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비정규직 철폐투쟁

금속노조 임원이 현대차 비정규직 농성장 이탈 종용?

참된 2010. 12. 25. 10:37

금속노조 임원이 현대차 비정규직 농성장 이탈 종용?

“손해배상 명단에서 빼주겠다”며 “현대차지부서 이름 적었다”

정재은 기자     참세상     2010.12.20 17:30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25일간의 울산1공장 점거농성 기간 중 현대차지부 출신 금속노조 임원이 농성자 일부에게 ‘농성장에서 내려오라’고 종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번 주장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농성 당시 소문으로 만 떠돌던 일부 정규직 노동자, 노조 간부의 농성장 이탈 종용의 확인이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로 울산 1공장 농성에 참여했던 A씨에 따르면 현대차 출신의 금속노조 중앙임원으로 있는 B씨가 전화통화 중 “농성장에서 내려오라”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또, “현대차지부 차로 농성장에서 내려온 8명이 노조 소회의실로 갔다. B와 현대차지부 상집간부들이 있었는데, 상집간부 이름은 모르겠다. 이름을 적으라고 했고, B는 이름을 적으면 나중에 손해배상 명단에서 빼주겠다고 했다. 이름 적고 회사 밖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A씨 이외에도 같은 부서 출신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비슷한 내용의 전화가 있었다고 한다. 비정규직 농성이 막바지에 이를 즈음엔 농성장에 있는 부서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B씨의 제안에 대해 대화를 나눈 일도 있었다. 당시 대화에 참여했던 C씨는 “B가 동료들에게 전화해서 한 말은, ‘지금 농성장에서 나오면 현대차지부와 사업부대표와 협의해서 손해배상 철회시켜주겠다’ ‘공권력투입 안 되더라도 구사대가 일반 구사대가 아니다’라면서 농성장에서 내려오라고 했다”고 전했다.

 


비정규노동자들의 점거파업과 관련 현대차동차 사측은 ‘생산 손실’을 이유로 농성자 전원에게 3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실이 있다.

 


관련해, 현대차 출신으로 금속노조 중앙 선출직 임원인 B씨는 “그런 일 없다”고 부인했다. 이어 “투쟁 초기에 농성장에서 김주익 열사 등 투쟁열사, 역사를 설명하며 열심히 투쟁하자고 말했다. 비정규직지회 황인화 조합원이 분신한 때이다. ‘토론은 하되 지회장이 결정하면 끝까지 사수해야 하는 게 지회를 살리는 길이다’고 말했다. 그 뒤로 명촌 정문에서 출입통제를 당하기도 했고, 농성장 안에 못 들어갔다. 내가 협상 주체도 아니고, 손해배상을 해결해 줄 수도 없다. 나간 사람들에게 확인해보면 알 것이다”고 반박했다.

 


현대차지부 관계자도 “관련한 소문이 현장에 돌았지만, 확인 바로는 그런 일 없다. (현대차지부) 소회의실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은 금시초문이다”고 말했다.

 


한편 금속노조 관계자는 “처음 듣는 일”이라며 임원인 B씨가 금속노조가 대의원대회에서 총파업방침과 위배된 행동을 한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잘 모르는 일이라 생각해보지 않았다.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고 짧게 대답했다.

 


농성해제 하루 전 8명 내려와 현대차지부 사무실에서 이름 적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따르면 금속노조 중앙 임원인 B씨의 농성장 이탈 종용은 전화를 통해 이루어졌으며 현대차 출신인 B씨와 현장에서 친분이 있던 노동자에게 집중되었다 한다.

결국 비정규직지회가 점거농성을 풀기 하루 전날인 8일 저녁에 A씨를 비롯한 같은 부서 8명이 농성장에서 내려오는 일이 벌어졌고, 이들은 바로 현대차지부 소회의실로 가서 ‘손해배상을 해결해 준다는 명단’에 이름을 적고 나왔다 한다.

 


A씨는 “B가 우리를 생각해줘서 도와주려고 한 것은 알겠지만 이렇게 되니 원망스럽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같은 내용으로 B가 전화를 했더라. 할 말이 없었다”고 증언했다.

 

농성중이던 비정규직지회 노조 간부 D씨도 “B씨는 00부서 비정규직과 친분 있는 사이다. 00부서 몇 명에게 전화해 손해배상 부분은 현대차지부에 말해서 해결해주겠다며 농성장에서 내려오라고 했다고 농성장에서 들었다. 현대차지부 차로 노조 사무실에 가서 이름을 적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12월, 한 겨울 외부와 차단 되 수시로 전기가 끊기고 음식물 반입도 제대로 안되던 농성장에서 포클레인으로 창문을 부수는 등의 사측의 폭력이 있었던 비정규노조의 농성은 길어질수록 다양한 이유로 이탈자가 늘어가고 있던 때였다.

 


비정규직 농성자 K씨는 말한다. “농성장이 갑자기 뒤숭숭했다. 00부서 조합원들이 B에게 전화를 받고 다 빠져나간 것이다. 속이 뒤집어졌다. 분위기가 뒤숭숭해졌다. 1공장 시트부서 조합원 나가지, 4공장에서 2명 또 나가지... 나가려는 사람이 나를 보더니 못 나가더라. 내가 피했다. 속상했다.” 당시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농성자 C씨는 이번 사건을 가지고 현대차지부와 금속노조 전체를 비판했다. 그는 “금속노조 임원의 ‘입심이 쎄구나’ 하는 걸 느꼈다. 얘기 듣고 마음이 아프고, 기분이 안 좋았다. 현대차지부와 금속노조가 그 나물에 그 밥인 것 같다. 우리 데리고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이런 경우가 어디 있냐. 우리는 금속노조가 말하는 ‘동지’들에게 배신당한 기분이다”고 말했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