민 후보는 “재창당의 목표부터 분명히 설정해야 한다. 대안좌파 형성을 목표로 해야 한다”며 “진보신당 탄생 이후 신자유주의 호황국면은 끝나고 장기불황이 온 상황에서 과거 민주노동당 식 복지 진보로는 더 이상 대중성을 획득하기 어렵다. 어떻게 다른 사회를 만들지에 대한 계획과 경로를 밝히고, 새로운 비전과 상이 없이는 대중정당이나 노동자 대중정치도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금민 후보는 “누구와 새로운 당을 할 것인가는 관심 있는 모든 세력을 초청해 공론의 장에서 토론하고 검증해 그 결론에 동의하는 세력과 함께 해야 한다”며 “반자본 가치를 분명히 하고 노동정치 뿐만 아니라 다종다기한 신자유주의 저항정치 활성화에 다 동의한다. 4월까지 치열하게 토론하고, 5월말까지 재창당을 해서 새로운 당으로 2014년 지방선거에 임하자”고 제안했다.

이용길 후보는 “일부세력을 당으로 수혈하는 것 만 으로 재창당은 완성되지 않는다”며 “당의 혁신과 강화를 우선으로 우리 힘과 꼴을 명료히 할 때 외부 단위도 함께할 것이다. 이념과 지향을 명확히 하는 것이 우선이고, 노동과 녹색을 아우르고 소수자를 포괄하는 녹색사회주의로 가야한다”고 밝혔다.

이용길 후보는 “적어도 당명, 강령. 당 컬러를 다시 명확히 하고, 진보정치 영역을 모아야 한다”며 “우리의 새로운 이념을 함께 논의하고 진보정당의 독자적 발전에 동의하고 좌파정당에 합의하는 어떤 세력과도 함께 하자고 제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창당 논의 과정에서 노동정치를 둘러싼 당 노선 논쟁도 이어졌다.

이용길 후보는 금민 후보에게 “좌파당 당명 주장은, 좌파만 보면서 노동자 대중정당을 불가능하게 하고 이를 통해 고립주의가 된다는 시선도 형성된다”고 지적했다.

금민 후보는 “대중정당을 하기 위해선 낡은 진보가 아닌 시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낡은 진보는 대중적이지 못하며 좌파당은 당연히 계급구성이 노동자 당”이라고 반박했다.

이용길 후보는 김현우 후보에게도 “노동중심성에 신뢰를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현우 후보는 “지금까지 흔히 얘기된 노동중심 대중적 진보정당이 적절치 않다는 얘기”라며 “이용길 후보의 얘기에는 조직노동 일부와 민주노총 옛 중앙파 일부 외에는 어떤 노동정치의 재구성도 얘기가 없다. 변화된 상황을 개척하고 돌파할 에너지가 없다”고 밝혔다.

금민 후보는 “진보정당에 비정규직과 불안정노동에 대한 대책이 없다. 그냥 연대해서 조직하자 밖에 없다”며 “전통적인 노동조합 운동 방식으로는 조직이 안 된다. 총체적 사회전망과 녹색의 중심가치, 기본소득, 함께 살자 같은 대중의 직관을 구체적 비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민주노조 운동의 한 순환은 끝이 났고, 87년 노동체제에 기반한 민주노총 기본노선은 적실성을 잃었다”며 “당이 직접 불안정 노동자를 정치화하는 스페인이나 그리스 모델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용길 후보는 “진보신당이 정규직노조에 재정적 의지 이상으로 그들의 혁신과 전망을 진보정치 영역에서 제출한 바가 없다”며 “지금 논의할 부분은 진보신당이 어떻게 이들을 안내하고 견인할 것인가다. 당 스스로 노동중심성을 명료히 하고 이에 대한 방향을 잡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대안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세 후보는 토론이 끝나고 마무리 발언을 통해서도 각자의 노선을 강조했다.

김현우 후보는 “이용길 후보가 저를 고립노선으로 지칭한 것은 유감이다. 고립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어떤 고립이나 연대를 추구하는 가가 중요하다”며 “지금까지 익숙했던 것으로는 제로성장, 에너지 곡물위기, 금융위기를 돌파하지 못한다. 고립을 각오하고 싸워 더 큰 희망의 미래를 얘기하고 더 강하고 야무진 무지개 좌파로 결론을 내자”고 재차 밝혔다.

금민 후보는 “대안좌파 노선이야 말로 가장 급진적이고 가장 대중적이며, 이 시대에 부응해 다른 시대로 나아가는 길목”이라며 “변화가 필요할 때 변화를 못하는 정치세력이 돼선 안 되지만, 단지 그 변화를 혼자만 변했다고 주장하는 정치도 성공이나 민주적이지 않다. 저는 설득과 소통, 치열한 토론을 하고 다수에 따르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용길 후보는 “고립을 각오할 일이 아니고 함께 손을 잡고 전진해야 한다”며 “출마를 고민하면서 확신이 든 것은, 당에 필요하고 당원이 요구하는 대표는 신뢰 받는 대표, 신뢰받는 대표단. 신뢰받는 중앙당이다. 당원동지들이 안심하고 지역과 부문에서 당 활동을 하는 당을 만들겠다”고 신뢰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