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는 사람

나이 42의 총각 이운남을 떠나보내고 [기고] 2013.01.03 전 민주노총위원장 이갑용

참된 2013. 1. 7. 23:04

나이 42의 총각 이운남을 떠나보내고
 비정규직 철폐  | 분류 :   | 2013·01·05 18:35 | HIT : 527 |
나이 42의 총각 이운남을 떠나보내고
[기고] 2013.01.03 전 민주노총위원장 이갑용 글/펌

 



1997년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에 입사하고 2003년 노동조합 창립발기인, 초대 조직부장으로 노동조합을 만들었고 해고된 노동운동을 하면 당해야할 해고자의 길에 들어섰다.

2004년 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동자 박일수 열사의 분신을 지켜보고 분노했다. 열사의 정신을 말이 아닌 투쟁으로 크레인을 점거하였다가 구속된 투쟁하는 노동자였다.

노조 활동을 하면서 경비대의 폭력에 시달렸고 우울증에 생계문제도 해결해야 했다.

택배일 택시기사일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울산의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투쟁에 함께했다. 쌍차의 투쟁 유성과 재능, 한진 중공업 동지들의 투쟁이 자본과 권력에 의해 깨지는 것을 힘없이 지켜봐야 했던 해고 노동자 이운남이 절망한 이유이다.

2012년에 한진의 해고자 최강서 동지가 자살을 하면서 남은노동자들에게 “계속 이렇게 당할 수는 없다.”며 투쟁하자고 말하고 이운남은 떠났다. 이운남 열사의 장례식 중에 외대노조 지부장 이호일과 수석 부지부장 이기연 동지도 열사가 되어 하는 나라로 떠났다.

노동자로 살면서 해고와 손해배상과 가압류로 발목을 잡는다. 그것도 모자라 동지들의 배신과 외로움에 생활고를 피할 수없는 노동자들이 생을 포기하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남은 노동자들은 그렇게 살아야 한다.

울산의 현대중공업 하청 노동자로 노동조합을 만들었다고 해고와 구속 절망으로 삶을 마친 이운남 열사도 이런 이유들로 2012년 우리들 곁을 떠났다.



▲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故 이운남동지 울산노동자장

노동자가 열사가 되도록 만든 이유들


노동자를 싫어하는 새누리당 수 십 년의 독재 권력을 누려왔고 노동자 탄압을 가장 많이 한 정권이며 재벌의 하수인인 이들이 노동자를 열사로 만든 가장 주범이란 것에 틀림없다.

그리고 등장한 김대중의 국민의 정부는 IMF 위기의 주범 재벌에게는 면죄부를 주고 정리해고라는 칼을 재벌에게 건네준 권력도 노동자를 열사로 만든 주범 중에 한부분이다.

노무현의 참여정부는 정리해고에 비정규직 법을 만들어 재벌에게 날개를 달아준 참여정부 역시도 주범이다. 10년의 민주당 정권이 집권하던 시절 노동자는 즐겁지 않았다.

이들에게 권력을 쥐어주고 뒤에서 수렴 청정하는 자본가 집단 대통령 선거를 해서 누구를 뽑아도 권력은 대통령에게 있지 않고 재벌에게 있었다. 노동자탄압의 주범은 자본이며 열사들이 자본에 대한 저항을 자신의 몸으로 보여주기에 주범 중에서도 대장은 자본이다.


그 외에 더 있다.

노동자들이 만든 진보정당이 내부의 권력투쟁으로 전혀 민주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였고 갈라졌다. 이것도 노동자들이 절망한 사유 중에 한 대목이다. 투쟁을 해야 할 민주노총이 투쟁은 하지 않고 선거판에만 돌아다니는 모습도 중요하게 차지한다. 노동자를 위해 존재한다는 진보정당들의 대통령후보가 권력을 바꾸기 위해 보수정당을 지지하고 사퇴하는 모습을 지켜본 노동자들은 절망했다. 수 십 년 노동운동을 했던 선배 노동자들이 새누리당으로 가고 보수정당인 민주당에 줄서서 입당하는 모습에 후배노동자는 절망한다. 대선후보로 나온 검증되지 않은 안철수에게 줄을 서는 전직 노조 간부들이 언론을 통해 보일 때 노동자들이 절망했다. 울산에서 노동운동을 한 이운남 동지도 노동자로 살면서 자본의 폭력과 힘을 경험했고 자본을 중심으로 모여 있는 세상을 바꾸기가 어렵다고 생각 했을 것이다. 그리고 노동자를 이용하는 선배들과 권력을 잡기위해 합치는 진보정치에 희망을 잃었다.



