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깊이보기]급변하는 시리아·이라크 판세…러·시리아군 맹공세
경향신문 입력 : 2017.03.03 07:00:00 수정 : 2017.03.03 09:52:49
자료: 알자지라
시리아, 이라크 판세가 급변하고 있다. 러시아를 등에 업은 시리아 정부군이 내전에서 승기를 잡으면서 이슬람국가(IS) 격퇴전도 속도를 내고 있지만, 지역 내 다양한 국가들의 군대가 충돌하는 양상도 심화되면서 내전 해법은 더 불투명해졌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1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시리아 전투기들이 지난달 28일 시리아 알바브 인근 마을들을 IS가 장악한 마을로 오인해 폭격했다고 보도했다. 미군의 지원을 받는 반군 시리아아랍연합이 최근 알바브를 IS로부터 탈환했지만 러시아는 이 정보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군 측이 밝혔다. 오폭 당시 미군 고문관들은 피폭 지점에서 불과 5㎞ 이내에 있었다.
■오폭인가, 보복인가
시리아 내전에서 미국과 러시아 간 오폭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엔 미국 주도 연합군의 F-16 전투기 4대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 기지를 4차례 공습했다. 당시 20분간 이어진 폭격으로 정부군 병사 83명이 사망했다. 2015년 미국과 러시아는 시리아에서의 군사 작전에서 충돌을 피하기 위해 ‘핫라인’을 개설했으나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지난달에도 러시아 전투기들이 알바브 인근 지역을 오폭, 터키군 병사 3명이 사망했다. 지난달 28일 오폭에 대해서 시리아·이라크에서 IS 격퇴전을 지휘하는 스티븐 타운센드 미 육군 중장은 러시아 공군기들이 오인 폭격해 핫라인을 통해 러시아군의 폭격을 중지시켰다고 했다. 그러나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는 물론 시리아 전투기가 미군 측이 지목한 마을을 공습한 사실이 없다”며 “미군도 자체 목표를 공습할 때 항상 러시아와 공조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오폭이 미국과 러시아가 지난달 2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시리아 제재안을 놓고 의견 충돌을 빚은 것과 맞물려 미묘한 해석을 낳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이 마련한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 관련 제재 결의안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됐다. 오폭은 자칫 미국과 갈등을 빚은 러시아가 보복성 군사행동을 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물러나는 IS…시리아 내전 해법은 깜깜
러시아가 시리아 내전에 적극 개입하면서 IS는 수세에 밀리는 형국이다. IS는 2015년 5월 시리아 고대도시 팔미라를 장악한 뒤 지난해 3월 쫓겨났지만 9개월 뒤 다시 팔미라를 탈환했다. 그러나 팔미라의 주인은 곧 바뀔 것으로 보인다. 1일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시리아 정부군이 팔미라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IS는 팔미라를 장악한 뒤 고대도시의 기념물과 사원들을 조직적으로 파괴하기 시작했고 많은 고고학적인 유물을 약탈해왔다.
미군도 IS로부터 락까를 탈환하기 위해 새로운 작전을 세우고 있다. 지난달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국방부가 제출한 락까 탈환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현지언론들은 보도했다.
IS는 이라크에서 패배를 인정했다. 1일 이라크의 알수마리야 TV에 따르면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지난달 28일 IS 성직자들과 설교자들에게 배포한 ‘고별 성명’을 통해 이라크에서 패배했음을 밝혔다. 알바그다디는 추종자들에게 도주, 은신, 자살을 지시했고 비아랍권 전사들에게는 각자 고국으로 돌아가거나 자폭하라고 촉구했다.
IS가 수세에 몰렸지만 시리아 내전 해법은 요원하다. 내전 지역 주변엔 러시아군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정부군을 비롯해 미군의 지원을 받는 반군 시리아아랍연합, 쿠르드족민병대, 터키군 등이 작전을 펼치고 있어 다양한 민족과 국가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내전 해법을 찾이 위해 지난달 열린 아스타나 시리아 평화회담 2차 회의도 큰 성과없이 끝났다.
시리아 국민들은 정부군과 반군 모두 믿을 수 없는 상황이다. 유엔은 1일 시리아조사위원회(COI) 보고서에서 정부군과 반군 모두 전쟁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정부군은 화학무기를 대거 사용했고, 유엔 구호차량을 일부러 공격했다. 그러나 반군도 민간인의 탈출을 막고 인간 방패를 삼아왔다. 지역 약자인 쿠르드 주민들을 학대하기도 했다. 격전지였던 알레포에서는 정부군과 반군이 서로 보복 살해를 저질렀다. 2011년 내전 발발 이후 시리아에서는 40만명이 죽고 인구 절반이 집을 떠났지만 내전이 끝나도 국민을 위한 나라가 세워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세계 민중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웅 귀한’ 노리는 룰라, 중남미 좌파의 희망될까? (0) | 2018.01.04 |
---|---|
"성직자 명품차 웬말" "독재자에 죽음을" 구호로 본 이란시위 (0) | 2018.01.03 |
미국의 경제 아작내기와 베네수엘라 야당의 ‘자해 공격’(2016.5.27) (0) | 2017.01.27 |
베네수엘라 중앙은행 총재 교체…"고액권 도입지연 혼란 탓" (0) | 2017.01.27 |
피델 카스트로 고향서 영면…독립영웅ㆍ혁명동지 옆에 묻혀 (0) | 2016.1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