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

공감이 바탕이 된 현실적인 캐릭터 <카트> 염정아

참된 2014. 11. 17. 01:31
공감이 바탕이 된 현실적인 캐릭터 <카트> 염정아
2014년 11월 4일 화요일 | 최정인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

 

 

<간첩> 이후 2년 만에 영화에 출연했어요. 결혼 후 영화보다 드라마에서 더 자주 보는 것 같아요.
전에는 영화도 많이 했어요. 하지만 들어오는 시나리오 중에서 가장 좋은 작품을 선택하다 보니 한동안은 드라마를 더 많이 하게 됐어요. 영화는 지방 촬영이 많기 때문에 오랜 시간 아이들과 떨어져 있는 것이 조금 겁이 나기도 하더라고요. 하지만 영화와 벽을 쌓고 있는 건 아니에요(웃음). 영화는 드라마하고 또 다른 매력이 있어요. <카트>를 촬영하면서는 예전 영화를 촬영했던 생각이 많이 났어요.

<카트>는 사회적인 문제를 담고 있는 영화인데 출연이 부담스럽지는 않았나요?
사회 문제보다는 인물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너무 마음 아프게 와 닿았어요. 특히 선희가 경험하는 가정 문제, 아이와의 갈등, 그리고 동료애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도 몰입할 수 있을 정도였어요. 그래서 선희를 연기하면 제 이야기처럼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선희처럼 현실에 발 딛고 있는 캐릭터를 연기해 보고 싶었거든요(웃음). 캐릭터가 강한 역할을 많이 맡았기 때문에 현실적인 캐릭터를 연기해 본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선희를 연기하게 된 것에 너무 감사했죠. 시나리오도 재밌었고, 명필름이 제작하는 작품이라는 점도 선택에 영향을 줬어요. 부지영 감독님은 잘 몰랐지만 촬영감독님과는 <오래된 정원>에서 함께 작업한 경험이 있어서 믿음도 있었고요. 출연을 결정하는데 여러 가지가 작용했어요.

영화의 배경이 됐던 사건은 사전에 알고 있었나요?
<카트>가 하나의 사건만을 배경으로 삼고 있지는 않아요. 촬영 전에 비정규직에 관한 자료를 받았기 때문에 어떤 사례들이 있다는 건 알았죠. 하지만 작품을 맡기 전에는 비정규직에 대해서 정말 아무것도 몰랐어요. 사회나 정치 문제에 특별히 관심이 있는 편은 아니거든요. 비정규직이 이렇게 많은 지도 몰랐고, 부당한 상황이 이렇게 많이 벌어지고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도 몰랐어요.

연기를 위해 마트에서 일하는 분들을 직접 만나보기도 했나요?
저도 주부이기 때문에 마트를 자주 가요. 하지만 마트에서 일하는 분들을 따로 인터뷰하지는 않았어요. 마트에서 일하는 분들은 우리 주위에 있는 평범한 분들이지 특별한 분들이 아니잖아요. 그분들을 특별히 연구해야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비정규직에 전문적인 지식은 없지만 아이들을 위해서 엄마가 사회에 나와 일을 하고 있다는 상황이 충분히 마음에 와 닿았어요. 영화 속 인물들의 이야기는 나와 전혀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거든요. 만약 내가 영화와 같은 상황에 처하면 어떤 감정이 들지, 어떻게 행동할지를 생각했어요. 다만 마트에서 계산하는 동작은 어색하면 안 되니까 연습을 조금 했죠(웃음).

