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비정규직 철폐투쟁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정규직 세습제, 배신행위"

참된 2011. 4. 23. 15:20

비정규직철폐연대가 실시간음악감상 이곡을 듣습니다.(출처 피엘송닷컴 http://plsong.com/home.php)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정규직 세습제, 배신행위"

현대차 정규직노조, 정규직 자녀 우선 채용 요구안 확정

조성웅 기자  참세상   2011.04.21 13:26

 

 

 

"정규직 노조가 신분세습제를 통과시켰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오늘도 본관 앞에서 힘차게 비정규직 철폐투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일 현대차지부 110차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단협 제23조(채용 및 신원보증 갱신) 개정 요구안이 확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수요 정문 집회에 참가했던 현대차비정규직지회 한 조합원이 자신의 트윗터에 올린 글이다.

 


 

비정규직 1000만 시대에 이미 정규직은 특권적 지위에 있으며 이 특권적 지위가 자녀에게까지 대물림되는 '정규직 세습제'에 대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분노는 정당한 것이다. 정규직 자녀에 대한 '가산점 부여'는 차별을 제도화하고 신분제를 공고히한다.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노조)는 수요 정문 집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현대차 비정규직 지회는 "정규직 채용 세습은 현대차 사내하청노동자들의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에 찬물을 끼얹은 반노동자적 행위이며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85명의 해고자와 550여명의 정직자들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저버리는 배신행위"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어 "단협 23조 개정안 통과는 제 밥그릇만 챙기겠다는 극단적 이기주의다. 이경훈 집행부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을 외면하지 말라"며 "노동자의 기본권과 생존권을 원천적으로 제약하는 불법적인 사내하청 구조를 박살내고 불법파견을 철폐하며 모든 사내하청노동자를 정규직화하는 투쟁에 먼저 연대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현대차지부 110차 임시대의원대회에서는 현장조직들이 공동발의한 '무급 전임자 조합비 유예 승인 요청 및 타임오프 분쇄를 위한 쟁발결의건'이 비밀무기명투표가 진행됐음에도 투표자 412명 가운데 찬성 233표, 반대 168표, 무효 1표로 가결됐다.

 


 

"다음주에 현장에 돌아간다. 작은 것부터 실천하겠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는 20일 오후 5시30분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수요 집회를 열고 "다시 한 번 현장을 조직할 것"을 결의했다.

 


 

이날 현대차는 정문 앞을 차량으로 봉쇄하고 관리자들을 동원해 인도를 가득 메웠다. 경찰은 멀찌감치 관망만 하면서 교통통제를 하지 않았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차들이 질주하는 차도로 밀려 집회를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집회를 시작하자 나타난 경찰은 뜬금없이 방송차량에 불법주차 딱지를 끊었다.

 

이날 수요 집회는 사업부별 발언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윤석원 금속대의원은 "상황이 힘들지만 가슴 속에 크나큰 분노가 숨쉬고 있다. 현장을 조직해 다시 한 번 라인을 세우고 비정규직의 힘을 보여주자"고 말했다.

 

2공장 이도한 대의원은 "해고된지 58일 됐다. 아침 출투부터 시작해 사업부 일정, 간담회, 교육, 시민선전전, 지역연대 등 참 고생들이 많다"며 "1공장에서 엔진변속기, 시트까지 하나가 돼 차를 만들고 있다. 저 차들 우리의 피땀이 안 묻어 있는 차들이 없다. 하지만 회사는 의장과 비의장을 나누고 근속에 따라 나누면서 우리를 갈라치기 하고 있다. 우리는 하나가 되어 투쟁해야 한다.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화하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트2부 박영현 대표는 "조합원, 비조합원 술자리에 간 적이 있다. 비조합원이 안쓰럽게 쳐다봤다"며 "안쓰럽게 생각하지 말자. 우리는 인생의 주체가 돼야 할 일들을 하고 있다. 정규직화 투쟁의 당사자들이다. 남에게 미루지 않는다. 스스로 한다. 어깨동무하고 흔들리지 말고 끝까지 함께 투쟁하자"고 호소했다.

