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고시간 | 2015/07/18 20:09 연합뉴스
심상정에 충격 역전패…지난해 재보선 이어 번번이 좌절
'스타성' 재확인…내년 총선서 역할론도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2013년 의원직 상실 후 재기를 노리던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이 18일 당권의 문턱에서 또 한번 좌절을 맛봤다.
그는 이날 발표된 당 대표 경선 결과 심상정 후보에 불과 300여표 차이로 뒤지면서 고개를 숙여야 했다.
특히 1차 투표까지만 해도 43%를 얻으며 31.2% 득표한 심 후보를 여유있게 앞서나갔고, 당 안팎에서도 당선이 유력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던 만큼 이번 패배의 충격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정의당 내에서는 예상밖의 결과가 발표된 것에 크게 술렁이는 모습도 감지됐다.
일각에서는 노 후보가 그동안 절치부심하며 이번 경선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던 만큼, 패배의 후유증도 길어지면서 재기가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2004년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그는 특유의 재치있는 입담으로 '토론의 달인'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삼성 불법 정치자금 및 안기부 불법도청 의혹 등을 파헤치면서 진보정치인으로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후 그의 정치인생에는 시련이 거듭됐다.
2010년에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한명숙 후보와의 단일화를 거부, 한나라당에 승리를 안겨줬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2012년에는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후보 부정선거 논란으로 진보진영이 전체가 위기에 빠지자 탈당을 결행, 진보정의당 공동대표를 맡으며 재도약을 모색했지만 이 역시 오래가지 못했다.
2013년 '삼성 X-파일' 사건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했고, 해당 지역인 서울 노원병 재보선에 부인인 김지선씨를 후보로 내세웠으나 안철수 당시 무소속 후보에 패하면서 지역구를 넘겨줘야 했다.
지난해에는 7.30 재보선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해 복귀를 꿈꿨지만,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에게 패해 물거품이 됐다.
그 사이 진보정치 역시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과 통합진보당 해산사건 등을 거치면서 존폐 기로까지 내몰렸다.
이처럼 절박한 상황에서 그는 사활을 걸고 이번 당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결국은 또 한차례 눈물을 삼키며 재기를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노 전 의원이 비록 이번에 낙선했더라도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며 존재감을 충분히 입증한 만큼, 조만간 본격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시작하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팟케스트 '노유진의 정치카페'를 듣고 입당하는 당원들이 계속 늘고 있어, 당에서도 노 전 의원의 활발한 활동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다.
특히 정의당을 비롯한 진보진영 4개 세력의 통합 논의가 한창이고, 이를 바탕으로 총선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느냐에 진보정치의 명운이 걸린 상황에서 '스타 정치인'으로서 대중성을 갖춘 노 전 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당내에서 나온다.
hys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