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권리와 인권을 말한다면 <밥·꽃·양>의 조속한 울산상영에 뜻을 모으자
오는 10월에 열릴 예정이던 ‘평화와 인권을 위한 울산 영화제’가 사실상 무산되었다.이러한 사태는 제2회 울산영화제 조직위원회 집행위에서 영화제에 상영하기로 되어 있는 작품인 <여성 노동자 영상 보고서 - 밥·꽃·양>을 사전에 볼 것을 요구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제작팀인 라넷은 이러한 사전 검열을 받아들일 수 없기에 상영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조직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14개 단체 중 2개 단체가 조직위를 탈퇴하기에 이르렀다.
사전 검열 논란이 전국으로 확산된 가운데 울산영화제는 무기한 연기되고 주관단체인 울산인권운동연대는 활동 중단을 선언한 채, 21일 울산영화제 사이트에 이어 22일 울산인권운동연대 홈페이지마저 닫아 버린 상태이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울산영화제에서 현대자동차 식당 여성노동자들의 투쟁 기록을 담은 영상보고서가 상영된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제를 손꼽아 기다렸을 것이다.
98년 정리해고에 맞선 투쟁과정과 그 이후 치열했던 식당 여성노동자들의 복직투쟁 과정은 울산 뿐 아니라 전국의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새겨져 있다.
그 투쟁과정에 함께 했던 이들만이 아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구조조정에 맞서 투쟁하고 있는 효성·태광 노동자들, 공장을 채워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특히 울산에 있는 우리들 모두의 이야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밥·꽃·양> 상영을 통해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고 느끼고 한층 성숙되길 바랐던 기대감이 컸던 만큼 그 이상으로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지금의 사태는 완결되지 않은 <밥·꽃·양>의 이어지는 이야기인 것만 같아 더욱 그렇다.
우리는 이번 사태를 바라보며, 사전검열 여부와 외압의 실체를 밝히는 것 이상으로 <밥·꽃·양>을 울산에서 조속히 상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진정으로 노동자의 권리와 인권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라면 <밥·꽃·양>의 조속한 울산 상영을 위해 뜻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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