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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원 4인 기륭 단식농성장 찾아 이정희 의원 "곧 다시 오겠다"

참된 2008. 8. 2. 17:38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단식농성장을 찾은 박영선, 이정희, 김상희, 조배숙 의원
ⓒ 민중의소리 전문수 기자
 
 

여성의원 4인 기륭 단식농성장 찾아

이정희 의원 "곧 다시 오겠다"

 

박유진 기자  libero1990@naver.com    민중의 소리
 

기륭 단식 농성장에 지지방문 온 이정희, 김상희 의원
ⓒ 민중의소리 전문수 기자

4명의 여성의원들이 31일 오후 단식 51일째를 맞은 서울 금천구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단식농성장을 찾았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과 김상희, 박영선, 조배숙 민주당 의원은 이날 단식중인 김소연 기륭전자 분회장을 지지방문 한 뒤 최동렬 기륭전자 회장을 면담하려 했으나 면담은 무산됐다.

농성장을 지키던 조합원들은 지지방문을 온 의원들에게 "(이 날 아침) 회사에 출근한 최 회장이 정문 앞에서 조합원들의 팔을 꺾고 폭언을 하다가 사원들이 말리는데도 말리는 사람까지 발로 차는 등 행패를 부렸다"고 상황을 전했다.

의원들은 단식 중인 노조원들을 만나기 위해 보기에도 아슬아슬한 사다리를 올라 천막이 쳐진 옥상으로 올라갔고, 뼈만 앙상히 남은 김소연 분회장을 보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 자리에서 김소연 분회장은 "(홍준표 의원측이) 교섭할 때 기륭전자 회장만 불러서 얘기를 했는데 저희와 같이 얘기했다면 (교섭 결과가) 좀 달랐을 것이다"면서 "예전에 폐기된 내용을 교섭 결과로 받아들일 수는 없고, 지금으로서는 아쉬울 뿐"이라고 밝혔다.

이에 김상희 의원은 "여성의원들이 힘이 돼야 하는데 죄송하다"며 "최 회장, 노동부, 여당이 자기들끼리 대안이라고 내놓은 것인데 성실하게 다시 (교섭) 하도록 요청해보겠다"고 답했다.

최 회장이 오전에 회사에 들렀다는 얘기를 전해들은 의원들은 최 회장을 면담하려고 했으나 사측은 40분 이상 "연락해보겠다"는 말만 되풀이 하다가 "이미 퇴근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의원들은 회사 정문 앞에서 따가운 햇빛을 고스란히 받으며 기다리고 있었다.

몇 번의 연락과 기다림 끝에 나온 사람은 이진성 이사. 그는 "회사도 나름대로 (중재를 위해) 많은 제안을 했다"면서 "(농성중인 비정규 노조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면담 요청을 하고 답변을 기다리는 동안 20명이 넘는 기륭전자 직원들이 회사 앞으로 나와 의원들을 경계했다. 처음 경비에게 연락을 받고 나온 총무과 직원은 "직원들이 왜 나왔는지 나도 모른다. 나는 단지 비서실에 연락을 해서 상황을 보고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직원들 중 누군가가 "(국회의원들이) 나랏일에 바쁘실 텐데 여기까지 왜 오셨냐"고 말하자 김상희 의원이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의 문제고, 이것도 굉장히 중요한 나랏일이다. 우리는 지금 나랏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약없는 회장 면담 약속을 뒤로 하고 기륭전자 농성장을 떠나는 의원들은 쉽사리 발을 떼지 못했다. 이정희 의원은 마지막까지 천막 농성장에서 눈을 떼지 못하며 "곧 다시 오겠다"는 말을 남겼다.

기륭 비정규직 단식농성장을 찾은 박영선 의원
ⓒ 민중의소리 전문수 기자

기륭전자 회장을 면담하려고 했던 의원들이 갑자기 나온 기륭전자 직원들과 얘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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