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체포' 촉구 분신 故 정원스님 영결식 엄수
입력시간 | 2017.01.14 16:00 | 유현욱 기자 fourleaf@edaily.co.kr 이데일리
서울대병원서 불교식 발인, 조계사 노제
청와대 방면 운구행렬…"촛불, 기억하겠다" 추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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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박근혜 대통령 체포 등을 촉구하며 분신한 고(故) 정원스님(64·속명 서용원·사진)의 영결식이 14일 시민사회장으로 엄수됐다. 고인은 지난 7일 정유년(丁酉年) 새해 첫 주말 촛불집회 현장에서 분신해 곧바로 서울대병원에 옮겨졌지만 이틀 만인 지난 9일 오후 끝내 숨졌다. 분신 현장에서는 “한일 군사협정 비판, 박근혜 대통령은 내란사범, 즉각 물러나라” “경찰은 내란 사범 박근혜를 체포하라. 경찰의 공권력도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경찰은 해산하라. 나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등이 적힌 스케치북이 발견됐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과 범불교시국회의 등으로 구성된 장례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 30분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에서 불교식으로 발인했다.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조계사로 옮겨져 노제를 열었다.
매서운 한파에 한낮에도 체감온도가 영하권으로 뚝 떨어진 강추위 속에서도 시민사회와 불교계 관계자들은 정원스님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했다.
반양심경(般若心經)이 봉독되는 동안 시민들은 고인의 영정 앞에서 눈을 감고 합장하며 추모했다. 참석자들은 영정과 함께 경내로 들어서 대웅전을 향해 삼배를 올린 뒤 일주문을 나서며 고인의 유지대로 ‘박근혜 체포’ 등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운구는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주민센터를 돌아 분신 현장인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 도착했다
오후 2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영결식이 거행됐다. 박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리는 “제 몸을 불살라 부처님께 바치는 희생, 소신공양에 나선 정원스님의 극락왕생을 기원한다”고 추모의 말을 전했다. 이어 “정원스님에게 부처는 민중과 중생일 것”이라며 “촛불은 고인을 기억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1977년 해인사로 출가한 고인은 이듬해인 1978년 범어사에서 사미계를 수지한 뒤 통도사 창원포교당 구룡사 주지 등을 지냈다. 1980년 광주 학살 등에 저항하는 불교탄압 공동대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1987년 6월 항쟁에도 참여했다.
영결식이 끝나고 운구는 유가족과 함께 벽제화장터로 이동했다. 유골은 일단 서울 종로구 구기동 금선사에 안치될 예정이다.
한편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장군 동상 뒤 시민분향소가 설치돼 오후 5시 30분부터 열리는 12차 주말 촛불집회에서도 고인을 향한 추모의 목소리가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