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불안한 외출’ 30회 후쿠오카 아시아 영화제 그랑프리 수상
“표현의 자유 침해 한국 현실에 일본도 우려… 국가폭력 문제제기 영화 계속 만들겠다”
발행 2016-07-11 16:30:45
수정 2016-07-11 16:30:45
영화 ‘불안한 외출’로 30회 후쿠오카 아시아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김철민 감독ⓒ김철민 감독 페이스북
국가보안법에 의해 파괴당한 윤기진 황 선 부부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불안한 외출’(감독 김철민)이 10일 폐막한 ‘제30회 후쿠오카 아시아 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부문 대상인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김철민 감독은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통해 “기대 밖의 큰 상인 ‘그랑프리상’을 받게 되어 정말 기쁘다. 영화제측에서는 ‘불안한 외출’을 보고, 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우려하고 있다. 국가보안법 문제를 해결하기위해서는 전체 아시아인의 관심과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한국과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이 영화가 상영되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며 “‘불안한 외출’이 만들어지고 상영될 수 있게 도움을 주셨던 후원인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도 부당한 국가폭력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과 지난해 제20회 서울인권영화제 초청작으로 관객과 영화계의 호평을 받은 영화 ‘불안한 외출’은 지난해 12월 많은 이들이 개봉비 모금을 펼치는 등 노력한 끝에 극장 개봉을 통해 대중들을 만나는 등 관심을 모았다.영화 ‘불안한 외출’ⓒ영화 ‘불안한 외출’ 스틸컷
영화는 학생운동을 이유로 10년간의 수배생활과 5년의 감옥생활을 했고, 수배 중에 결혼을 해 두 딸도 낳았지만 가족과 함께 살지 못했던 윤기진 씨와 재미동포 신은미 씨와 함께 통일을 주제로 열었던 토크콘서트를 수구세력들이 이른바 ‘종북 콘서트’라 몰아세우며 공격을 받아야 했던 황선 씨의 삶을 다루고 있다. 국가보안법이라는 족쇄 때문에 마치 ‘불안한 외출’처럼 위태로운 일상을 이어가야만 했던 부부의 삶을 진지하면서도 재미있게 전달했다. 국가보안법이 과연 무엇인지, 국가보안법이란 괴물이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 지 잘 보여준 다큐멘터리다.
영화 ‘불안한 외출’이 그랑프리를 수상한 ‘후쿠오카 아시아 영화제’는 ‘나라야마 부시코’(1983)와 ‘우나기’(1997)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일본의 세계적인 감독인 이마무라 쇼헤이가 지난 1987년 만든 영화제다. ‘후쿠오카 아시아 영화제’는 아시아 영화들의 동향을 살펴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아시아 영화 교류의 장으로 평가 받고 있다. 초청작 선정에서 상영에 이르기까지 모두 시민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기획,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열린 제29회 일본 후쿠오카 아시아 영화제에선 영화 ‘다이빙벨’이 그랑프리를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