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새해를 맞이하는 노동자정당추진회의의 기본입장
1. 대선평가와 관련하여
18대 대선에서의 박근혜의 승리를, 혹은 문재인의 패배를 진보개혁진영의 패배로 간주하는 평가에 대해 분명하게 동의하지 않음을 밝혀 둔다. 추진회의는 자유주의 정치세력의 패배에 대하여 진보정치의 패배로 확대하는 최근의 평가에 대하여 심각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이러한 평가는 진보정치를 자유주의 정치의 프레임에 가두어 두는 일이다. 우리는 진보정치를 말하는 사람들이, 혹은 노동운동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이 패배를 들어 맨붕을 이야기하고 정치적 절망을 이야기하는 것에 대하여 당혹감을 금치 못한다.
이는 지금도 처절하게 싸우고 있는 대중운동과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올곧은 진보정치세력 모두를 자유주의 정치 프레임에 가둠으로써 이후 진보정치의 새로운 전망을 닫아 놓는 일이다. 이번 대선은 자유주의 정치세력의 패배이며 정권교체에 매달리면서 진보정치의 궤를 벗어난 통합진보당과 진보정의당의 패배일 뿐이다.
이미 그 토대와 기반이 엉클어진 진보정치, 노동정치는 18대 대선을 통하여 새로운 전망을 찾기 위한 노력을 전개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모아지지 않고 분열로 나타난 것은 새로운 진보정치를 갈망하고 있던 노동자들에게 매우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자기중심의 정치와 경직되고 고립적인 진보정치 운동에 대한 심각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 이미 무너져 내린 진보정치의 새 길을 열기 위해서는 큰 틀의 연대를 전제로 한 후보전술이 필요했다. 민주노총이라는 대중조직의 정치방침을 새로운 진보 정치운동의 틀로 묶기 위한 노력이 전제되어야 했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 또한 진보적 정권교체라는 어설픈 방침을 통해 대중운동과 노동자정치운동을 자유주의 정치세력에 복속시킨 것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추진회의는 대선 후보 방침이 이런 전제를 충족시키면서 수립되어야 함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으며 이러한 전제가 성립하지 못할 경우 책임 있는 투쟁전선의 구축이 오히려 중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 대선을 통해 새로운 진보정치, 노동정치를 열어가고자 한다면 이런 오류가 반복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2. 2013년 새로운 노동정치, 새로운 진보정치를 위한 기본방침
추진회의는 새로운 진보정당의 상으로 노동중심의 대중적 진보정당을 주장해왔다. 우리는 노동중심이 단순히 노동자라는 대중적 토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체제에 저항하는 노동의 가치를 중심에 놓는다는 것을 의미함을 확인해 왔다. 이는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모든 부문운동을 포함하는 진보정당을 의미한다. 우리는 2013년 이러한 진보정당을 건설하기 위한 노력을 최대한 경주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이런 진보정당 건설의 첫발이 노동자정치의 통일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새로운 노동정치, 진보정치를 꿈꾸는 모든 노동자들과 함께 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이와 관련하여 6개 조직과 수차례의 연석모임을 갖고 새로운 진보정당의 상과 경로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왔다. 우리는 이 모임을 통해 노동자정치를 통일시켜나가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우리는 노동자정치의 통일을 위해 현재 같이하지 못하고 있는 조직들과의 연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적어도 노동중심의 진보정당이라는 가치에 동의한다면 우리는 모든 세력과 함께 해나갈 것이다. 추진회의는 한편으로 노동자정치의 통일과 함께 부문운동 단체들과도 연대의 폭을 넓혀 나갈 것이다. 그 연장선에서 우리는 그동안의 진보정당운동의 오류에 대한 자기성찰이 전제된다면 장기적으로는 기존의 정당과의 연대도 닫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런 당 건설을 위한 노력이 기존 세력의 연합에만 근거하지 않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종래 노동정치, 진보정치에 대한 실패의 책임은 그 누구보다도 우리에게 있다는 점을 뼈아프게 반성하며 우리는 세력연합에 의한 당 건설을 넘어서 노동자들이 정치의 주체로 등장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을 책임 있게 전개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노동자들이 주체가 되어 지역과 현장을 결합하고 현장과 부문을 결합하는 운동이 전제되지 않는 당 건설이 구래의 진보정당운동의 오류를 반복할 것이라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추진회의는 구체적인 실천사업을 2013년 책임있게 전개해 나갈 것이다.
3. 2013년 추진회의의 실천사업
추진회의는 지역별 추진위와 산별단위의 조직체계를 갖고 있다. 추진회의는 상층의 활동이 아니라 지역과 현장에서의 활동을 통해 새로운 노동정치를 대중과 함께 실천해 가는 조직이 되고자 한다. 추진회의는 지난 11월 창립과 함께 3대 실천사업을 결의한 바 있다. 그 하나는 지역과 현장에서의 비정규직 조직화 사업의 전개이고 그 둘은 투쟁사업장에 대한 추진회의 차원의 책임 있는 연대이고 그 셋은 현장과 지역을 아우르며 노동자가 중심이 되는 지역거점 전략(이를테면 민중의 집)을 수립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사업을 통해 노동자가 주체로 선 노동자정치가 현장과 지역에 뿌리를 내려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2013년 이 3대 중점사업의 실천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현재 부산, 울산, 서울(공공)은 지역거점 사업의 하나로 민중의 집 건설을 위한 논의와 준비를 들어갔다. 광주와 인천은 이미 우리 추진회의 회원들을 중심으로 민중의 집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는 비록 그 시작이 미미할 지라도 이런 사업들을 전개하는데 2013년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아울러 추진회의는 <지역과 현장>이라는 정치신문의 발간, 지역별 노동자정치학교의 개설 등의 사업도 추진해 갈 것이다. 추진회의는 또한 1월중 전국운영위를 통한 향후 노동정치를 위한 기본방침을 수립할 것이며 이를 전체회원들이 참여하는 수련회를 통해 대중적으로 공유하는 사업도 추진해 갈 것이다. 아울러 추진회의는 노동운동의 혁신이 새로운 노동정치, 진보정치에 매우 중요한 기반임을 인식하고 민주노조운동의 혁신을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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