촬영을 하고 난 후, 마트에서 일하는 분들을 바라보는 느낌에 변화가 있던가요?
타인 같지 않게 느껴졌어요. 혹시 오늘 기분 안 좋은 일이 있는 건 아닌지, 주위에 괴롭히는 고객은 없는지, 그분들의 기분을 자꾸 살피게 되더라고요.
기존의 도도한 이미지와 다르게 선희는 순종적인 캐릭터에요.
선희의 순종적인 모습이 저한테도 분명 있어요(웃음). 그런 모습을 단지 그동안 못 보여드린 거예요(웃음). 선희를 잘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 앞섰지만, 사람들이 내가 맞지 않는 옷을 입었다고 생각할까봐 걱정을 했어요. 그래서 캐릭터 연구를 하면서 선희의 외모나 사람을 대하는 태도, 몸가짐을 많이 고민했죠. 실제 마트에 있는 분들은 굉장히 단정하고 화장도 곱게 하고 있어요. 그래서 영화 속 선희를 제외한 다른 인물들은 단정한 모습을 하고 있어요. 하지만 선희는 제가 가진 기존의 이미지 때문에 단정하고 깔끔한 모습의 캐릭터로 설정하면 오히려 어중간한 모습이 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감독님과 이야기해서 짧은 아줌마 파마머리를 하고 앞머리를 내렸죠. 화장도 안 한 상태에서 기미만 그려 넣었어요. 선희는 평소에도 조금 구부정한 자세를 하고 있고 다른 사람 눈을 제대로 못 쳐다봐요. 그런 설정도 가미한 거죠. 역할과 안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들을까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그런 이야기를 안 들어서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영화 속에서 정말로 피곤하고 지친 것처럼 보였어요. 칭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요(웃음).
칭찬이에요(웃음).

영화를 이끌어가야 된다는 부담감도 컸을 것 같아요.
부담을 많이 느꼈어요. <카트>는 선희의 감정과 행동이 타당성을 갖지 못하면 공감하기 어려운 영화거든요. 그래서 선희의 내면 성장을 잘 그려내야 된다는 부담감이 있었죠. 반면 이제껏 많이 보지 못했던 모습을 보여드린다는 자신감도 있었어요.

캐릭터를 표현함에 있어 어떤 부분에 가장 중점을 뒀나요?
선희가 가진 모성애와 정직함이요. 선희는 마음 약한 사람이에요. 보통 엄마인거죠. 대부분의 보통 엄마들이 착하고 정직하고 성실해요. 세상을 몰라서 두려운 것도 너무 많고요.

선희가 순종적인 비정규직 직원에서 점차 자기 목소리를 내는 노조위원장으로 변하는 과정은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나요?
선희의 변화가 자연스러워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선희가 변하는 시점을 특별히 계산하면서 연기하지는 않았어요. 노동운동을 한다고 해서 선희가 갑자기 자신의 성향을 모두 버리고 투사가 될 수는 없잖아요. 그런 부분을 조심하면서 최대한 현실적으로 선희의 변화를 과하지 않게 표현하려고 했어요. 다행이었던 건 대부분의 촬영을 순서대로 진행했다는 거예요. 촬영을 하면서 시간에 따라 자연스럽게 선희처럼 마음이 변하고 동요했어요.

마트 안에서 다 함께 투쟁하며 공연 하는 장면처럼 <카트>는 그룹 신이 많아요. 촬영하면서 배우들끼리 많이 친해졌을 것 같아요.
분위기 자체가 너무 따뜻했어요. 촬영하는 동안 동지애가 실제로 있었어요. 다들 정말로 그렇게 선하게 웃고 서로를 따뜻한 눈으로 바라봤어요.
선희가 혜미(문정희)에게 전화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어요. 연기할 때는 전화기를 붙들고 혼자 감정을 잡아야 했을 텐데 힘들지는 않았나요?
공중전화 박스 같은 감정 신들은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눈물을 흘리면서 읽었던 신들이에요. 그래서 감정을 잡는 것이 힘들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펑펑 울지 않도록 감정을 조절하려했어요. 그리고 <카트>로 문정희와 처음 만났는데, 작업 기간 동안 많이 친밀해졌어요. 그러다보니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선희와 혜미의 감정이 염정아와 문정희 사이에도 쌓인 것 같아요. 제가 나오는 신을 먼저 촬영했는데, 문정희가 리허설 중에 ‘혜미야, 나야 선희’라고 말하는 제 목소리만 들어도 눈물이 날 것 같아서 그만 듣겠다고 했대요. 그 정도로 서로에 대한 감정이 쌓여 있었던 거죠.

