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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기혁 열사 5주기 "비정규직 없는 공장, 비정규직 스스로의 결단과 투쟁으

참된 2010. 9. 2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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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기혁 열사 5주기 "비정규직 없는 공장, 비정규직 스스로의 결단과 투쟁으로 만들어가자"

비정규직 신입 조합원 250여명 류기혁 열사 영정 앞에 집단 배례

 

조성웅 기자  울산노동뉴스   2010-09-06 오전 5:47:22

 

현대차비정규직지회는 4일 오후 2시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류기혁 열사 5주기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이날 추모문화제에는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신입 조합원들과 아산, 전주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 현대차지부, 민주노총울산본부 조합원들, 그리고 민노당, 진보신당, 사회당, 사노위 등 진보정당들과 노동사회단체 회원 500여명이 참여했다.

 

"현대차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와 탄압을 중단하고 즉각 정규직화라"

 

류기혁 열사 5주기 추모제는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됐다.

 

1부 행사는 전교조울산지부 노래패 '한판'의 여는 노래로 시작됐다. 열사 약력 소개에 이어 울산지역열사단위에서 추모노래를 불렀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이상수 지회장은 추모사를 통해 "류기혁 열사가 돌아가시고 5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에서야 대법원에서 2005년 열사의 투쟁이 정당했음이 증명됐다. 현대차가 원망스럽다. 그 당시 노동부의 불법파견 판정 이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내하청노동자에 대한 정규직 전환을 진행했으면 류기혁 열사가 이 세상을 떠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현대차는 류기혁 열사에 대해 사죄하고 명예회복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또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와 탄압을 중단하고 즉각 정규직화를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현대차가 아직까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계속해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탄압을 멈추지 않고 있지만 우리는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비정규직지회와 조합원은 열사의 염원을 잊지 않을 것이다. 다시금 투쟁의 열기를 모으고 있다. 멀리 하늘에서 우리의 투쟁을 지켜봐달라. 힘을 달라"고 염원했다.

 

이상수 지회장의 추모사에 이어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조성웅 부지회장이 추모시-[우리의 전망은 단결을 더하고 연대를 곱해 평등을 얻는 것이다]-를 낭송했다.

 

부산경남울산열사정신계승사업회 윤국성 회장은 "정규직에 있는 동지들은 정신차려야 한다. 비정규직에 있는 동지를 정규직에 있는 동지들이 도와주지 않는다면 비정규직 동지들은 설 자리가 없다"며 "더이상의 희생은 없어야 한다. 열사들의 정신과 뜻을 잊지 말고 살아 있는 열사가 되자.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렵고 힘들겠지만 열사들을 생각하면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다. 류기혁 열사를 생각하며 차별없는 세상, 평등한 세상을 우리들의 손으로 만들어보자"고 호소했다.

 

울산 문화센터 '결'에서는 추모굿을 준비했다. 

 

추모제 1부 행사는 헌화 및 배례로 마무리됐다. 이날 추모제에 참가한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신입 조합원 250여명은 류기혁 열사의 영정 앞에 함께 절을 올리며 류기혁 열사가 못 다 이룬 '불법파견 철폐 정규직화 투쟁, 비정규직 철폐 투쟁'의 결의를 다졌다.

 

 

 

 

 

 

 

 

"비정규직 없는 공장, 비정규직 스스로의 결단과 투쟁으로 만들어가자"

 

추모제 2부 행사는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신입 조합원들과 함께하는 구호와 투쟁가 배우기로 시작됐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최정민 사무국장의 구호에 따라 250여명의 신규 조합원들은 '열사정신 계승하여 비정규직 철폐하자'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 현대차지부 노래패 '노래모둠' 허명호 조합원과 함께 '비정규직철폐연대가'를 따라 배웠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신입 조합원들은 처음 외쳐보는 구호, 처음 불러보는 노동가요가 그렇게 낯설지 않은가보다. 구호소리도 우렁차고 따라 부르는 노래도 신명이 났다.

