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화예술

[이사람] “오월항쟁 정신이 30년 신명굿판의 힘이죠” 놀이패 신명 김호준 대표

참된 2013. 1. 15. 01:48

[이사람] “오월항쟁 정신이 30년 신명굿판의 힘이죠”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한겨레   등록 : 2012.08.20 19:54 수정 : 2012.08.20 19:54

 

 

 

 

놀이패 신명의 김호준(42) 대표

 

광주 마당극 전문 연희단체 ‘신명’ 김호준 대표

 


5·18 참여한 전남·조선대 문화패
82년 창단해 정기공연만 38차례
31일 기념공연 ‘감·동’ 갈라쇼로

 

“창단 정신 덕분 아닐까요? 5·18 민중항쟁의 영향을 받아 탄생했기 때문에 책임의식이 강하지요.”

 

광주·전남에서 활동하는 놀이패 신명의 김호준(42·사진) 대표는 20일 ‘올해로 창단 30돌을 맞게 된 힘이 무엇이냐’고 묻자 “단원들이 창단 정신을 이으려 애썼고, 시민들이 그런 역사성을 인정해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지역의 대표적인 전문 마당극 연희단체인 신명은 1982년 창단되기 이전 5년 동안의 시간도 창단을 잉태했던 역사로 여긴다. 김 대표는 “그래서 신명의 역사는 30년 더하기 5년이라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신명의 뿌리는 전남대 탈춤반 민속문화연구회와 전남대 연극반이 1978년 11월 마당극 <고구마>를 무대에 올리면서부터다. 80년 1월 전남대와 조선대의 문화패들은 극회 광대를 결성해 그해 3월 <돼지풀이>를 공연했다. 이들은 두번째 작품으로 소설가 황석영씨의 작품 <한씨연대기>를 연습하던 중 5·18을 맞자 항쟁에 참여해 문화선전 활동을 펼쳤다. 82년 신명으로 이름을 바꾼 뒤 38차례 정기공연을 올렸고, 탈춤·풍물·민요 등 전통문화를 잇는 대표적 문화공연단체로 성장했다.

 

김 대표는 “신명은 탈춤의 형식을 빌어 사회풍자를 했던 마당극에 전라도의 굿 양식을 많이 도입해 공연하면서 이젠 다른 지역에서도 ‘전라도 마당굿’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김 대표 등 상임단원 8명과 객원단원 6명은 요즘 창단 30돌 기념 축하공연 준비에 바쁘다. 김 대표는 “무료입니다. 시민들이 객석을 꽉 채워주면 더 힘이 날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오는 31일 저녁 7시30분 광주 남구 빛고을시민문화관 공연장에서 선보이는 ‘감(感)·동(動)’이라는 제목의 기념공연은 그동안 정기공연한 작품을 노동·농민·청소년·통일·광주항쟁 등 5개 분야로 나눠 실황 영상을 보여주며, 갈라쇼 형식으로 선보인다.

 

김 대표는 “‘그 때 그 선배들’이 직접 출연해 당시 핵심 장면을 보여준다”며 “광주시청 청소원들의 해고 문제를 다룬 작품의 갈라쇼엔 당시 해고됐던 청소원 어머니들도 무대에 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풍물 운동을 하다가 96년 4학년 2학기 때 신명에 입단한 이래 배우 겸 연출가로 활동하고 있다. 2002년 같은 단원이던 김은숙(30)씨와 결혼했다. “현재 150여명인 후원회원이 518명만 되면 큰 걱정 없이 꾸릴 수 있다”는 그는 “작품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자생력을 키우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진 놀이패 신명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