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현대차 비정규직 농성해제 기자회견 [출처: 자료사진] |
변혁산별은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활동가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변혁적 산별노조운동을 위한 활동가 네트워크’로 매주 ‘주간 변혁산별’이라는 소식지를 낸다.
변혁산별은 12월 21일 발행한 ‘주간 변혁산별’ 124호에서 경남지부 활동가의 질문에 답변하며 “박유기 위원장 파업무산 책임이 막중하다”고 평가했다. 변혁산별은 먼저 경남지부 활동가의 “정규직 노조 굴레를 어떻게 넘을지에 대해 금속노조에 대한 비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투고를 3면에 실었다. 이 투고를 한 활동가는 “이번 투쟁을 평가하며 현대차지부를 비판하는 것보다 금속노조를 비판하는 것이 더 필요하고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금속노조 박유기 위원장은 이번 투쟁에서 현대차지부를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오히려 현대차지부에 끌려다녔다. 무엇보다 금속노조는 투쟁의 당사자가 되려하지 않았다”고 봤다.
이어 “박유기 위원장은 투쟁의 중자재가 되려고 했다. 이경훈 지부장이 자본과 비정규직지회 사이에서 투쟁을 중재하려고 했다면, 박유기 위원장은 현대차지부를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를 고민하기 보다는 현대차지부와 비정규직지회 사이에서 투쟁을 중재하려고 했다. 오히려 비정규직지회에게 현실을 인정하라고 설득하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 투고에 대한 답변으로 변혁산별은 124호 4면에서 “현대차비정규직 파업의 중요한 연대고리였던 이경훈 지부장이 비정규직 연대파업을 무산시킨 것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금속노조 박유기 위원장에 대한 비판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변혁산별은 “지난 11월 22일 금속노조 정기대의원대회에서 비정규연대파업을 결정했지만 현대차 이경훈 지부장은 조합원 총회에 찬반투표를 독자적으로 부치는 것을 추진했고, 금속노조 박유기 위원장이 현대차지부의 상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비판하고 현장의 동의를 끌어내지 않은 것도 분명하다”며 “현대차지부와 균열이 두렵다고 필요한 비판조차 하지 않은 무책임하고 소심한 태도였다”고 평가했다.
변혁산별은 “박유기 위원장의 우유부단하고 이경훈 지부장에 책임떠넘기기식 태도는 금속노조 전체에도 나쁜 영향을 끼쳐 연대파업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경기, 충남, 만도, 경주 등 부품사들이 많이 있는 지부들의 행동을 제약하고 현장의 투쟁 기세를 꺾었다”며 “나아가 금속노조 전반에 투쟁기강이 무너지고 현대차지부가 안 하면 나머지 지부들이 할 수 있는 게 뭐냐는 조직적 무기력증과 패배감을 낳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변혁산별은 지난 12월 13일자 123호 소식지에선 현대차 정규직 지부의 역할을 두고 “연대가 아닌 노골적인 협박과 중재로 일관했다”고 밝힌바 있다. 변혁산별은 123호에서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빛나는 투쟁에도 불구하고 정규직노조의 협박과 굴레를 넘어서지 못했다. 정규직노조의 조합원으로 받아들이는 1사 1조직도 3차례나 부결시켰던 현대차지부는 비정규직 파업이 시작되자, 중재라는 이름으로 파업을 중단시키기 위한 노골적인 협박을 계속했다”고 밝혔다.
변혁산별은 “현대차지부는 비정규직 조합원들에게 모든 사내하청의 정규직화 등 8대 요구안을 철회하라고 압박했고, ‘정규직화에 대한 성과있는 합의가 없을 경우 농성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비정규직지회의 결정을 노골적으로 반대했으며, 농성장에 있던 인화물질과 연대단위의 지원에 대해 현대차 자본과 한목소리로 비난했다”고 설명했다. 또 “현대차지부는 금속노조 대의원대회 결정사항인 총파업을 찬반투표에 붙여 부결시키고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협박했다. 사업부 대표들과 다수 현장조직들도 현대차지부의 노골적인 협박에 반기를 들지 않았으며, 금속노조 지도부는 침묵으로 묵인했다”고 비난했다.