 


 

3공장 김정진 대의원은 "우리의 적은 정몽구다. 내부적으로 와해되기보다는 서로 이해하고 단결해 정몽구를 향해 달려가자"고 강조했다.

 


 

엔진변속기 윤화준 대표는 "곧 있으면 현장 들어가는 동지들이 많다. 더 많이 현장을 조직해줬으면 좋겠다. 해고자들도 밖에서 할 수 있는 투쟁을 끝까지 해보자"고 말했다.

 


 

4공장 노창호 조합원은 "여러모로 힘든 정직2개월이 다 돼가고 있다. 이 힘든 시기를 우리는 훌륭히 잘 싸워왔다"며 "투쟁하는 전국의 동지들과 연대하며 투쟁의 힘을 북돋아 주고 서울 상경투쟁에서 대시민선전전과 1인시위, 지하철 선전전 등 우리의 정당함을 실천투쟁으로 알려왔다. 모든 조합원들과 함께하지 못했지만 든든한 동지들과 함께 투쟁할 수 있어 몸은 힘들어도 행복하고 가슴 벅찬 두 달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음 주면 현장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마음이 가볍지 않다. 우리에게 또 하나의 만만치 않은 과제가 놓여 있기 때문"이라며 "그 과제는 집행부가 들어서기 전 2개월 정직자가 현장에 들어가서, 움츠려 있고 얼어 있는 현장에 활기를 불어 넣고, 움추린 동지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현장을 다시 조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창호 조합원은 "현장을 조직하기 위해 작은 것부터 실천에 옮겨야 한다. 현장에서 투쟁 조끼를 입고 일하고, 동지들과 모여 함께 식사하며 하루에 한 번 동지를 만나서 이야기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같이 하지 못하지만 미안한 마음 괜찮다며 쓰다듬는 것, 이런 것들이 모여 동지들의 마음을 녹여내고 우리를 하나로 뭉쳐내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이 초석을 새 집행부가 딛고 일어설 때만이 불파투쟁 승리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지난 투쟁에서 우리는 오뚜기처럼 쓰러져도 또 일어나고, 조직해서 또 일어나서 조직하고 싸워 왔다"며 "그 힘은 동지들의 작은 실천투쟁에서부터 나왔다. 그런 작은 실천투쟁 또 다시 만들어가자"고 덧붙였다.

 


 

정규직 노조 대의원대회에서 채용 세습 요구안 확정 소식이 전해지자 실망하고 분노도 했지만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힘차게 비정규직철폐연대가를 부르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한편 현대차비정규직지회는 2개월 정직자들에 대한 선동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핵심간부들이 해고된 상황에서 조합원들을 만나고 설득하고 조직하는 일은 현장으로 복귀할 정직자들 몫이 됐다. 지침을 열심히 따르는 위치에서 이제 지침을 만들고 그것을 직접 집행해야 하는 역할이 정직자들에게 부여되고 있다.

 


 

정직자들은 주제에 맞는 선전물을 작성해보고 선동연습과 대자보도 직접 써 보면서 낯설고 힘든 일이지만 현장을 조직하기 위한 자기계획을 세워가고 있다.

 


 

불법파견 철폐 정규직화 투쟁의 향방은 선거를 통해 지도부를 다시 세워내는 것과 더불어 정직자들이 현장에 돌아가서 얼마나 현장을 움직이고 행동을 조직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현대차 정규직 지부의 타임오프 분쇄를 위한 파업 돌입 시점과 현대차비정규직지회의 지도부 건설, 3개월 정직자들의 현장복귀 시점이 맞물려 있다.

 


 

현대차 정규직 노동자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타임오프, 주간연속2교대, 불법파견 철폐 정규직화 투쟁을 분리하고 각개격파하려는 현대차 자본의 공세에 맞서 이 투쟁들을 하나로 연결하고 돌파구를 찾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기사제휴=울산노동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