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형 열사

[스크랩] 아....이렇게 떠나가서는 안되는데, 남은자들의 죄와 짐이 너무 크다.(2013.1.29)

참된 2013. 2. 8.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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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故 윤주형 동지('동지'라 부르는 것에 그 친구가 어색해하지 않을까 잠시 고민)의 장례식장에 다녀왔습니다.

2013년 새로운, 그렇지만 전혀 새로울 것같지 않은 정권의 탄생이후 벌써 7명의 노동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내던졌습니다.

 

왜 정권을 바꾸지 못했는가에 대한 평가도 중요하지만 지금 우리는 새희망을 찾지 않고서는 또 어떤 죽음앞에 죄인으로

남게 될 것인지 두렵기까지합니다.

 

주형이는 수원청년회라는 청년단체에서 제가 회장으로 활동할때 함께 했던 친구입니다.

잘생긴 외모를 지녔고 조용하지만 그리고 본디 활발한 성격은 아니지만, 주변의 분위기를 좋게 만들기 위해서라면

생소리도 내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중국어도 잘해서, 잘하는 정도가 아니라 중국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여행가이드도 했던 친구입니다.

해서 중국에 대한 두꺼운 책도 읽을 만큼 관심깊었던 것도, 그걸 보면서 제가 대한민국 역사부터 공부해보지 않은 치기어린 충고를

했던 것도 기억납니다.부끄러운 과거죠.

 

수원청년회에서 배짱 맞춰서 열심히 해보자고 규범이, 주형이, 상우가 남자셋이 쏘주한잔하고 1시간만 노래부르러 갔던 노래방에서

주인이 끝까지 튕겨주는 노래를 끝까지  부르다 부르다 세시간 가까이 부른 기억이 있었습니다.

 

봉고차 한대에 타고간 강화도 역사기행에서 해설도 준비했던 기억도 나네요.

 

청년회를 떠나고 몇년뒤 2010년 시의원이 당선되었을때, 기아 화성공장에 민원상담을 한달에 한번 들어가게 되었을때

이 친구가 기아 하청노동자로써 일하다가 해고되었고 , 천막을 치고 투쟁하면서 실천하는 것을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기 만나서 반갑기도 하면서, 애증이라고 할까....아쉬움이 잠깐 스쳤던 기억도 납니다.

 

이렇게 고인이 되고 살아남은자가 되어 다시 추억하는 지금.....자기 생활에 대해 비밀이 많았던 이 친구에 대해

아는 것이 많이 없는 것이 미안하고, 고생하는 때에 쏘주한잔 못한 것이 미안하고, 어려울 때 찾아올수 있는  좋은 형이 되주지 못한 것이

미안하네요.

 

위의 페북에 글처럼, 떠난 자리에 어떤 말잔치가 필요하겠습니까마는....그래도 추억하지도 않으면 쉽게 망각될 것이기에 이렇게

넋두리라도 남겨봅니다.

 

노동자 형제와 수많은 활동가들이 죽지 않고 싸울것을 간곡히 요청하며, 아직 유서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언론에 잠깐 나온 유서의 한자락이

가슴에 사무치네요. " 조직도 동지도 친구도....차갑더라"

나는 지금 누군가에게 차가운 사람이 아닌가.....두렵습니다.

 

편안한 곳에서 영면하길...

 

 

출처 : 살맛나는 마을 만들기
글쓴이 : 변상우 원글보기
메모 : 윤주형 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