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비정규직 철폐투쟁

정규직화 외면한 회사가 비정규직 죽음으로 내몰아

참된 2013. 4. 17. 20:12

정규직화 외면한 회사가 비정규직 죽음으로 내몰아

16일 분신한 기아차 비정규직, 전신3도 화상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일하던 촉탁계약직이 지난 14일 목을 매 자살한 데 이어 16일 오후 기아차 비정규직노동자가 분신을 시도하자 현대·기아차 정몽구 회장의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오후 3시경, 기아차 광주공장 사내하청분회(비정규직노조) 김 모 조직부장(36)은 공장 안에서 분신을 시도했다. 그는 자신의 몸에 붙은 불이 꺼질 때까지 "비정규직 철폐"를 외쳤다.

김 씨는 기아차 광주 사내하청 분회장에게 “가족을 부탁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두 달째 농성 중인 사내하청분회 천막 앞에서 분신하며 "내 자식한테까지 비정규직을 물려줄 수 없다"는 말을 수없이 외쳤다. 두 아이의 아빠인 김 씨의 가방에는 가족 사진과 신나 1리터가 들어있는 병이 발견됐다.

함께 천막 농성을 하던 동료들과, 재정사업으로 광주공장에서 선전전을 진행하던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함께 달려와 김 씨의 몸에 붙은 불을 소화기로 껐다. 김 씨는 상당히 오랜 시간 구호를 끊임없이 외쳤고, 불이 꺼진 뒤에도 무릎을 꿇고 구호를 외치다 구급차에 실려 1차로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실려 갔다. 그러나 전남대병원 응급실에서 기도 확보를 위한 응급처지 뒤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급하게 이송됐다.

기아차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김 씨는 "전체 44%의 화상을 입었고, 가슴부터 얼굴까지 3도 화상을 입었다. 팔의 화상이 심각해 5일 뒤 팔부터 수술에 들어간다. 병원에서 기도로 폐까지 화상을 입었는지는 정밀검사를 거쳐 3일 뒤에 알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기아차 광주공장은 62만대 증산에 따른 신규채용을 앞두고 있었다. 수 백명을 뽑는 공고를 내자 3만 2천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달 13일 금소노조 기아차지부 광주지회는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 교육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신규채용에 “사내하청 비정규직을 우선 채용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12일 기아차 지부는 5천여 명의 기아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배제하고, 서류통과자 중 25% 조합원(퇴직자 및 25년 이상 근무자) 자녀 할당과 면접점수 5% 가산점 부여, 동점자 우선 선발을 노사 합의했다. 현재 기아차 내부 채용규정에는 만 29세 이하의 나이 제한이 있어 대부분의 사내하청 비정규직의 경우 10여년이 넘는 근속년수를 갖고 있는 30대 중반인 경우가 태반이라 나이제한 29세를 넘긴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아차 광주지회는 16일 오후 긴급대의원대회를 열고 ‘△모든 회사 쪽 교육 중단 △모든 부서협의 중단 △노조, 지부, 지회, 분회가 참여하는 분신대책위를 구성 △이후 상황은 분신대책위에서 결정한다’ 등 네 가지 사항을 결정했다. 금속노조도 16일 “분신사태 해결을 위한 대책위를 구성하며, 사태해결을 위한 총력투쟁”을 예고했다.

대책위구성과 관련해 광주차사내하청분회는 정규직지부와 ‘△대책위는 금속노조와 지부, 지회, 분회가 함께 구성한다. △특별교섭을 즉각재개해 비정규직 정규직화 될 때까지 투쟁한다. △신규채용은 무효화한다.’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새벽 12시 20분, 정취근무를 마친 기아차 광주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잔업을 거부하고 농성 중인 천막 앞에서 집회를 진행했다.
[출처: 기아차 광주공장 노동자]

한편, 김 씨의 분신에 앞선 14일에는 2008년부터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사내하청 노동자와 촉탁계약직으로 일하다 지난 해 1월 해고된 사내하청 노동자가 4월 14일 밤 자택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 연이은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죽음에 현대기아차 정몽구 회장에 대한 책임론이 확산될 전망이다.

비정규직없는 세상만들기 네트워크 관계자는 “현대차는 지난 해 8월 2일 시행된 개정 파견법의 직접고용 조항을 피하기 위해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2년 동안 일할 수 있게 해주겠다며 ‘촉탁계약직’으로 전환시킨 뒤 차례로 해고시키고 있다. 기아차는 62만대 증산으로 일자리가 필요한데 10년 이상 일한 사내하청 노동자를 배제하고 신규채용을 진행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절망에 빠뜨리고 있다.”면서 “신규채용은 할 수 있어도 ‘사내하청을 정규직화하라’는 법원의 판결은 이행할 수 없다는 현대기아차 사측의 태도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죽음을 부르고 있다.”고 규탄했다.

비정규직없는 세상만들기 네트워크 “노동, 시민, 사회단체는 정몽구 회장의 탐욕이 부른 재앙을 막기 위해” 17일 오후 1시,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후 6시에는 영등포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기아차 사내하청 동지 쾌유 기원 정몽구회장 구속 촉구 촛불문화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기사제휴=뉴스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