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살아가며

09투쟁이 한창인 지금, 투쟁을 포기하고 비굴하게 내려간다고?

참된 2009. 7. 12. 23:54

09투쟁이 한창인 지금, 투쟁을 포기하고 비굴하게 내려간다고?

[칼럼] 그건 협상권을 회사에 바친 죄보다 더 심한 어용이다!

 

조용래(금속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 의장)    울산노동뉴스    2009-07-02 오전 10:25:22

 

현대차지부 2대 윤해모 집행부가 회사와의 현상이 진행되는 도중 협상을 포기하고 집행권을 버리고 내려가겠다고 하면서 조합원은 물론 전국의 노동자들을 경악시켰다. 특히 전국이 이명박 정권의 탄압 아래 죽음 같은 질곡의 세월을 보내며 목숨과도 같은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목숨건 투쟁을 벌이고 있는 이때 투쟁의 중심에 서야 할 현대차지부가 전국 노동자의 간절한 바람을 헌신짝 버리듯 버리고 자기만 살겠다고 투쟁을 포기하겠단다. 올 초 현대중공업에서는 노동조합 존재의 근간이 되는 협상권을 회사에 바쳐버린 노조 위원장을 반노동자적 행위를 했다고 연일 공격했었지만 전대미문의 협상중 협상 포기는 저 현대중공업노조 위원장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할 것 없는 파렴치함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의 98년 고용투쟁보다 더 악화된 쌍용차 투쟁

 

쌍용차 사태는 이미 중국 상하이차 자본에 경영권을 넘기는 순간부터 지속적으로 예견되고 있던 것이었다. 당시 정부에서는 이러한 우리들의 의혹과 우려를 귓전으로 돌리고 소중한 우리 자산을 기술력이나 자산력이 우리보다 훨씬 떨어지는 상하이차에 매각하면서 전국민을 실망시켰었다. 결국 3년이 지난 지금 상하이차는 그나마 남아있던 자본금과 기술을 빼돌리고는 중국으로 철수했고, 이러한 후안무치의 행태를 한마디도 못하고 뻔히 두 눈 뜨고 뺏기고는 이것을 이유로 구조조정을 한답시고 아무런 잘못도 없이 그저 묵묵히 피땀흘려 회사를 살리려 노력했던 쌍용차 노동자들만 수천명을 구조조정하겠다고 덤비는 이명박 정권이 과연 누구의 정권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현대차는 지난 98년 외환위기 때 구조조정을 한답시고 정리해고와 다름없는 희망퇴직을 1만여명 실시하여 전 조합원으로부터 처절한 투쟁을 불렀었다. 당시 우리는 상급단체의 연대투쟁 지원도 한번 제대로 못받고 혼자만의 고립된 투쟁을 전개하면서 수많은 분노로 피눈물을 흘렸었다. 그러던 것이 지금 쌍용차 투쟁이 전면에 깔려도 제대로 된 연대투쟁 계획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쌍용차에 공권력이 투입되면 즉각 투쟁에 돌입한다는 금속노조나 민주노총의 뻔한 연대투쟁 계획에도 미리 겁을 먹고 손을 들어버리고 말았다. 무슨 전국 제일의 선봉투쟁인가?

 

 

작년부터 이어져 온 부끄러운 투쟁 회피

 

지난해 우리는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을 앞둔 세부사항 마련에 즈음한 협상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투쟁회피의 졸렬성을 여과없이 보여주었다. 특히 금속노조의 중앙교섭에 투쟁의지를 떠넘기며 단사 협상을 의식적으로 미뤄오다가 중앙교섭 합의서까지 제대로 쟁취해내지 못하고 전국의 조롱을 받으며 현대차투쟁으로 돌입하였고 쟁대위에서 계획한 투쟁일정을 목전에 둔 시점에서 전 조합원이 반대하는 사측 제시안에 전격적으로 잠정합의하면서 조합원은 물론 전국 노동자들에게 겁먹은 고양이로 전락하는 수모까지 당했던 기억이 새롭다.

 

이로 인하여 조직총회를 열어 ‘투쟁의지가 없는 집행은 조합원을 욕되게 하는 것’이라며 사퇴를 주장했고 윤해모 지부장은 스스로 사퇴를 수긍하고 사퇴수순을 밟겠다는 발언을 하였으나 돌아서서 이를 번복하고 집행을 고집, 결국 일부 집행간부 몇사람의 퇴진만 있은 채 올해를 기약했었다.

