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지회

삼성전자서비스지회 1주년, “1만 노동자 조직화 나설 것” 지난해 7월 노조 결성 후 2명의 열사, 45일간의 파업

참된 2014. 7. 16. 05:01

 

삼성전자서비스지회 1주년, “1만 노동자 조직화 나설 것”

지난해 7월 노조 결성 후 2명의 열사, 45일간의 파업

 

노동조합 결성 1주년을 맞은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향후 1만 노동자 조직화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14일 오후 1시,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서비스지회 1,500명의 노동자들은 지금 이 시각부터 전국 6천 엔지니어를 포함해 접수, 자재, 비투비 등 1만 노동자 조직화에 나설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앞서 노조는 지난해 7월 14일 전국 400명의 삼성전자서비스 기사들을 중심으로 노조를 결성했다. 1년간의 투쟁 끝에 조합원들은 1천500여 명의 규모로 확대됐다. 그동안 최종범, 염호석 열사 2명이 목숨을 끊었으며, 1명의 노동자가 과로사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 5월 19일부터는 염호석 열사 명예회복과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며 45일간의 전면파업과 삼성본관 앞 노숙농성 투쟁을 이어오기도 했다. 노조는 지난 6월 29일 경총과 임단협의 기준이 되는 기준단체협약을 체결한 뒤 파업 및 농성을 해제했다.

경찰의 염호석 열사 시신탈취 과정에서 연행됐다 지난 11일 석방된 라두식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수석부지회장은 “노숙농성 과정에서 비도 오고 힘든 일이 있었는데도 투쟁의 현장에 함께하지 못해 죄송하고 답답했다”며 “(기준협약 체결은) 우리가 처음에 주장했던 부분을 다 얻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투쟁이 끝난 것이 아닌 시작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기 위한 노조의 요구가 관철될 때 까지, 향후 10년을 바라보며 많은 조합원들을 조직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형수 지회장 직무대행 역시 “현장에서는 여전히 투쟁이 이어지고 있으며, (센터별 임단협 체결에) 사장은 나오지 않고 있다”며 “연대의 손길을 놓지 말아달라. 노조도 이후 지속적인 투쟁을 이어나가겠다”고 당부했다.

노조와 경총은 지난달 29일 기준단체협약을 체결하고, 7일 이내로 센터별 임단협을 체결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협상 타결 2주가 지난 현재까지 단 한 곳도 임단협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권영국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3년 전 7월 노조를 결성한 삼성에버렌드 노동자들은 여전히 단협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형식적으로 무노조 경영을 철회한 바 없으며, 그룹 계열사에서는 단체교섭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1주년을 맞은 현재, 우리의 과제는 삼성의 무노조 경영방침을 명실상부하게 철회시키고, 노동조합을 확산시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문우 염호석열사대책위원회 위원장은 “투쟁이 끝나야 함에도 끝나지 않고 있다. 경총과 노동부는 기준협약을 체결했음에도 지금 무엇을 하는지 되묻고 싶다”며 “하늘이 준 기회라고 하지만 금속노조가 제대로 교섭하고 투쟁하지 못했다. 무엇이 문제였는지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간접고용 비정규직 철폐 투쟁을 했어야 하지만 내부적 역량과 실력이 드러났다. 이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1만인 조직화와 함께 간접고용 비정규직 철폐 투쟁에 나서겠다”며 “아울러 염호석 열사의 시신과 유골함을 탈취한 삼성재벌과 경찰에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의 우원식, 은수미, 장하나 의원과 노동당 이용길 대표 등 정치권과 시민사회 인사들이 참여했다.

한편 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45일간의 총파업 투쟁 끝에 76년 삼성 무노조 역사를 멈추었다”며 “더 많은 동료를 모아 1만여 명에 달하는 전체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권리와 노동을 위해 싸워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자회견 직후에는 강남역 인근 식당에서 노동조합 1주년을 기념하는 첫돌 떡을 나누며 생일잔치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