 

금속노조 최병승 미조직비정규직국장은 "2004년 불법파견 판정이 났다. 2005년 1공장, 2공장, 3공장, 5공장에서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을 전개했다. 5공장에서 옥쇄파업에 들어갔지만 제대로 연대하지 못했다. 100여명의 동지들이 해고되고 류기혁 열사가 자결했다"며 "그런데 정몽구 회장은 이중착취로 고통받는 노동자들, 쫓겨난 노동자들을 쳐다보지도 않고 자신의 정당성만 주장했다"고 규탄했다.

 

이어 "이제 류기혁 열사를 우리의 새로운 투쟁 결의로, 마음으로 돌아오게 해야 한다. 오늘 아산, 울산, 전주 비정규직 3개 지회에서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 특별한 결정을 하게 될 것이다. 비정규직 없는 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스스로의 결단과 투쟁으로 만들어가자"고 호소했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최정민 사무국장은 대법원 판결 이후 조직사업 결과를 보고했다. "1공장 450명, 2공장 652명, 3공장 345명, 4공장 135명, 엔진 110명, 시트 178명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전체 1870명"이라고 보고해 많은 격려의 박수를 받았다.

 

연대를 위한 노래모임 '좋은 친구들'의 문화공연이 이어졌다. 

 

민주노총울산본부 김주철 본부장은 연대발언을 통해 "평등은 자연스럽게 오지 않는다. 착취받는 자가 스스로 나서서 싸울 때 가능하다"며 "비정규직지회가 투쟁에 나설 수 있도록 엄호하고 연대하기 위해 불법파견 비정규직 철폐 울산대책위가 출범했다. 대책위의 자발적이고 독립적인 투쟁과 함께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비정규직지회 등 3주체의 투쟁 내용에 발맞춰 주체의 투쟁을 엄호하고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지부 이경훈 지부장은 "오늘은 류기혁 열사를 추모하는 날이다. 오늘 이 자리에서 집회를 여는 것은 크나큰 의미가 있다. 2005년 류기혁 열사를 쓸쓸하게 보내야 했다. 5년 후 대법원 판결 이후 처음으로 이 자리에 왔다. 대법 판결 이후 지부 지회 간담회도 진행하고 각 사업부 미조직사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 논의도 해왔다. 지회에 1800여명의 조합원들이 가입할 때까지 엄호  지지해왔다"고 밝혔다.

 

한편 이경훈 지부장은 현대차비정규직지회가 지부와 사전 협의없이 민주노총울산본부에 류기혁 열사 추모문화제를 안건으로 올린 것에 대해 "섭섭하다"고 말하며 "우리는 계획, 일정, 과정이 있다. 이것을 무시하면 어떻게 하나가 될 수 있는가? 아무리 급해도 제대로 가야 한다. 대법원 판결 났다고 해서 하루 아침에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이제 40여일이 지났다. 금속노조, 지부, 지회 함께 모여서 해왔던 논의구조를 승화시켜 가야 한다. 의견 구하고 함께해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속노조 김형우 부위원장은 "열사 논쟁에 휩싸여 공장에 분향소도 하나 차리지 못하고 열사를 그렇게 쓸쓸하게 보내야 했다. 열사투쟁 지지부진했고 조직력도 떨어지고 조합원들 좌절해야 했다. 이제 5년이 지났다. 회사도 부정할 수 없는 확실한 판결이 나왔다. 울산 뿐만 아니라 전주, 아산도 일어서고 있다. 마지막 기회다. 9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힘을 줄 것이냐, 또다시 좌절만 안겨줄 것이냐? 어떻게 조직하고 투쟁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몸이 부서져라 투쟁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류기혁 열사 5주기 추모문화제는 전체 대오가 '비정규직철페연대가'를 함께 부르며 마무리됐다.

