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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투쟁 속에서 대의원, 현장위원, 분임조 등 민주적 투쟁기관을 건설했다. 집회와 현장토론을 통해서(집회 민주주의를 통해서) 모든 문제들을 토론하고 논쟁하고 계급적 입장을 만들어갔다.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화하라"는 3지회 8대 요구안을 "고용승계와 현안문제 해결"로 후퇴시킨 '3주체 논의안'을 "쓰레기 안"이라고 규탄하며 폐기했고 흔들리는 지도부를 강제했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불법파견 철폐, 정규직화가 불가능한 꿈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바로 지금, 이곳에서 실현해야 할 당면한 목표로 삼았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정몽구를 괴롭히는 투쟁, 머리 속에서 생각했던 대부분의 것들을 한꺼번에 사용했다. 노동자운동의 보편적 코스인 공장점거파업을 자신의 투쟁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실천적 수단으로 선택했다. 자본의 이윤을 직접적으로 타격했다. 그리고 공장점거파업을 확대하기 위해 현대차의 무자비한 폭력에 맞서 싸웠다. 2공장, 3공장 파업을 조직하기 위해 맞아도 맞아도 투쟁의 현장으로 돌아왔으며 병원에 누워서라도 투쟁하겠다고 결의했다. 나의 동지들을 지키기 위해서, 1공장 거점파업 농성장을 사수하고 불법파견 철폐, 정규직화 투쟁의 승리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결단했다. “동지라는 말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 가족들까지 변화시켰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자신들 앞에서 말하고 행동했던 모든 세력들이 과연 우리의 벗인지, 아닌지 평가하고 있으며 “경훈산성을 넘어야 몽구와 맞짱 뜰 수 있고 우리 투쟁 승리할 수 있다”는 소중한 계급적 경험을 갖게 됐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이미 “새로운 사람”들이다. 생존을 위해 정규직과 경쟁하고 동료와 경쟁하고 동지와 경쟁했던 과거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아니다. 현대차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자본의 탄압 속에서 태어났고 성장한, 이제는 자본이 두려워하는 새로운 사람들이다.
비록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파업파괴 협박과 고립 속에서 농성장을 내려왔지만 이미 그들은 너무 많은 것들을 경험했고 성장하고 있다. 25일간의 1공장 거점파업 투쟁은 당장 손에 잡히는 결과가 아니라 비정규직 철폐 투쟁을 위해 무엇이 부족했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배우는 투쟁의 학교였다.
하지만 정규직 조직노동자 운동은 철저하게 패배했다. 계급적 경계선이 사라졌다. "몽구산성"이 현대차 정문 앞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계급화해를 위한 중재와 타협의 공존지대, 1공장 거점파업장 앞에도 자본의 바리케이트가 설치돼 있었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파업 관련한 3주체 회의'는 "몽구산성"과 나란히 투쟁의 확대를 가로 막는 또 하나의 "몽구산성"이었다. 3주체 회의는 투쟁을 조직하는 기구가 아니라 정확히 "계급화해를 위한 중재와 타협의 기구"였다.
금속노조와 현대차지부, 민주노총울산본부는 지금 당장, 이곳에서 실현되어야 할 정규직화 투쟁을 현안문제 해결로 후퇴시켰다. 1공장 거점파업장으로부터 투쟁을 조직하고 투쟁을 확대시키는 역할이 아니라 타협하고 중재하고 조정하고 수습해 투쟁을 마무리하려 했다. 누구를 위한 타협과 중재인가? 누구를 위한 수습 마무리인가? 농성장 해제를 가장 반기는 자들은 바로 현대차 자본과 그 정부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의 불파투쟁은 정확하게 "몽구산성"을 대신 한 "경훈산성"에 가로막혀 잠시 걸음을 멈췄다. 1공장 거점파업 조합원들은 "계급화해를 위한 중재와 타협의 기구"에 맞서 단호하게 투쟁하는 자신의 지도부를 건설해야 한다는 자각("우리는 싸울 준비가 돼 있다. 지도부는 절대 흔들리지 마라")을 해가고 있다. 이것이 1공장 공장점거파업의 요약이다.
현대차비정규직 조합원들은 승리했고 노동운동은 패배했다. 그러나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 동지들, 정말 수고했다. 동지들이 자랑스럽다. 아픈 몸 추스리면서 현대자본의 탄압을 방어하고 파업의 경험과 조직력을 보존하는 투쟁을 준비해가자. (기사제휴=울산노동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