변혁산별은 또 “정규직노조의 협박에 비정규직지회 지도부가 흔들렸고, 1공장 점거파업이 전주공장의 점거파업 등으로 이어지지 못해 농성장이 고립되면서 조합원들의 농성장 이탈이 가속화되기에 이르렀다”고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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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파업 돌입시기, 내년 2월께 고법판결 나오면"
변혁산별은 124호에서 현대차 비정규직 지회 2차 파업시기를 법원 판결 시점을 중심으로 분석하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 소식지는 “대법 판결을 이끌어 낸 울산공장 최병승 조합원의 고등법원 선고가 2011년 1월에 진행될 가능성이 높고, 아산공장의 대법원 판결은 3~4월 중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또 1,941명이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은 대상이 많아 3월에나 첫 재판이 시작될 것이고,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며 “늦어도 최병승 조합원의 고등법원 판결이 선고되는 시점을 목표로 2차 파업을 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2차 파업의 경우 1차 파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세부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며 “울산공장만이 아니라 위력적인 파업을 전개할 수 있는 전주공장의 점거파업 등 3지회 공동파업과 기아차 비정규직분회의 동시다발적인 파업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혁산별은 회사의 교섭전략도 자세히 분석했다. 회사는 특별교섭을 최대한 늦추면서 비정규직 조합원들에 대한 지속적인 징계와 협박으로 지회의 조직력을 약화시키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봤다. 현대차 사쪽이 2011년 2~3월까지 특별교섭을 장기화시키면서 불법파견 교섭에 대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버틸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 농성을 해제하고 공장 밖으로 나오는 비정규직 조합원들 [출처: 자료사진] |
변혁산별은 “회사는 특별교섭 4대 요구 중 △고용보장 △고소고발철회 △지도부 신변보장 등 교섭의 선결조건인 3대 요구안을 노사 간에 쟁점사항인 것처럼 만드는데 성공했고, 중심으로 다뤄야 할 ‘불법파견 특별교섭에 대한 대책’은 논의의 테이블에 올리지도 못하도록 했다”며 “1월부터 본격적인 교섭이 시작된다고 하더라도 불법파견 교섭에 대한 대책은 기껏해야 ‘성실하게 교섭에 참여한다’는 수준으로 할 것이다. 금속노조와 현대차비정규직지회는 2~3월까지 불법파견 교섭을 한 차례도 진행하지 못하거나 한 두 차례 형식적인 교섭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이 과정에서 현대차지부의 이후 행보도 내다봤다. 변혁산별은 “2011년 3월 지부 대의원대회에서 ‘불법파견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임단협 요구안으로 설정하고, 회사에 교섭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회사는 금속노조와 비정규직지회가 아닌 현대차지부를 교섭의 파트너로 삼아 임단협 교섭에서 논의할 것”이라며 “현대차지부 임단협에서 ‘정규직화’ 요구가 다뤄진다면, 불법파견 특별교섭은 시작도 하지 못하거나 조합원들의 관심 밖으로 사라지게 되고,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 역시 독자적인 투쟁과 교섭보다 정규직노조의 임단협만 목 빠지게 쳐다보게 될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현대차 사쪽의 정규직화에 대한 대응도 전망했다. 사쪽이 △2년 이상 근무자 △정규직과 혼재작업자 △2005년 7월 1일 이전 입사자(구 파견법 적용자) △의장(조립)라인 근무자 등 대법원 판결의 내용을 최소화해 현대차지부와 임단협 교섭을 진행할 것이며, 정규직 퇴사 자리에 비정규직을 발탁해 채용하는 단계적 복직 수준으로 정리하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변혁산별은 “이를 통해 현대차지부의 경우 ‘단계적 정규직화’라는 성과를 거뒀다고 주장할 것이고, 비정규직지회는 아무런 개입과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회사는 2011년 600여명, 2012년 600여명의 정년퇴직이 예정되어 있다고 밝히고 있다”며 “노사합의가 이루어지면 회사는 사내하청업체 사장, 소장 등의 추천을 받은 노동자를 채용할 것이며,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및 간부는 당연히 배제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는 2005~6년 울산과 전주에서 ‘발탁채용’으로 비정규직노조를 무너뜨리고 정규직노조의 조직력도 상당하게 훼손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