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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능스님 다비식이 화순 불지사에서 봉행됐다. | 노래하는 스님이자 민중가수를 알려졌던 범능스님의 다비식이 지난 15일 전남 화순 불지사에서 봉행됐다.
범능스님은 전통가락에 찬불음악을 선보이며, 네 장의 노래음반과 명상음반을 발표하는 등 생전에 남다른 음악열정을 꽃피웠다. 특히 마지막 유작앨범이 된 ‘나 없어라’는 녹음을 마치고 음반발표를 앞두고 있었다.
이날 오전 10시에 시작된 영결식에는 범능 스님의 두 동생 선용·선관스님, 동문수학을 했던 도반스님들과 지역 음악인, 불자 등 7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영결법요, 헌향·헌다, 행장소개, 범능스님 육성 노래, 조사 , 추모의 노래, 문도대표인사, 운구가 진행됐으며, 11시에는 불지사에 위치한 다비장에서 다비가 진행됐다.
지역포교사업을 같이 했던 원광스님(나주 원각사)은 “스님의 노래처럼 스님은 항상 맑은 수행자로 살려고 노력했고, 아파하는 사람들과 사회적 약자, 고통받는 중생들에게 가까이 가려고 부단히 애쓰며 살아왔다”며, “석양이 지는 노을처럼 당신의 모습을 우리에게 아름답게 불태우셨다”고 조사의 말을 했다.
마지막 음반을 함께 만든 박문옥 씨의 추도사에서 30년 전 기타 하나로 '의연한 산하'를 함께 작업했던 때가 첫 만남이라며 스님을 떠올리며, “스님은 꿈이 커서 음악 속에 한국적인 정서를 담아야하고 모던하고 진부하지 않아야 하고, 대중적이면서 종교적이어야 하고, 또 불교음악의 모범을 보여야 하듯이 욕심도 많았다"며 "음악은 수행의 하나"라고 스님을 회상했다.
조사에 이어 범능스님이 창단하며 음악을 지도했던 부루나합창단과 증심사·길상사 연합합창단의 무초의 노래가 이어졌다.
영결식이 끝나고 도반스님들에 의해 범능스님의 법구가 운반되었고, 신도들이 다비장까지 긴 행렬을 이루며 뒤를 따랐다.
다비장에 안치된 법구에 "범능아 불들어간다"라는 도제스님의 외침과 함께 거화가 진행되어 치열했던 스님의 삶과 함께 범능스님은 연기로 승화되었다.
자리를 지키고 있던 스님들과 신도들은 ‘석가모니불’을 염송하며 사바세계를 떠나는 범능 스님을 배웅했다.
한편 범능스님은 지난 6월 1일 광주지역불교활동가들과 회의를 진행하던중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져 의식불명의 상태로 있다가, 12일 오전 2시 30분에 세속 53세, 법납 20세로 입적했다. 다비식 후 수습된 스님의 유골은 스님의 수행과 음악활동이 진행됐던 불지사 곳곳에 뿌려졌다.
스님의 노래 음반은 1집 오월의 꽃, 2집 먼 산, 3집 삼경에 피는 꽃, 4집 무소의 뿔처럼이 있으며, 명상음악으로는 1집 나무아미타불, 2집 관세음보살, 3집 지장보살, 4집 신묘장구대다라니, 5집 옴마니반메훔, 6집 나무아미타불, 7집 석가모니불이 있으며, 최근 새 찬불송 앨범인 1집 ‘나 없어라’가 발표되었다.
스님의 49재는 평소 스님의 인연 있었던 사찰인 화순 불지사, 광주 문빈정사, 대전 정수사, 광주 광덕사, 화순 만연사, 서울 화계사, 광주 원각사에서 각각 봉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