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노래

삶을 노래하는 가수 우창수

참된 2012. 7. 30. 20:15
삶을 노래하는 가수 우창수

가을과 함께 다가오는 우창수 첫 번째 음반 ‘빵과 서커스’

 

유미희 문화기자  울산노동뉴스  2007-09-06 오후 4:20:42

우창수의 첫 번째 음반, ‘빵과 서커스’가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
빠르면, 9월 15일 쯤에 세상에 나온다.
한 여름 내내, 비처럼 흐르는 땀을 닦을 틈도 없이 뛰어다니는 그를 지켜봤다. 녹음실로, 홈에버에서 효정재활병원 투쟁현장으로, 그리고 창작뮤지컬 ‘...하여도’의 노래들을 작곡하면서...
그를 만나, 곧 우리 가슴에 꽂힐 ‘빵과 서커스’와 그의 노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400여명의 사전 제작 후원자들이 만들어 낸 ‘빵과 서커스’

400여명이 넘는 제작 후원자들이 참가했고, 울산 노동자들도 100여명 이상이 참가했다고 한다. 이 음반은 창작자와 수용자 운동이 만나 만들어 낸 것이다.

그는 “한 개인이나 하나의 음반이 상업적 문화질서를 바꿔 놓을 순 없지만, 하나의 대안적 상상력이 되길 원한다”며 집회나 농성장에서 노래하는 자신을 보고 십시일반 도와야 된다는 마음으로 참가해 준 분들에게 일일이 제작후원의 의미에 대해 나누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한다.

그가 사전제작후원방식을 선택한 이유는 노동자와 문예운동가가 연대할 수 있는 하나의 길 찾기라고 할 수 있다. 아마도 제작후원에 참가한 사람들은 우창수의 음악 작업과 활동에 주목하며 때론 비판도 할 수 있는 관계가 될 것이라며, 제작후원자들과 또 다른 연대를 상상하는 것이 행복하다고도 한다. 그래서 빠른 시간내에 음반발매 기념콘서트를 준비해 편하게 노동자들을 만나고 싶다고 한다.

대부분 포크록 분위기
하루의 노동을 끝내고 쉬면서 들을 수 있는 음반이 됐으면...


“이번 음반의 노래는 부끄러운 제 삶입니다. 다분히 개인적인 것에서부터 그동안 현장과 연대하면서 만들고 불러왔던 노래 중에 가려 뽑은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음반을 통해 제 삶을 반추해 보고자 했습니다. 노래마다 사연이 있고 사건이 있습니다.”

그가 만들었던 수많은 노래 중에 그와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들이 선별됐을 것이라 믿는다. 이 음반 제작을 위해 부산지역에서 꾸준히 음악을 해 온 뮤지션들이 연주를 맡아 주었다고 한다.
문예운동하는 ‘우창수’ 사는 모양을 알고 기꺼이 도움을 준 분들이라고 한다.

문예운동을 하는 분들이 아니어도 가난한 예술가의 진정어린 삶에 대해 상식으로 느끼고 나누는 이들이 함께 한 음반이니 그 마음결이 담긴 음악이라 또 다른 기쁨이 있을 것 같다.
그는 집회 현장의 투쟁가를 상상하는 사람들에겐 다소 실망일 수 있다며 “이 음반이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쉬면서 들을 수 있는 것이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전형적인 록앤롤 분위기도 있으나, 대부분이 포크록 사운드의 특징에 맞게 편곡되고 연주도 어쿠스틱기타 사운드가 주로 쓰였으며, 목소리도 별 효과를 주지 않고 담백하고 구수한 뚝배기 맛을 그대로 살렸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그는 “녹음실 보다는 농성장에서 노래부르는 것이 편합니다. 느낌도 더 살고...‘라며 멋쩍게 웃는다.

창작뮤지컬 ‘...하여도’음악을 작곡하며 새로운 관계를 만나고 기쁨을 만나다

그는 그의 음반에 수록된 노래 제목이기도 한, 87년 노동자대투쟁 20주년 즈음에 부치는 창작뮤지컬 ‘...하여도’의 음악 8곡을 놀라운 집중력과 속도로 작곡했다.
‘하여도’하는 노래는 박일수 열사를 보내며 만든 노래라고 한다.
“대전에서 토론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승합차 안에서 이성민 선배가 건네 준 몇 줄의 가사에 곡을 붙인 것인데, 세상이 변했다, 현실이 그렇다고 해서 잘못된 운동을 합리화하는 분위기들 속에 자신의 의지를 다지는 노래”라며, 뮤지컬 제목이 ‘...하여도’라고 했을 때 수비지 않은 이야기를 풀어내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하여도’의 작품 대본을 보면서 올 봄 울산과학대 투쟁, 지금의 효정투쟁, 멀게는 현대자동차 식당여성조합원들의 투쟁을 보면서 느꼈던 문제의식이 담겨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정신 차리고 8곡을 다 쓰게 됐다고 한다.

작품의 내용만이 아니라 그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함께 하는 현장의 노동자들과 공연을 만드는 것이 좋고, 사전제작후원방식으로 만들어 내는 작업방식이 좋아 곡도 더 잘 써지는 것 같았다며 도 허허 웃는다.

그가 음반 자켓에 이른 글을 썼다.

‘함께 할 수 있는 동지가 있다는 것은 행복한 것이다.
나는 배우 윤명숙 선배의 몸짓과 미소,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선배의 행복한 운동, 하늘로 간 선배들의 와이키키브라더스의 노동자를 기억한다.
하여, 나는 버리지 못한다.
... 하여도.‘

그리고 우리는 이 글을 떠올린다.

‘우창수가 노래를 부른다. 굳이 초청하지 않아도 오고, 초청 않아도 부르니까 존재의 귀함을 종종 까먹게 되는 사람.
흔한 것들은 종종 짓밟히고, 늘 곁에 있으리라 믿는 것들에게 우리는 때때로 얼마나 가혹한가.
그런 것들이 귀하다는 걸 깨닫는 건 대부분 그 꽃이 진 뒤거나 그가 떠나버린 다음이다‘[김진숙의 책 ’소금꽃 나무‘중에서]

유미희 문화기자 / 2007-09-06 오후 4:20:42
독자의견
이향희 / 2007-09-07 오전 11:01:49
정말 귀한사람 우창수' 그의 노래를 음반으로도 접할수 있다니 참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