아들 태영의 이야기가 뒷받침돼서 <카트>의 이야기가 더 쉽게 공감되는 것 같아요. 경찰서에서 선희와 태영의 갈등이 해소되는 장면은 그래서 선희의 변화를 잘 보여주고요.
선희는 그동안 자신 혼자 직장에서 부당한 일을 겪고 있는 줄 알았는데 아들도 밖에서 똑같은 과정을 겪고 있다는 걸 알게 된 거죠. 선희가 편의점 사장한테 하는 이야기는 선희가 회사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일 수도 있어요. 시나리오에도 그 장면이 굉장히 잘 표현돼 있었어요. 경찰서 장면은 매우 중요한 신이라서 장소를 바꿔서 재촬영하기도 했고요. 시나리오에는 선희가 경찰이 이미 도착해 있는 편의점으로 태영을 찾아오는데 장소를 경찰서로 바꾸면서 몇 가지 설정들을 조금 바꿨어요. 그 장면을 처음 촬영했을 때 명필름 대표님, 감독님, 저, 모두가 아쉬워했거든요. 그래서 그 장면을 다시 찍었어요. 연기를 잘 해냈는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힘을 주고 싶었던 신이에요. 무작정 울면서 연기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감정 수위를 조절하는 것이 굉장히 힘들었어요. 감독님도 저도 그 부분을 조금 헷갈려 했어요. 선희가 그런 상황에서 편의점 주인에게 그런 말을 내뱉고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부들부들 떨리더라고요. 여러 가지 시도를 전부 다 해봤어요. 그리고 감독님이 지금 영화에 나오는 장면을 선택한 거죠.

흑석동 벽 장면은 어떻게 그렇게 높고 큰 벽을 구할 수 있었는지 신기하더라고요.
더 신기한 것은 그 벽을 사이에 두고 위로는 새로 지은 아파트가 있고 밑에는 선희가 사는 집 같은 작은 집들이 있다는 거예요. 사실 그 장면도 여러 번 찍었어요. 얼굴 클로즈업도 촬영했는데 마지막에 풀숏으로 촬영하게 됐죠. 저는 클로즈업보다 풀숏이 좋더라고요(웃음). 풀숏 안에서 감정을 드러내 보이고 싶었어요.

물대포 장면은 많이 고생하면서 촬영했을 것 같아요.
물대포 장면은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부터 엄청 고생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겁을 많이 먹었어요. 그런데 막상 촬영하는 날은 힘들다는 생각이 안 들었어요. 사건 진행 순서대로 촬영하다보니 물대포 장면을 촬영할 때는 이미 제 자신이 선희가 되어 있었어요. 저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였고요. 인물들의 감정을 그대로 가지고 싸웠기 때문에 물이 아프다거나 춥다는 생각은 안했어요. 다들 ‘더 쏴 주세요!’ 하면서 촬영했어요(웃음). 촬영이 끝나고 나서야 조금 힘들었어요.
다들 열정이 남달랐나 봐요.
제 신을 촬영하고 있으면 다들 본인 촬영이 아닌데도 모니터를 보면서 울고 있는 거예요(웃음). 여자들이어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동료 배우들의 그런 모습이 연기하는데 도움이 됐나요?
그럼요. 몰입하는데 옆에서 호응하는 것만큼 도움 되는 것이 없죠.

가장 도움을 받은 장면이 있다면요?
같이 촬영했던 단체 신들은 전부 도움 받았다고 생각해요. 조합원들을 연기한 분들이 정말 대단해요. 모두 연극배우인데 한명 한명이 연기를 너무 잘해요. 어떻게 그분들을 캐스팅하는 것이 가능했는지 모르겠어요. 작은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참여해줘서 굉장히 고마워요.