 

그러나 올해는 더욱 가관이 되었다. 집행부 당선 시부터 입버릇처럼 하던 '투쟁을 통한 주간연속2교대제 실현'은 헛공약이 되었고, 작년에 그렇게 말 많게 합의되었던 전주공장 시범실시는 해를 넘겨 1월이 다 갔는데도 시행은커녕 투쟁 한번 할 생각조차 없었다. 단지 1월에 열린 대의원대회에서 쟁발결의 정도만 했을 뿐 이후 어떠한 수순조차 밟지를 않았던 것이다. 그러면서 3월까지 결과 도출, 5월까지 실시 도출, 6월 투쟁 등의 말만 흘리면서 그야말로 허울 좋은 개살구 같은 헛공약만 남발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결국 19, 20일 쌍용차 연대투쟁을 앞두고 사퇴를 전격 결정하고 말았던 것이다. 이런 개판은 없다.

 

 

민심을 이반한 각종 합의와 비도덕성

 

노동자의 대표로서 집행과 협상을 진행하다보면 여러가지 구설수에 오를 수는 있다. 그러나 지난 연초 한 임원의 지난해 투쟁 기간 중의 비도덕성 논쟁은 사실여부가 어떠했든 조합원을 실망의 나락으로 몰아넣는 촉진제가 되었다. 또한 크고 작은 협상과정에서 제기되는 각종 불합리한 합의는 조합원의 민심을 제대로 파악이라도 하고 있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로 인하여 협상의 중심에 있던 사무국장이 3공장 조직원들로부터 징계에 회부되었고, 이러한 징계에 대한 자신의 소명기회까지 일축하면서 조직에 대한 진정성을 깡그리 무너뜨려 결국 집행도중 조직제명이라는 초유의 징계까지 당하기도 했었다. 이러한 과정들은 결과적으로 지금의 협상 중 사퇴라는 전대미문의 결정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서 어떠한 벌로도 이를 사죄 받을 수 없는 큰 죄를 저지르고 말았던 것이다.

 

 

위기조장 보수언론과 이를 받쳐주는 정권에 겁먹을 필요는 없었다

 

지난 20여년을 각 정권에서는 현대자동차의 투쟁동력에 대해 매우 민감한 입장을 보여 왔었다. 그렇기 때문에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발악을 하였던 것이다. 정부에서는 쓸데없는 공안정국이나 공권력 투입설 등을 흘리며 사회를 혼란스럽게 호도하였고, 이를 적절히 잘 받아들인 보수언론에서는 확인되지 않는 것들을 사실인양 호도하면서 호들갑을 떨었던 것이 지금까지 하나도 변하지 않는 사회적 속성인 것이다. 그렇게 때문에 현대차노조 집행부를 책임지는 사람에게는 이러한 사회적 여론몰이가 심적 부담으로 자리잡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잘 활용한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것이 또한 현대차 집행부의 위치일 수밖에 없다. 현대차 집행부가 투쟁의 의지를 가지고 견제역할을 충실히 한다는 입장만 보이더라도 정부에서 일방적인 탄압의 독주체제는 거의 불가능한 것이 지금까지의 전례인 것이다. 그런데도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오히려 싸우기도 전에 백기를 들어버렸다. 정권과 보수언론이 조장하는 여론 아닌 여론에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었는데도 말이다.

거대한 투쟁의 선봉이 알고 보니 종이호랑이였을 뿐이란 것을 만 천하에 포고한 지금 평택에서는 쌍용차 투쟁에 폭력경찰과 어용과 용역들의 무자비한 폭력이 난무하며 피 튀기는 투쟁이 되어 막바지에 이르는 싸움으로 전개되고 있다. 우리만 물러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물러남으로써 전국 투쟁 무대에 어떤 해악을 끼치는지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윤해모 집행부가 한심스러울 뿐이다. 어떻게 머리를 들고 햇빛을 볼 것인가?

 

 

지금까지 집행권 사수에만 열 올린 집행부

 

투쟁의 강고한 의지는 애초부터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에서는 그나마 막바지로 가기 전에 사퇴하고 다른 팀이라도 강고한 투쟁을 전개토록 하는 것이 맞다는 역설을 분명히 했었다. 그런데도 끝까지 집행권을 사수한다고 버틴 것이 지금의 사태를 악화시킨 것이다.

 

지난 대의원대회에서는 집행부 사퇴에 따른 대책으로 조기선거를 확정했다. 물론 조기선거를 하여 힘을 실어 협상을 전개한다는 논리가 일면 타당한 면도 있다. 그러나 만약 집행부가 퇴진하지 않더라도 규약 상 8월말까지는 차기 집행부가 확정되어야 한다. 임기 말 한 달 전까지 차기 집행부 선거를 완료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퇴진을 하지 않더라도 다음달 말이면 선거를 진행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급작스럽게 퇴진을 발표했다. 무슨 말을 하든 이는 곧 투쟁에 겁을 먹고 협상을 포기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게 무슨 시정잡배들의 계모임이란 말인가? 그럴 것이면 지난해 말 용퇴한 것이 조합원을 위한 길이지 않은가?

