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민중사

이라크 정부군 반격 능력에 의구심 증폭

참된 2014. 6. 18. 01:28

 

<이라크 정부군 반격 능력에 의구심 증폭>

군 조직 당시 바트당 배척으로 우수 인력 제외

부패·훈련 부족·종파 갈등 등으로 사기 저하

 

(두바이=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이라크의 이슬람 수니파 급진 무장단체가 북부 제2의 도시 모술을 장악한 지 17일(현지시간)로 1주일이 지났다.

파죽지세로 남하하는 수니파 무장세력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에 밀려 이라크 정부 군경은 허둥지둥 도망치기에 바빴다.

사담 후세인의 바트당 잔당 세력과 다른 일부 수니파 무장단체를 규합한 ISIL은 지난 1주일간 모술이 있는 니네바 주는 물론 인근 키르쿠크 주와 살라후딘 주, 디얄라 주의 일부를 장악하고 바그다드 북부에서 정부 군경과 대치 전선을 형성했다.

 

안바르 주의 주도 라마디 일부와 팔루자 전체 역시 올해 초부터 초부터 ISIL이 장악한 상태다.

이라크의 국방과 치안을 담당하는 정부 군경 인력은 군인 28만 명을 비롯해 93만 명에 달한다.

이 같은 수적 우위에도 이라크 정부군에 만연한 부패와 사기 저하 분위기로 이슬람 수니파 반군에 대한 반격 능력에 대해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이라크 정부군이 무능한 조직으로 전락한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후세인 축출 후 군 조직을 새로 만들면서 잘 훈련된 바트당 출신을 배척한 데 있다.

후세인 정권 시절 잘 훈련된 바트당 출신 인사들은 대부분 서부와 북부의 수니파 밀집 지역에서 무장단체로 흡수됐고 그 일부는 ISIL의 이번 봉기에도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조직 안에 만연한 매관매직과 같은 부패 관행도 군경을 무능한 조직으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두 번째로 미군이 2011년 말 급하게 철수하면서 이라크군을 제대로 훈련시키지 못한 점도 정부군의 무능을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략국제연구센터의 앤서니 코르데즈먼은 "미군 일부가 애초 2년 정도 더 있으면서 이라크군을 훈련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시아파 급진 세력의 반대 등으로 훈련 요원의 잔류 없이 전원이 예정대로 2011년 12월 철수를 완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군 철수 이후 이라크 전역에서 수니파와 시아파 사이의 갈등에서 비롯된 테러가 이어지면서 군경 조직의 사기도 상당히 저하됐다.

반면 알카에다 이라크 지부가 발전한 ISIL은 인접국 시리아 내전에 반군으로 참전해 전투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ISIL은 그 잔인한 공격 수법 등으로 올해 초 알카에다에서 최고지도자 아이만 알자와히리에 의해 퇴출된 이후에도 시리아 내전에서 발을 빼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시아파인 누리 알말리키 총리의 억압 정책에 따른 수니파의 중앙정부에 대한 반감도 군경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특히 반군이 득세한 서부와 북부 지역에서 시아파 군경 가운데 상당수가 군복이나 경찰복, 무기를 버리고 도망치기에 바빴고, 반대로 일부 수니파 군경은 ISIL에 합류하기도 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영국의 리스크평가 기관인 AKE그룹의 중동 정세 분석가 존 드레이크는 "정부 군경이 사태 초기 도망치기에 바빴던 가장 이유는 낮은 사기와 ISIL의 잔인함에 대한 공포, ISIL의 위세에 대한 인식 등을 들 수 있다"고 말했다.

 

hyunmin623@yna.co.kr     2014/06/17 22:5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