마트에서 직원들이 자기소개 하는 장면은 실제 마트에서 일하는 분들이 촬영한 것인 줄 알 정도로 사실감 있더라고요(웃음). 촬영이 끝나고 다 같이 회식할 기회도 많았나요?
저만 집이 동탄이어서 매일 출퇴근을 했는데 다른 분들은 매일같이 숙소에서 술을 마셨다고 하더라고요. 에브리 나잇(웃음).

현장에서 직접 나서서 청소도 먼저 했다면서요.
누구를 위해서 청소한 것이 아니라 제가 있는 공간이 항상 쾌적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청소한 거예요(웃음). 사실 청소는 몇 번 안했어요. 후배들이 제가 청소를 시작하니까 깜짝 놀라면서 다음부터 자기들끼리 당번 정하고 조를 짜서 청소하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반질반질한 곳에서 생활했어요.

출연진 대부분이 여배우들인데 서로 더 예쁘게 보이려는 기싸움은 없었나요?
<카트>는 전혀 그런 일이 없었어요. 배우들 모두 아침에 운동복을 입고 와서 촬영을 시작했거든요(웃음). 분장도 시간이 아무리 많이 걸려도 10분에서 15분을 넘지 않았어요(웃음).

촬영장 분위기도 다른 촬영장과 조금 다르지는 않았나요?
여자들이 많으면 편하죠(웃음). 식사, 촬영, 휴식, 모두 가릴 것 없이 너무 편했죠. 다양한 연령대가 모였는데 여자들이 워낙 많다 보니 대기실을 나누어 썼어요. 큰 분장실과 작은 대기실이 있었는데 저는 연세가 조금 있으신 분들을 모시고 작은 방에 있었어요. 제가 연령대가 중간이거든요(웃음). 그리고 큰 방에는 문정희를 비롯한 젊은 친구들이 있었어요. 사실 문정희도 작은 방에 있어야 되지만요(웃음). 젊은 친구들이 있는 방은 너무 화기애애하고 시끄러워서 오래 있지는 못했어요(웃음). 심심하면 큰 방에 갔다가, 피곤하면 작은 방에 갔다가, 하면서 방을 옮겨 다녔어요.
김강우도 있잖아요.
김강우는 현장에서만 보고 얼굴을 거의 못 봤어요. 아무리 들어오라고 이야기해도 대기실에 못 들어오고 늘 밖에 있더라고요(웃음). 날씨가 굉장히 추운데도 밖에서 서성이거나 차 안에 있었어요.

촬영할 때 많이 추웠나봐요.
정말 너무 추웠어요. 마트 세트를 용인에 지어서 촬영했는데 주위에 산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건물만 덩그러니 있어서 굉장히 추웠어요. 그런데도 김강우는 밖에 있었어요(웃음).

그래서 특별출연인가 보군요(웃음). 그러고 보니 영화 속에서 선희의 남편 이야기는 잘 안 드러나요.
남편은 공사장에 있어요. 영화 초반에 ‘아빠가 이번에는 섬에 갔으니까 몇 달 걸릴 거야’라는 대사가 있어요. 공사 건수가 생기면 지방에 내려가서 공사가 끝날 때까지 몇 개월씩이고 안 올라오기 때문에 거의 부재인 거죠(웃음).

딸로 출연한 김수안이 연기를 너무 잘하더라고요.
연기 너무 잘하죠? (웃음) 정말 깨물어 주고 싶어요(웃음). <숨바꼭질>에도 출연했는데 영화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더라고요. 이틀 정도 현장에 왔는데 꼬맹이가 장난이 아니에요. 목소리도 너무 귀엽고요.

요즘 아역들은 옛날하고 다르죠?
어휴, 부러워요. 재능을 타고난 아이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요즘 신인들은 다들 연기도 굉장히 잘해요. 저희 어렸을 때는 누군가에게 자신을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익숙지 않았는데 요즘 아이들은 자신을 너무 편하게 드러내잖아요. 아마도 그런 모습이 연기에도 묻어나는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은 굉장히 부러워요.

