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북으로 송환된 비전향 장기수 윤희보 선생의 부인 박선애 여사가 25일 새벽 2시경 경기도 고양리 소재 일산 동국대병원에서 향년 8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민중의소리
남북으로 헤어진 부부..."北 윤희보 선생, 조문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박선애선생장례위, 윤희보 선생 초청...통일부 장관에 서한 보내
'통일애국열사 박선애 선생 장례위원회'는 26일 통일부에 고 박선애 선생의 남편이자 2000년 남북공동선언 발표 후 북으로 송환된 비전향 장기수 윤희보 선생이 아내의 장례식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통일부 장관 앞으로 보냈다.
또 장례위원회는 유가족의 뜻에 따라 고 박선애 선생의 화장절차가 마무리된 후 유해 북송을 추진할 계획이다.
장례위원회 의전 담당 이재춘 씨는 "통일부 이산가족과 담당자와 전화통화를 통해 지난 2000년 북으로 송환된 윤희보 선생께서 25일 새벽 돌아가신 부인 고 박선애 선생을 조문하실 수 있도록 초청하려고 한다는 내용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씨는 "통일부 담당자는 이에 대해 '천안함 사건 이후 5.24조치로 인해 북한 주민접촉이 전면 차단되어 있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면서 "'개성공단과 같이 예외조치가 있는 것으로 안다, 우리의 경우도 매우 특수한 경우이기 때문에 초청이 가능하도록 해주었으면 한다'는 뜻을 통일부에 전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장례위원회 측은 통일부 장관 앞으로 북한주민초청신고서 형식을 취해 윤 선생의 초청을 허가해달라는 요청 서한을 보냈다. 이 씨는 "오늘이 휴일이라 직원은 없고 당직자에게 전달을 했다"면서 "빠르면 오늘, 아니면 내일까지 검토 후 답변을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장례위원회 측은 이후 윤 선생의 초청 절차를 밟아가면서 더불어 박 선생 화장절차가 끝난 후 유해 북송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씨는 "유가족들의 뜻에 따라 적절한 시점에 박 선생의 유해 북송을 추진할 계획이다"면서 "지금 공식적으로 추진할 통로가 없어 어려움이 있지만, 적절한 시점에 이에 대한 북측과의 협의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고 박선애 선생의 추모제는 27일 오후 8시 동국대일산병원에서 열리며, 영결식은 28일 오전 8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노제는 28일 오전 9시 임진각에서 열릴 예정이다.
아래는 장례위원회가 통일부 장관 앞으로 '북한주민초청신청서' 형식을 빌어 보낸 서한 내용 전문이다.
2000년 남북 두 정상의 역사적인 평양상봉과 6.15남북공동선언 발표에 따라 북한으로 송환된 비전향장기수 윤희보선생의 부인 박선애선생이 2010년 9월25일 새벽 2시30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故박선애선생의 가족으로는 동생 박순애, 박효애, 딸 고희선이 있으나 동생 박순애와 박효애는 지병으로 거동이 불편하여 장례식장에 조문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오로지 딸 고희선 만이 홀로 장례식장을 지키고 있습니다. 고희선은 비전향장기수 윤희보선생과 故박선애선생 사이에서 태어난 친딸이지만 많은 곡절 끝에 이모인 박순애 선생이 어머니로 되고 이모부의 성이 ‘고’씨라 고희선으로 주민등록부에 등록되어 있습니다.
반세기가 넘는 조국분단의 역사 속에서 기구한 운명을 살아오고 있는 이 가족이 오늘은 가슴을 찢는 큰 슬픔에 잠겨 있습니다.
사상과 이념을 뛰어넘는 인도주의적 사랑으로 남북으로 흩어진 가족이 잠시라도 한자리에 모여 삼가고인의 명복을 빌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주시기 바랍니다.
북한에 거주하고 있는 비전향장기수 윤희보선생이 아내인 故박선애선생의 장례식에 참가할 수 있도록 통일부장관께서 초청장을 보내주시길 요청합니다.