다른 열사에게는 없고 이운남 동지에게만 있는 절망의 사유.

이운남 동지는 생계를 위해 울산에서 택배 일을 시작으로 택시에 입사하여 살아오다 투신하기 전에는 동운교통에 근무했고 그전 사업장인 화진 택시에서 일어난 일을 고발한다.

울산의 화진 택시는 민주노총 소속 사업장으로 2009년 사장이 영업권을 노동자에게 넘겨주고 사장은 봉급을 받아가는 노동조합이 운영하는 노동자 자주기업이다.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통합진보당 계열이 권력을 잡고 있던 시절에는 지역본부에 문제를 일으킨 사업장이다.

사업장을 정파선거에 이용하고 지금도 통진당 소속의 정치인이 활용하는 있는 사업장이다.

이운남 동지는 노동자들이 운영하는 택시회사에 희망을 가지고 들어갔고 열심히 일했다. 2012년에 노동조합이 저지른 각종의혹을 제기해서 총회가 열렸고 문제를 제기한 당사자를 노동조합에서 해고했다. 해고된 당사자가 지방 노동위원회에 해고확인 무효 소송을 냈고 해고 무효 판정이 났다. 소송에서 진 택시를 노조위원장은 복직을 시키지 않고 정직6개월로 중징계를 했다. 징계 기간 중 노조에서 복직을 하라 해서 지금은복직해서 일을 하고 있다. 노동조합에서 해고를 시키고 해고 무효 확인 소송이 진행되고 있을 때 노동조합이 저지른 부당 해고를 정당화 하기위해 조합원에게 해고가 정당하다는 서명을 강요했고 이 서명을 이운남 동지는 거부했다. 이일이 있은 후 이운남 동지는 회사를 옮겼다.

이운남 동지의 장례식에 화진 택시의 위원장은 오지 않았고 화한도 없었다.

화진 택시의 문제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리고 민주노조로 바로 세울 것이다.


나는 이렇게 진단한다.

이명박이 저지른 노동탄압은 적이니 당연히 분개하고 투쟁한다. 민주당도 노동자 민중보다는 재벌을 위한 정치를 한 보수정당이니 노동자에게는 타도의 대상이다. 그런데 민주당을 선택한 많은 전직 노동자들도 분명한 선택을 한 것이다.

통합진보당은 이번 대통령선거에서는 민주당 밀어주기 했고 노동자를 탄압한 국참당과 통합했고 각종 선거에서는 민주당과의 선거연합과 공동 선대본으로 민주당과 한 몸이었다.

노동자를 대변한다는 정의진보당 이들 속에는 참여정부의 국참당이 있고 민주당과 선거연합을 했다. 대통령 선거에서는 민주당을 지지하고 후보를 사퇴한 그들에게 노동자는 희망을 잃었다. 노동자의 구심이 되어 투쟁해야할 민주노총은 투쟁에는 관심이 없고 정치 선거에만 열을 올리는 상층의 간부들을 믿을 수 없다. 대의원 결정사항인 직선제를 모든 핑계를 동원하여 미루다 마지막에는 대의원 대회의 성원 조작에 부정투표를 하는 민주노총을 노동자들이 기대지 않는다. 노동조합이 노동자를 해고하고 동료를 배신하라고 한 화진 택시를 민주노조라 부르지 않는다.


투쟁하는 노동자 동지들 위에서 열거한 투쟁의 걸림돌들이 열사를 만들었다.

2012년 희망을 잃고 열사로 남은 이운남 동지를 옆에서 지켜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글로 적고 보니 해야 할 일이 선명해진다. 권력을 주고받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노동자가 바꿀 수는 없다. 그 속에도 노동자 출신들이 많이 들어갔으니 그들에게 맡기자. 통합진보당과 정의진보당 이들에게 희망 가지지 말자. 노동자들이 할 수 있는 일 부터하자 그러면 하나하나 바꿀 수 있고 희망도 생긴다. 화진 택시부터 바꾸자. 울산의 민주노총도 바꾸었다. 중앙의 민주노총도 바꾸자 죽지 말고 이런 일 하자. 그러면 언젠가는 세상을 바꿀 날도 온다.


▲ 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