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민중사

가디언, 이슬람국가(IS)의 ‘체계적 국가 건설 매뉴얼’ 공개

참된 2015. 12. 8. 14:58

가디언, 이슬람국가(IS)의 ‘체계적 국가 건설 매뉴얼’ 공개

24쪽 문서 확보... “IS는 잘 계획된 인프라를 갖춘 극도의 계산적인 정치 조직”

영국 일간 '가디언'이 입수해 공개한 IS의 국가 건설 메뉴얼 사진
영국 일간 '가디언'이 입수해 공개한 IS의 국가 건설 메뉴얼 사진ⓒ가디언 온라인판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단순히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나름대로 잘 계획된 국가 건설 매뉴얼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theguardian)’은 7일(현지 시각) IS가 지난해 작성한 24페이지 분량의 내부 문서를 공개했다. 가디언은 IS가 각 행정 부처 조직과 함께 원유 관리 및 자급자족을 위한 재정과 경제, 교육 프로그램 등을 갖춘 국가 건설 계획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이 입수한 이 문서는 ‘IS 행정 원칙들’이라는 제목으로 IS 국가 건설에 있어 교육, 천연자원, 산업, 외교, 대외홍보, 전사들 캠프 등의 분야를 관장하는 정부 부처들의 임무와 원칙들을 담고 있다. 이 문서는 IS의 최고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칼리파 국가’를 선언한 지난해 6월부터 10월 사이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며, 각 지역 행정 담당자들을 위한 매뉴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특히, 이 문서는 각종 군사 캠프의 운영 원칙들을 자세하게 명시했으며, 정규군과 예비역들을 따로 훈련하는 캠프를 운영하고 예비역들을 매년 2주일간의 훈련에 참여시켜 무기 활용 최신 기술과 군사 기술 등을 가르치도록 했다. 또 “아동들은 가벼운 무기를 다루는 법을 교육하고 우수한 아동들은 검문소나 순찰 등을 비롯한 치안 임무에 발탁할 것”을 명시하는 등 자세한 훈련 방법을 지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군대 및 식량 생산 공장을 세워 외부에 의존하지 않는 자급자족 체제를 만드는 동시에 지역 주민들에게 필수품들을 제공하는 ‘독립된 안전지대’를 마련하도록 했으며, 외국인과 현지인들을 포괄하는 통일된 문화를 가질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국가 건설 원칙을 담고 있다. 또 원유 등의 자원과 농업 등 국가의 부를 관리하고 통제하는 원칙들도 명시하는 등 경제 분야에 관해서도 자세히 언급하고 있다.

이 문서를 가디언 측에 전달한 것을 포함해 지난 1년간 모두 300건의 IS 내부 문서들을 입수해 분석한 아이멘 알-타미미 연구원은 “IS는 단순히 끊임없는 전투를 벌이는 것을 유일한 목표로 한 게 아니라, 지속적인 정부처럼 운영하려는 프로젝트를 가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지난 2006년 IS의 전신인 무장단체들을 격퇴하기 위해 이라크에 참전했던 은퇴한 스테인리 맥그리스탈 미국 장성도 “이 문서가 사실이라면, 매우 놀라운 것이며 특히, 서방의 정치 지도자들 모두가 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메뉴얼은 (중국의) 마오쩌둥을 비롯한 각국의 전략가들과 별로 다르지 않은 것으로 기술과 정보의 활용과 이전 실수에서 배우려는 의지가 투영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이 문서를 분석한 조지아주립대 선임연구원 찰리 윈터도 “이 문서는 IS가 계획을 세우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문서는) IS가 비이성적이며 피에 열광하는 광신도가 아니라 매우 복잡하고 잘 계획된 인프라를 갖춘 극도의 계산적인 정치 조직”이라고 평가했다.

또 영국 특수부대 사령관 출신인 그래미 램 중장은 이 문서에 관해 “IS 격퇴에 나선 서방의 전략에 경고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IS는 이 문서에서 자신들이 수니파 무슬림의 유일한 대표자임이 거듭 강조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다에시(IS)를 중동 수니파들이 아닌 다른 세력에 의해서만 체계적으로 파괴돼야 할 목표로만 보는 것은 실패이며, IS 격퇴전은 서방은 물론 수니파 아랍 지도부와 많은 부족에 의해 함께 주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