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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일재 1주기 추모제 열려...50여명 참석

참된 2013. 3. 27. 20:13

 

故 이일재 1주기 추모제 열려...50여명 참석
"혁명이란 말이 이 시대 화두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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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     뉴스민

'사회주의 노동운동가 혁명전사'

평생을 노동운동에 헌신하다 지난해 89세로 세상을 떠난 故 이일재 선생에게 붙는 호칭이다. 24일 경북 칠곡군 현대공원 그의 묘소 앞에서 이일재추모사업회 주최로 1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아들 이정건 씨와 서울, 울산, 인천, 대구 등 전국의 사회주의, 노동운동가 50여명이 참석했다.

오세철 추모사업회 고문은 이일재 선생과 국제공산주의자대회에 동행 참석한 때를 언급하며 “당시 이일재 선생은 과거 스탈린주의자였다는 자기 고백을 하며 교조나 틀에 갇힌 것이 아닌 늘 변화하려고 했다”며 “노동자의 아래로부터의 투쟁이 단순한 조합주의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평의회를 통해 실천할 수 있다는 선생님의 뜻을 받들어 자본주의를 넘어서 공산주의 사회를 만들어 나가자”고 추도의 뜻을 전했다.

울산에서 온 안승천씨는 “혁명이란 말이 이 시대 화두가 되었으면 한다”는 짧은 추도사로 고인의 뜻을 이어나갈 것을 다짐했다.

함철호 추모사업회 고문은 “자본주의는 하루하루를 연명해나가기 바쁘고, 발전된 경제를 책임질 수 없다. 우리에게 스탈린을 뛰어넘는, 김일성을 뛰어넘는, 카스트로마저 뛰어넘는 민주주의를 장착한 평의회의 길을 따르는 것이 이일재 선생의 뜻”이라며 “우리의 특수한 이상을 보편화시키고 확산시키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해방 후 고인과 노동운동을 함께 한 동지이자 친구인 권오봉 선생은 “자네의 이념을 이어받은 동지들이 구름같이 모여 자네를 추모하는 그 광경을 보며 많은 감동을 받았다”며 “그러나 나는 더러운 생을 유지하며 박정희 딸 치하에 살게 되었네. 늘 이승만과 군사독재 하에 나누던 술잔을 새삼스럽게 올리네. 동배주 한잔 하자”고 고인을 기리는 술잔을 비웠다.

김명운 전국민족민주열사추모사업계승회 회장은 “사람을 죽이는 이 사회에서 점진적으로 설득해서 이 사회를 바꿔나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안다. 사회와 더불어 우리 스스로를 본질적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며 “동지가 가는 이 땅에서 해방이 이루어지는 그날까지 힘차게 투쟁하자”고 말했다.

이어 추모제 참석자들의 헌화가 이어졌다. 헌화에 쓰인 꽃은 흰 국화가 아닌 붉은 장미였다. 고인이 생전에 하얀 꽃을 싫어하고, 붉은 꽃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한편, 추모제를 마치고 이일재추모사업회는 총회를 열고 앞으로의 사업계획을 논의했다. 조만간 안재성 작가가 집필 중인 ‘이일재 평전’이 출간 될 예정이다.


故 이일재 약력

1923년 대구 출생
1936년 대구 혜성 보통학교 졸업
1942년 노동현장 투신, 제화공장, 화학공장 현장 활동
1946년 대구지역 공장자주관리 운동 참여, 조선노동조합전국평의회 화학노조 대구시지부 서기 활동, 전평 경북평의회 간사
1946년 9월 조선공산당 입당
1946년 대구 9.23 총파업, 10월항쟁 주도적 활동
1946년 미군정 법령 13호, 맥아더포고령 2호 위반 구속
1948년 문경탄광 파업 주도 구속
1948년 대구 팔공산 빨치산 활동, 경북지역 빨치산 정치위원
1948년 남로당 2.7투쟁으로 구속
1950년 남로당 경산군위원장
1950년 4월 23일 빨치산 활동 중 총상
1958년 한국노총 경상북도 조사통계부장
1960년 대구시지구 노동조합 연맹 조직부장, 제일모직노동조합 결성 지원
1968년 7월 남조선 해방전략당 사건 권재혁 선생과 함께 구속, 무기징역
1988년 8월 14일 가석방, 대구노동정책연구소 지도위원
1997년 민주노총 2기 지도위원, 전국현장조직대표자회의 지원 활동, 삼성 민주노조 건설 지원 활동
2002년 사회주의정치연합(준) 활동
2008년 4월 녹색병원 입원
2009년 이일재동지후원회 발족
2009년 10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남조선 해방전략당' 진실규명 결정. 재심 등 명예회복 조치 권고
2011년 1월 14일 서울고등법원 '남조선 해방전략당' 사건 이일재 선생 등 4명의 재심에서 무죄 선고
2012년 3월 24일 오후 11시 12분 별세

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