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남는 영화

82호[미니인터뷰]"밥꽃양은 끊임없이 반복된다"(2002.4.14)

참된 2009. 2. 20. 04:37

82호[미니인터뷰]"밥꽃양은 끊임없이 반복된다"

이지안 mulu@kdlpnews.org   편집실 chamnews@jinbo.net  참세상  2002년04월14일 4시53분

 


지난달 마지막 토요일 7시 이대 이화삼성관. 5백석의 자리를 꽉 메운 관객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영화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98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현대자동자 식당아줌마들의 정리해고 반대투쟁기를 다룬 영화, 밥꽃양이 상영되는 현장이었다.
 

울산인권영화제에서 사전검열이 진행돼 격렬한 논쟁을 몰고 왔던 바로 그 영화다. 서울상영을 위해 영화를 새로 편집한 임인애 감독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다음은 감독과의 짤막한 인터뷰.
 

- 서울상영전의 소감이랄까, 기분이 어떤지 궁금하다.
 

애초에 완결된 한편의 영화로 제작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영전 관객이 누구인지 왜 무엇을 보고 어떤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를 점검하고 상영했다. 그러나 이번 서울상영은 밥꽃양 싸움을 함께 해온 네티즌들의 직접행동으로서 상영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그래서 이전처럼 밀도 있는 소통으로서 상영이 되지 못하는 것 같고, 관객도 낯설다.
 

- 밥꽃양은 모든 문제가 중층적으로 얽혀있지 않나. 핵심적인 문제의식은 주로 어디에 닿아 있는가.
 

핵심적인 문제가 이것이다, 라고 잘라 말할 수 없다고 본다. 관계망들은 입체적으로 얽혀있고, 이 영상보고서에 표현된 것 보다 현실은 훨씬 더 복잡하다. 그렇게 중층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모든 문제들을 퍼즐 조각처럼 맞추어나가는 고단한 일이, 밥꽃양을 보는 과정이다.
 

- 아직 편집이 끝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지.
 

지난 6개월간 싸움들을 다시 되짚어 볼 예정이다. 한 개인으로서, 그리고 창작자로서 당한 고통에서 아직은 담담할 수 없으며, 밥꽃양 편집을 천천히 계속해 가는 한 모든 일들은 진행중일 수밖에 없다. 밥꽃양 편집을 하고 있는 한, 화면들은 "무시당하지 말고, 포기하지 말고 제대로 싸우라"고 외치기 때문이다. 밥꽃양이라는 영상보고서의 안과 밖, 그간의 일들은 아직도 우리 곁에서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82호] 4.8 ~ 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