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장소의 ‘대관 취소’에 이어 이번에는 ‘홍보 금지’다. ‘도깨비 난장’으로 전국 순회공연을 펼치고 있는 신명은 오는 25일로 예정된 광주 공연의 장소를 바꿨다. 공연 외의 홍보나 무대설치 등에 대한 규제가 너무 심해 공연을 원활이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명측은 “오는 25일 광주시민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공연을, 장소를 바꿔 옛 도청 앞 주차장 광장에서 펼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신명은 지난달 광주시민회관에 장소 대관을 신청했다. 이에 광주시민회관 측은 장소는 허가는 했으나 안내문을 통해 ‘공연외의 구호, 슬로건, 현수막, 피켓 등의 홍보와 설치물 규제’를 통보했다.
신명의 ‘도깨비 난장’은 시청 비정규직 문제와 광주시 표현의 자유 탄압을 다룬 마당극. 시대의 현안과 행정당국의 문제를 주제로 공연하는 작품에서 시위자들이 사용하는 현수막과 피켓은 중요한 소품이자 무대 장치이다. 이러한 설치물을 금하는 것은 공연의 내용을 규제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게 신명측의 판단이다.
신명의 박강의 대표는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 입장인데 오히려 이 번 공연을 통해서 몸싸움 등의 문제가 또 불거질 것 같아 아예 장소를 변경했다”며 “이번 사태를 시작으로 지역 예술단체들이 문예회관 등의 공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시민단체들과의 연대해 공공시설의 사용에 대한 공청회와 토론회를 준비하려 한다”고 말했다.
놀이패 신명은 지난 8일부터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전국공공운수연맹과 함께 문화예술 표현의 자유보장과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도깨비 난장’(박강의 작/연출, 강혜림 안무)의 전국 규모의 순회공연을 서울, 경기도, 경남, 울산 등지에서 펼치고 있다. 강련경 기자 vovo@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