 

 

조합원들의 소중한 성과들은 어디서 보상 받는가?

 

회사는 지금까지 협상에서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은 안된다는 입장이었다. 경기가 어렵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그들의 입장은 경기가 어려울 때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렇게 쉽게 변하는 저들의 논리에 대응하여 헛소리 못하게 막는 힘도 협상의 기술에서 나오는데 그것을 찾기란 아예 없었다. 그저 회사가 이 말하면 이리 휘청, 저 말하면 저리 휘청. 이것이 지금까지의 윤해부 집행부가 가져온 대 회사관이었다. 이래서야 협상에서 우위에 설 수도 없었고, 제대로 협상이 될 수도 없었다.

 

이제 그들이 내려가는 시점에서 중요한 문제가 불거졌다. 막바지에 이른 주간연속2교대제를 어떻게 할 것이며, 엄청난 순이익에도 불구하고 죽는 소리만 일삼는 회사를 상대로 조합원들의 소중한 성과들을 쟁취하는 것은 어떻게 할 것인지가 남은 것이다. 물론 새롭게 펼쳐지는 전국 투쟁의 현장들을 어떻게 추스르고 다시 전국 선봉에의 현대차지부로 서는 것까지 포함해서. 이러한 것을 애써 외면하고 사퇴한 윤해모 집행부는 말할 필요도 없지만 차기 집행부에서 떠안을 짐이 참으로 크다 할 것이다. 조합원들의 손해나는 부분까지 포함하여 이를 바로 세울 진정 제대로 된 노동조합으로 거듭나야 할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현장활동에 매진하겠습니다

 

윤해모 집행부는 민투위가 세운 집행부입니다. 현장성, 투쟁성, 계급성을 모토로 한 민투위가 가장 어려울 때 조합원께 심려만 끼친 점에 대해 거듭 사죄를 드릴뿐입니다. 앞으로 이러한 전철을 다시 밟지 않기 위해서 뼈를 깎는 심정으로 현장활동에 전념할 것이며, 지금까지 견지해 왔던 민투위 활동상에 대한 의지를 흐트러뜨리지 않는다는 일념으로 더욱 정진하는 민투위가 되겠습니다.

 

 

조용래(금속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 의장) / 2009-07-02 오전 10:25:22
 

 

독자의견

 
읍참마속 / 2009-07-03 오전 9:27:14

조창민 사무장을 민투위에서 제명했다면 나머지 임원들도 제명해야 진정성과 일관성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명에 동의하는 사람들은 제명에 극렬 반대하는 자들에 의해 제명되지 않으면 그들과 결별해야 마땅합니다. 이것도 저것도 못할 바에야 민투위는 해산하고 어용이든 민주든 우측이든 죄측이든 신념과 뜻에 따라서 헤쳐모이는 것이 현대차지부가 사는 길입니다.

 

지금부터 / 2009-07-02 오후 3:05:02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말도 많고, 비판도 많이 받지만 그래도 민투위가 할 일은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민투위가 세운 집행부라고 해서 제대로 평가하거나 비판하지 못해 또다는 엄청난 비판을 받아왔던 것이 사실 아닙니까? 의장의 글을 읽고 지금까지 와는 다른 민투위의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투쟁하는 동지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제발 전처를 밟지 마시고, 또다른 실수를 범하지 말고 투쟁의 현장에서 영원히 함께 하는 민투위가 되길 바랍니다.

 

음 / 2009-07-02 오후 2:52:49

한마디로 뭐라도 '행동'으로 좀 보여달란 얘깁니다.

 

음 / 2009-07-02 오후 2:50:09

음.. 보다 더 뼈져리게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동지가 어용이고 비굴하다고 표현한 그 집행부가 아직 당신들의 몸뚱아리임을 인정하고 제대로 반성하십시오. 남탓 할 때가 아니란 얘깁니다. 자기 손 자기 팔이 개판직이고 있는데 입만 나불나불 하는 것 같아 참 안타깝네요

 

현자조합원 / 2009-07-02 오전 11:51:17
동지의 글 잘 읽었습니다만, 현자 민투위는 윤지부장뿐만 아니라 그 이전의 집행에서도 사측과 맞서 투쟁했다고 보이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강령으로는 혁명적인 투쟁을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노사협조적이라는 평도 받았지요.. 몇몇 인자들땜에 그런 오해를 받는다면 과감하게 인적쇄신후 새출발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