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인 마당극 "염쟁이 유씨" -
▶녹화일: 2006년 2월 9일(목)
▶장소 : 국립극장 별오름 극장
▶내용 : - <염쟁이 유씨>는 죽음을 통해서 삶을 바라보고자 하는 연극이다 -
산사람도 우습게 여기는 사람들이 차고 넘치는 세상에서 죽은 사람에게도 정성을 다 하는 염쟁이는 얼마나 고귀한가. 그러한 염쟁이의 입을 빌어 피할 수 없는 고민 한가지를 같이 풀어보고자 하는 것이 이 작품의 본질적인 의도이다.
고민의 출발점은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이다. 잘 살고자 함은 누구에게나 삶이 소중하기 때문이며, 삶이 소중한 이유는 그것이 유한성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해진 삶의 길이는 죽음에서 비롯된다.
가난 앞에서 재물이 절박하고, 질병에 직면했을 때 건강에 집착하는 것처럼 사람은 죽음을 떠올릴 때 삶이 절실해진다. 그래서 삶과 죽음은 서로의 뒷면이자 마주 서있는 거울이기도 하다.
<염쟁이 유씨>는 죽음을 통해서 삶을 바라보고자 하는 연극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는 유씨라는 염쟁이의 경험 속에서, 애초에 던졌던 질문인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의 해답을 찾고자 한다.
죽음이 생명을 마감할 수는 있어도, 살면서 만들어 놓은 관계를 소멸시킬 수는 없다는 사실을 되새길 때, 우리는 스스로의 삶에 더 강한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죽음이 자신에게도 언젠가는 닥칠 것임을 긍정적으로 인정한다면, 우리는 삶을 보다 적극적으로 대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제한된 삶을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에게 훨씬 애정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 <염쟁이 유씨>는 15명이 등장하는 1인극이다.
이 연극에는 등장 인물이 참으로 많다. 염쟁이 유씨, 조직폭력단의 우두머리와 그의 부하들, 장례전문업체의 대표이사인 장사치, 유씨의 아버지와 아들, 기자, 어떤 부자와 그의 큰 아들, 작은 아들, 며느리, 막내딸, 기자 등등 15명을 헤아린다. 이렇게 각각의 독특한 개성과 느낌을 가지고 등장하는 사람들을 배우 한사람이 표현한다.
▶ <염쟁이 유씨>는 유쾌한 삶을 위한 '죽음의 난장'이다.
자칫 무겁게 느껴질 죽음이 <염쟁이 유씨>에서는 누구나 맞이하게 되는 삶의 당연한 과정으로 다루어진다. 갖가지 형태의 죽음이 재기발랄한 대사로 파노라마 형식으로 펼쳐짐으로써 한바탕 웃고 나면, 삶이 더욱 즐거워지는 경험을 하게 한다.
▶ <염쟁이 유씨>는 관객과 함께 만들어진다.
연극을 보는 동안 관객들은 구경꾼으로서만이 아니라, 문상객으로 혹은 망자의 친지로 자연스럽게 극에 동참하게 된다. 낯선 이웃의 죽음 앞에서도 고인의 명복을 빌던 우리네 삶의 미덕처럼, 망자를 위해 곡을 하고, 상주를 위해 상가집을 떠들썩하게 하던 모습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 <염쟁이 유씨>는 어느 곳에서도 배울 수 없는 것을 알려준다.
누구나 한번은 가족의 죽음을 치루게 되는데, 학교나 학원에서 이 과정을 교육시키는 곳이 없다. 그로 인해 그 절차의 무지로 인한 당혹스러움이 가족을 잃은 슬픔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염쟁이 유씨>는 전통적인 장례의식의 절차를 연극적으로 보여주면서 각 과정의 의미, 상주와 문상객의 역할을 재미있고 쉽게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