도경수가 아들로 출연했는데 아이돌이 연기하는 것에 선입견이나 걱정은 없었나요?
도경수가 연기를 한 번도 안 해봤다고 해서 처음에는 조금 걱정했어요. 더군다나 <카트>는 진지한 영화잖아요. EXO를 잘 몰랐기 때문에 도경수의 ‘으르렁’할 때의 표정만 생각했거든요(웃음). 노래할 때 눈 찡그리면서 끼 부리는 표정이요(웃음). 그런데 실제로 만나서 대본 연습하는 걸 보고나서는 도경수가 맡은 바 잘하겠다는 믿음이 생겼어요.

연기를 직접 가르치면서 도와주기도 했나요?
저는 안했어요. 감독님이 도경수 옆에 붙어서 계속 디렉션을 주셨어요. 저는 편하게 해줘야 연기를 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편하게 해주려고 했어요.
본인의 아이가 도경수처럼 잘 자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면서요.
외모를 말한 건 아니에요. 도경수는 22살의 남자 아이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인격을 참 잘 배운 것 같아요. 같이 생활을 해보면 누가 억지로 가르쳐서 행동하는 아이들은 금방 티가 나거든요. 그런데 도경수는 그렇지 않았어요.

요즘 도경수의 인기를 몸소 느끼겠어요(웃음).
요즘 실감하고 있어요(웃음). 부산영화제에서 <카트>를 상영했는데 선희가 태영을 때리자 도경수 팬들이 마치 본인이 맞은 것처럼 엄청 놀라더라고요. 저도 깜짝 놀랐어요. EXO를 잘 몰랐는데 인기가 그 정도인지 그때 알았죠. 예전 H.O.T. 정도의 인기를 생각하고 있었는데(웃음), EXO는 지금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잖아요. 어휴, 깜짝 놀랐어요.

그래도 편의점 사장을 연기한 김희원보다는 나은 편이죠(웃음). 영화에서 태영을 엄청 때리잖아요.
저도 영화를 보다가 깜짝 놀랐어요. 아이를 어떻게 그렇게 때릴 수 있는지(웃음). 그리고 저는 엄마니까 상관없어요. 때리고 바로 미안하다고도 했고요(웃음).

전에도 여성 감독과 작업한 경험이 있나요?
<내 생애 최악의 남자>를 여성 감독님이 연출했어요. 촬영할 때는 그냥 감독과 배우의 관계에요. 연출하는 방식은 성별이 아니라 성격 때문에 달라지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부지영 감독님은 굉장히 꼼꼼하고 말을 조용하게 하는 스타일이에요. ‘컷’ 소리 같은 것도 굉장히 조용하게 이야기해요(웃음). 또 조그만 부분까지 디렉션이 많고요. 그런 것들이 조금 불편하기도 했지만 한 번도 서로 부딪히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서로 잘 조율하고 맞춰 나갔죠. 아침마다 분장실에서 당일 찍을 신을 미리 이야기하고 촬영에 들어갔어요.

앞으로 준비하고 있는 작품이 있나요?
아직 결정된 것은 없어요. 새로운 작품을 기다리고 만나는 것이 항상 기대돼요. 특별히 하고 싶은 작품이 있지도 않아요. 이번에는 또 어떤 작품을 만날 지 생각하는 것이 즐거워요.

요즘은 많은 여배우들이 액션 연기도 하는데 액션에 도전할 생각은 없나요?
액션만 못해요(웃음). 키가 커서 운동 신경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액션은 못해요(웃음). 몇 미터 이상 뛰지도 못하고 겁도 많아요. 깡은 있는데 체력이 안 돼요(웃음).

2014년 11월 4일 화요일 | 글_최정인 기자(무비스트)
사진_김재윤 실장(studio ZI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