인도주의적 사랑에서 출발한 이번 초청장이 남북관계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 확신하며 통일부당국의 긍정적 조치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2010년 9월 26일
통일애국열사 박선애선생 장례위원회
<정지영 기자 jjy@vop.co.kr>
저작권자© 한국의 대표 진보언론 민중의소리
또 장례위원회는 유가족의 뜻에 따라 고 박선애 선생의 화장절차가 마무리된 후 유해 북송을 추진할 계획이다.
장례위원회 의전 담당 이재춘 씨는 "통일부 이산가족과 담당자와 전화통화를 통해 지난 2000년 북으로 송환된 윤희보 선생께서 25일 새벽 돌아가신 부인 고 박선애 선생을 조문하실 수 있도록 초청하려고 한다는 내용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씨는 "통일부 담당자는 이에 대해 '천안함 사건 이후 5.24조치로 인해 북한 주민접촉이 전면 차단되어 있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면서 "'개성공단과 같이 예외조치가 있는 것으로 안다, 우리의 경우도 매우 특수한 경우이기 때문에 초청이 가능하도록 해주었으면 한다'는 뜻을 통일부에 전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장례위원회 측은 통일부 장관 앞으로 북한주민초청신고서 형식을 취해 윤 선생의 초청을 허가해달라는 요청 서한을 보냈다. 이 씨는 "오늘이 휴일이라 직원은 없고 당직자에게 전달을 했다"면서 "빠르면 오늘, 아니면 내일까지 검토 후 답변을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장례위원회 측은 이후 윤 선생의 초청 절차를 밟아가면서 더불어 박 선생 화장절차가 끝난 후 유해 북송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씨는 "유가족들의 뜻에 따라 적절한 시점에 박 선생의 유해 북송을 추진할 계획이다"면서 "지금 공식적으로 추진할 통로가 없어 어려움이 있지만, 적절한 시점에 이에 대한 북측과의 협의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고 박선애 선생의 추모제는 27일 오후 8시 동국대일산병원에서 열리며, 영결식은 28일 오전 8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노제는 28일 오전 9시 임진각에서 열릴 예정이다.
아래는 장례위원회가 통일부 장관 앞으로 '북한주민초청신청서' 형식을 빌어 보낸 서한 내용 전문이다.
통일애국열사 박선애선생 장례위원회가 통일부 장관 앞으로 보낸 서한 전문
2000년 남북 두 정상의 역사적인 평양상봉과 6.15남북공동선언 발표에 따라 북한으로 송환된 비전향장기수 윤희보선생의 부인 박선애선생이 2010년 9월25일 새벽 2시30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故박선애선생의 가족으로는 동생 박순애, 박효애, 딸 고희선이 있으나 동생 박순애와 박효애는 지병으로 거동이 불편하여 장례식장에 조문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오로지 딸 고희선 만이 홀로 장례식장을 지키고 있습니다. 고희선은 비전향장기수 윤희보선생과 故박선애선생 사이에서 태어난 친딸이지만 많은 곡절 끝에 이모인 박순애 선생이 어머니로 되고 이모부의 성이 ‘고’씨라 고희선으로 주민등록부에 등록되어 있습니다.
반세기가 넘는 조국분단의 역사 속에서 기구한 운명을 살아오고 있는 이 가족이 오늘은 가슴을 찢는 큰 슬픔에 잠겨 있습니다.
사상과 이념을 뛰어넘는 인도주의적 사랑으로 남북으로 흩어진 가족이 잠시라도 한자리에 모여 삼가고인의 명복을 빌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주시기 바랍니다.
북한에 거주하고 있는 비전향장기수 윤희보선생이 아내인 故박선애선생의 장례식에 참가할 수 있도록 통일부장관께서 초청장을 보내주시길 요청합니다.
인도주의적 사랑에서 출발한 이번 초청장이 남북관계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 확신하며 통일부당국의 긍정적 조치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2010년 9월 26일
통일애국열사 박선애선생 장례위원회
<정지영 기자 jjy@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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