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약속

'약자들의 버팀목' 다산인권센터 출범 20주년(2012.10.24)

참된 2014. 2. 12. 19:11

'약자들의 버팀목' 다산인권센터 출범 20주년
【수원=뉴시스】노수정 기자     등록 일시 [2012-10-24 10:24:02]  
【수원=뉴시스】노수정 기자 = 올해로 출범 20주년을 맞은 다산인권센터 활동가들이 27일 수원에서 열리는 인권콘서트 '그 사람 스무살, 인권이 웃는다'를 준비하면서 지난 23일 한 자리에 모였다. "인권에는 양보가 없다"고 말하는 이들은 이 땅의 모든 소외된 이들의 인권 증진을 위해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맞서 싸우고 있다. (사진=다산인권센터 제공) photo@newsis.com 2012-10-24

 

27일 수원서 20주년 자축 인권콘서트 열어

【수원=뉴시스】노수정 기자 = 20년 전 경기지역 최초의 인권기관으로 문을 연 다산인권센터가 성년이 됐다.

1992년 8월28일, 척박한 인권환경 속에서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에 문을 연 다산인권센터는 당시 김칠준·김동균(현 법무법인 다산) 변호사가 법률상담소내 다산인권상담소라는 이름으로 개소하면서 세상에 첫 이름을 알렸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 다산인권센터는 우리나라 인권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을 정도로 사회적 약자들에게 없어선 안 될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주로 노동문제 상담과 법률구조 등에 초점을 맞췄던 출범 초기와 달리 현재는 인권교육, 지역운동, 공권력 감시, 빈곤 등 새로운 영역으로 활동범위와 무대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

인권상담소에서 인권단체로 새옷을 갈아입으면서 2000년 지금의 다산인권센터로 명칭을 바꿨고 2002년에는 직제를 폐지하고 수평적인 활동가 체제로 전환했다. 2007년에는 지금의 매교동 사무실로 이전했다.

이 사이 다산인권센터는 거대 재벌 삼성의 노동자 감시와 산업재해에 맞서 싸웠고 평택 대추리와 쌍용차 노조 파업 현장에서는 국가폭력에 맞섰다. 자살한 의경과 차별받는 장애인, 용산 등 서민들이 내쫓기는 현장에서도 온몸을 던졌다.

가장 최근에는 용역폭력이 벌어진 안산 SJM 현장과 불의의 폭발사고로 억울한 희생을 당한 노동자들을 위해 화성 팔탄면 폭발사고 현장에도 함께 했다.

그러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고통받다 1994년 끝내 자살을 택한 김모(당시 41세)씨와 지금 이 순간도 단식 농성 중인 쌍용차 노조지부장, 송전탑 위에서 고공 농성중인 현대차 비정규직노조원 등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

다산인권센터 박진(41·여) 활동가는 "목숨을 담보로 처절하게 싸우면서 당연한 요구를 하는 것이 오늘날 현실"이라며 "실타래처럼 꼬인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늘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보람도 있었다. 인권이 사치로 여겨지던 시절부터 줄기차게 주장해온 청소년인권조례가 2년 전 경기도교육청 주도로 전국에서 가장 먼저 제정된 것이다.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인권조례를 제정하려는 움직임이 보이는 것도 놀랄만한 변화다.

순수 회원들의 회비로만 운영되는 다산인권센터는 현재 300여 명 회원 가운데 약 60%가 수도권 주민이고 나머지는 전국에 고루 분포돼 있다. 기업의 후원은 받지 않는다. 그간 센터를 거친 활동가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인권 증진을 위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센터에는 잘 알려진 박진씨 이외에도 여성운동에 관심이 많은 김경미(34·여)·안은정(32·여)씨, 환경운동가 출신 안병주(39) 씨 등 모두 4명이 상근 활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40대 후반의 평범한 주부와 병역을 거부한 20대 대학생 등 자원활동가 10명도 도움을 주고 있다.

"인권에는 양보가 없다"고 말하는 다산인권센터는 오는 27일 오후 5시 수원 삼호아트홀에서 20주년을 자축하는 인권콘서트 '그 사람 스무살, 인권이 웃는다'를 연다. 콘서트는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기념사업으로 '그 사람, 스무살'이라는 백서도 준비 중이다.

nsj@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