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노조원들이 22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대형마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과 애환을 다룬 영화 <카트>의 시사회가 끝난 뒤 영화와 현실의 작업 현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김진숙·정미화·김효선·최상미·오경복 조합원.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
영화 ‘카트’ 본 마트 노동자의 소회
스크린 밖 노동자들이 영화 속 노동자들과 함께 울었다. “어쩌면 이렇게 한 편의 영화가 내 삶을 고스란히 얘기할 수 있을까요.” 대형마트 9년차 계산원 김효선(35)씨가 울먹이며 말했다. 22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카트> 시사회를 찾은 관객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눈물을 펑펑 쏟는 이들을 지나쳐 갔다.
‘오늘 나는 해고되었다’라는 카피를 단 영화 <카트>는 ‘더(the)마트’에서 일하다 하루아침에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싸움과 노동조합 설립 과정을 담았다. 2007년 이랜드그룹으로부터 정리해고를 당했던 홈에버 노동자들의 510일 장기파업이 시나리오의 뿌리다. 지난해 3월 노조를 만든 뒤 1년6개월여 만인 이달 초 임금인상안 잠정합의를 이끌어낸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홈플러스노조 조합원 5명에게 영화는 현실 그 자체였다.
영화 속 노동자들은 일방적 정리해고 통보 뒤 노조를 만든다. 김씨 등이 속한 홈플러스노조는 서울 영등포점 사내 영화동아리에서 만난 ‘피티’(PT·파트타임 비정규직)들이 모여 서로의 애환을 나누다 시작됐다. 인격적으로 무시당하기 일쑤인 환경은 이들을 더욱 끈끈하게 묶었다. 영화 속 대사처럼 단순노동을 하는 ‘투명인간’ 취급을 받지만 해가 바뀌어야만 100~150원 오르는 시급이 이들이 기대할 수 있는 전부였다고 한다.
홈에버 노동자 해고 다룬 영화 현실과 똑같은 모습에 눈물 흘려 7년차 노조 지부장 정씨
“아들뻘 관리직이 반성문 쓰게 해” 10년차 노조 지부장 오씨
“노조 설립 때 정말 두려웠어요” 7년차 노조 지부장 최씨
“인간적 대우 받으며 일하고 싶어”
영화 ‘카트’ |
영화 ‘카트’의 한장면. 사진 씨네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