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형 열사

그 사람과의 1년째 되는 날이 흘러가고, 이맘때 쯤에는 그 사람이 제가 머무르고 있는 센터로 발걸음을 향해 주어서 담소를 나누고, 길 건너편에 있는

참된 2013. 6. 18. 21:25

아래는 전경진님의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soothe.and.glow)에서 옮겨 놓은 것이다

 

 

 

 

그 사람과의 1년째 되는 날이 흘러가고, 이맘때 쯤에는 그 사람이 제가 머무르고 있는 센터로 발걸음을 향해 주어서 담소를 나누고, 길 건너편에 있는 수원 화성행궁을 나란히 걷다가 수원역에서 콩나물 국밥을 먹고 헤어지던 하루가 있었어요. 그 사람은 서울로 향하는 버스 정류장에서 저를 배웅해 줬고, 조암으로 향하는 차를 타기 위해 다시 수원역 광장을 거쳐 지나다가 29박 30일로 예정된 희망 국토대장정을 진행하고 계신 풍산마이크로텍 동지들과 마주쳐서 환한 웃음으로 인사를 드리고 발걸음을 돌렸다고 했어요.

센터에서 각 지자체의 비정규직 지원센터 설립에 관한 비교ㆍ분석 글을 쓰는 업무를 배분 받아 정신없이 한 주를 보내는 동안 그 사람의 장례식장에서 처음 뵈었고, 입원차 머물렀던 녹색병원에서 다시 만난 신 ...동지가 수원까지 찾아와 주셨어요. 많은 절망과 좌절 속에서 투쟁하고 계신 동지들의 소식에 관한 담소를 나누고,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헤어질 무렵에 신 동지는 마음에 많은 위로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민중가요 성악 씨디를 선물해 주셨어요. 그리고 이번주에는 신 동지와 함께 모란공원에 향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목요일, 수억 동지의 연락을 받고 발걸음을 향하게 된 서울남부 노동해방열사 문화제에서는 그동안 뵙고 싶었던 분들을 많이 뵐 수 있어서 기뻤어요. 녹색병원을 퇴원하시고 난 후 처음, 아주 오랜만에 뵙게 된 쌍차 문기주 지회장님, 기륭의 유흥희 분회장님, 문기주 지회장님 문병 때 처음 뵙고 그 후로 미소 지으며 인사 드리게 된 박행란 동지, 김소연 동지, 추모연대의 이기문 동지, 권영숙 선생님, 전해투 이호동 위원장님, 화성의 포르코 롯소님 아니면 레닌님(김남규 동지), 몸짓 선언의 정은진 동지, 그리고 인사드리지 못한 많은 분들이 나란히 앉아 무대를 향해 시선을 보내고 있었어요. 분향소에 발걸음을 해서, 눈빛으로 그 사람에게 인사를 건네고 난 후 천막을 에워싸고 있었던 사진들과 삶에 관한 기록들을 통해 박영진 열사, 김종수 열사, 이종대 열사, 정형기 열사, 허세욱 열사 분들이 살아오신 길을 접하고 있었어요. 그 날은 수억 동지에게, sun rainy 동지로부터 전해 주시라고 요청 받으셨던 책 선물 하나를 건네 받았습니다. 롤랑 바르트의 애도일기. 감사해요. 기선 동지. 그러고 보니, 그 사람이 작년 아님 올해 초에 카카오톡으로 보내준 희망뚜벅이 시절 우연히 기선 동지 곁에 제가 찍힌 사진 한 장이 떠올라 웃음을 머금었어요.

금요일 밤, 센터 소장님으로부터 김정우 지부장님 면회가 토요일엔 가능할 것 같다는 연락을 받고 토요일 아침 8시 30분에 소장님, 경진여객에서 해고싸움을 이어가고 계신 박요상 지회장님과 함께 중부 경찰서로 향했어요. 작년 이맘 때였던가요. 울산 동지들이 중부서로 항의방문을 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무심코 제가 울산의 중부경찰서가 아닌 서울 중부경찰서에 발걸음을 돌려 찾아왔다는 얘기에 그 사람이 웃음을 터뜨렸던 기억이 스쳐갔어요. 면회 시간이 찾아왔고, 우연히 몇 번을 스쳐간 게 전부였던 제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시는 지부장님께 센터 소장님은 윤주형, 윤주형, 하고 싸인을 보내셨고 김정우 지부장님은 요즘 페이스북을 보니 기운 차리고 있지 못한 것 같다고. 기운 차리고, 힘 내면서 지내라고 오히려 위로를 건네셨어요. 19일 경이면 구치소로 이송되실 것 같다고 하시며, 편지를 보내고 싶은 사람들이 있고, 일기를 쓰고 싶다고 하셨어요. 해서, 색색별로 다른 편지지와 편지봉투, 노트, 각 일간지와 시사인, 주간경향을 보내드리고 중부서를 떠나 왔어요.

 

 

 

정태옥 캥길동님! 삶의 긴 여정의 귀착점은 어디일까?
  • 전명훈 지부장님 면회 다녀오셨군요. 수고하셨습니다.
  • 홍양희 수원과 친하군요
  • 상드 면회 다녀오셨네요. 요즘 전 아무데도 못가고 일하느라 정신없이 보내는데.. 얼굴보자는 말이 거짓이 되지않아야 할텐데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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