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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년가' '닐리리야' 와는 다른 진짜 민요이야기

참된 2009. 5. 11. 19:19
'풍년가' '닐리리야' 와는 다른 진짜 민요이야기
 

민중의소리 | 기사입력 2006.11.21 19:48

 


지난주까지 노래모임 '새벽' 이야기를 했었죠. 대학이 아닌 민주화운동 안에서 문화운동으로서의 노래운동을 시작했던 '새벽' 에 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오늘부터 들려드릴 노래는 '민요연구회' 혹은 민요운동의 성과라고 할 수 있는 노래들인데요.

그 당시 학생 혹은 지식인대중들에게 있어서 민요는 불편한 노래였습니다. 이들은 이미 서양음악에 익숙해진 세대였습니다. 1930, 40, 50년대..특히 30년대에는 놀랍게도 트롯트보다 민요가 훨씬 편한 노래였습니다. 트롯트가 얼마나 쉽고 편한 노랩니까? 하지만 그 당시는 늘 민요가 있었던 사회였기때문에 민요는 배우지 않아도 저절로 할 수 있는 노래였다면 트롯트는 일본으로부터 들어온 최첨단 새련된 노래였습니다. 1960, 70년대에 오면 그 세대들이 다 끝납니다. 그렇게 민요가 익숙했던 사람들이 노인이 되버렸습니다. 80년대의 젊은 친구들은 이제 민요가 불편합니다. 민요를 갑자기 배우려면 굉장히 힘들죠. 따로 배워야되는 불편한 노래였습니다.

그래서 민요운동을 한다는 것은 분명히 우리것을 가르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의 현재 취향에 기댈 수 없는 대중의 자발성에 기대할 수 없는 운동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로지 대중들의 민족주의적 의식에 의해 노래를 열심히 배우고 그것에 기대어서만 활동할 수 있는 그런 운동이 민요운동이었습니다.

오늘 들려드릴 첫 곡은 '둥당에 타령' 이라는 노래인데요.

여러분은 '민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노래가 어떤 노래인지요? 흔히 '아리랑' 을 생각하시죠. '도라지'. '닐리리야', '
풍년가' 이런 노래들요. 이런 노래들은 소위 전문 연예인들이 부르는 노래였습니다. '유행민요' 라고도 하는데요. 어떤 지역에 뿌리를 박고있는 노래라기 보다는 전문적으로 노래와 기예를 팔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불렀던 노랩니다.



△ 민요연구회4집-첫새벽

하지만' 민요연구회' 등의 당시 민요운동은 그 민요로 고착돼 있는 우리의 사고방식을 깨자는게 아주 중요한 목표였습니다. 진짜 민요의 뿌리는 일하면서 부르는 노래 즉 노동요 혹은 의식을 위해서 부르는 노래, 놀이를 하면서 부르는 노래, 아니면 해당 지역에서 특별한 기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토착적으로 그 마을에서만 부르는 노래들이 진짜 민요라고 생각을 한겁니다.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그야말로 학교에서나 방송에서도 가르치지 않는 민요들말이예요. 삶과 생활과 함께 있는 노래를 민요라고 생각한 겁니다.

원래 민요운동 그리고 '민요연구회' 의 뿌리는 마당극운동입니다.

70년대에 탈춤 마당극운동이 있었는데 마당극운동을 했었던 사람들이 80년대에 와서는 여러장르로 분화가 되죠. 이 당시 제가 기억하는 것 중에 굉장히 재미있는 여러가지 실험들이 있었는데요. '
진도아리랑' 을 부르면서 마치 '꼭지점댄스' 를 추듯이 삼박자춤 같은걸 추고 그랬습니다. 탈춤 사위의 원형을 응용한 이런 방식의 춤이 유행하기도 했죠. 탈춤체조라는 것도 유행했습니다. 우리가 왜 어어로빅만 해야되는냐 생각하면서 탈춤동작을 응용해서 체조를 만들어서 보급도 했습니다. 70년대의 마당극운동이 이후의 문화운동을 만드는 굉장히 중요한 보고가 된 셈이구요. 그 중의 하나가 바로 민요운동이었습니다.

민요운동을 처음 주창하고 끌어나갔던 사람이 류인렬이라는 분입니다. 현재는 시민방송에 계십니다. 마당극을 연출도 하고 직접 대본을 쓰기도 했었는데요. 1980년대 초반에 '판놀이
아리랑고개' 라는 마당극을 연출했었습니다. 82년즘부터 슬슬 후배들을 모아서 작업을 시작, 84년에 '민요연구회' 라는 단체를 결성했습니다. 교사, 시인, 국악과 학생 들을 모아서 민요를 새롭게 계승하고 발굴하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합니다. 83년에는 대학에 민요반을 만들었습니다. 후배들을 추동해서 서울대 민요반을 만들고 이런 기세로 여기저기 대학에서 민요반들이 만들어졌습니다. 85년. 86년경에 만들어진 대학노래패들은 민요반과 노래패를 겸한 노래들이 꽤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기타도 치고 북도 치고 하는거죠.



△ 류인렬씨가 조직위원장을 맡은 '오랜 미래음악 축제' 공연모습

이런 흐름속에서 '둥당에 타령' 을 들어보시겠는데요.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유행민요들에 비해서 삶의 애환이 진솔하게 들어있습니다.' 둥당에 타령' 은 줄거리가 있는 서사민요는 아니지만 가사를 들어보면 당시 사람들의 삶이 머리속에서 그려집니다.

'둥당에 타령' 듣기

그 당시 강습을 했던 노래중에서 '등짐 노래' 의 가사를 볼까요? "바늘같은 허리에다 태산같은 짐을 지고 이 고개를 어이 넘을꺼나" 또 '비타령' 의 가사를 보면 정말 기가막힙니다. "어디를 갔다 이제 왔나 옥중 춘향이 임 만난듯 7년대한에 단비로세" "비를 맞아도 나는 좋고 밥 아니먹어도 배가 불러" 이런 가사들은 일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에서는 못 나오는 가사죠. 지금 들으실 '점아점아 콩점아' 라는 노래는 역시 민요연구회에서 열심히 발굴해서 퍼뜨린 노래중의 하나입니다.

'점아 점아 콩점아' 듣기


/ 지금은 노동자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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