 

 

 

[추모시]

우리의 전망은 단결을 더하고 연대를 곱해 평등을 얻는 것이다
-류기혁 열사 5주기에 부쳐

조성웅(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부지회장)
 

분노 하나로 충분했던 날들은 갔다

 

노동자는 하나가 아니고 둘이고 셋이고 여럿이었다

 

단결은 대공장 정규직 남성조합원들만의 특별한 이해를 보장하는 데 사용됐다

 

조끼를 입은 사내들은 집회 때 ‘해고는 살인이다’, 습관처럼 구호를 외치고 돌아와 맨아워 협상 자리에 앉는다

 

'단결’을 위해 단결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해고됐다

 

회사와 정규직 집행부가 합의한 정리해고 방침이 '입사역순’이라는 이름으로, ‘조합원 우선고용 보장’이라는 이름으로 허용됐다

 

투쟁이 아니라 취업알선 행위가 비정규직운동이라 불려졌다

 

분노 하나로 충분했던 날들은 갔다

 

노동자는 하나가 아니고 둘이고 셋이고 여럿이었다

 


적이 손쉽게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비열함을 이용하는 법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깨지는 싸움을 한 적이 없다

깨지기도 전에 스스로가 무너져내렸을 뿐이다

 


어디에서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우리는 류기혁 열사를 우리 몸에 들게 해 화산처럼 끙끙 앓아야 한다

 

우리 몸이 단결에 민감해지도록, 세포 하나하나가 투쟁에 반응할 수 있도록 질문처럼 비판처럼 앓아야 한다

 


난 아직도 류기혁 열사의 생애 마지막 걸음을 기억한다

 

불법파견 정규직화 천막농성장에 있었던 동지들

귤 한 봉지에 정성스런 마음을 담았다

 

“동지들 괜찮아요”

 

농성장을 찾아 일일이 안부를 물었다

 

류기혁 열사의 생애 마지막 걸음은

 

나 혼자만 살겠다는 경쟁이 아니라

 

투쟁은 안되고 감정만 남은 분열과 불신이 아니라

 

싸우기도 전에 두려움처럼 빠져드는 절망의 깊이가 아니라

동지들의 지친 몸에 안부를 묻는 인간에 대한 지극한 예의였다

 

류기혁 열사는 죽음의 방향조차 투쟁하는 동지들을 향했다

 


동지들 괜찮아요?

 

류기혁 열사의 동지에 대한 정성스런 마음이 우리 모두를 새롭게 할 것이다

 

낮고 가장 아픈 곳으로 손을 내밀면 그 곳에 류기혁 열사가 있다

동지들 괜찮아요?

 

강물처럼 손 끝에 와 닿는 류기혁 열사의 숨결 속에서

우리는 위로처럼 격려처럼 치유될 것이다

 

마침내 다른 세계를 꿈꾸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차이 속에서 차이를 가로 질러 당연한 것들에게 질문을 던질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차이 속에서 차이를 가로질러 협력을 생산하는 힘을 키울 것이다

 

우리는 1차와 2,3차로 나누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의장과 비의장으로 나누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2년 이상과 2년 이하로 나누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전술적 어려움 때문에 결코 진실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직접 행동 속에서 방법을 찾고 기어이 단결 쪽으로 깃발을 올릴 것이다

우리의 전망은 단결을 더하고 연대를 곱해 평등을 얻는 것이다

 


부르주아 사법기관에서조차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불법의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 치떨리는 경쟁에 내몰렸던 이 불법의 사람들이

다시 손을 잡기 시작했다 따뜻하다

 

따뜻한 손에서 따뜻한 손으로 전해지는 새로운 세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이 따뜻한 관계에 우리 생을 걸어볼만 하다

 

어느날 문득

 

우리는 동지들의 환한 웃음 속에서 행복해질 것이다

 

2010년9월4일
 

 

조성웅 기자 / 2010-09-06 오전 5:47:22
 
독자의견
 
안타갑네 / 2010-09-06 오후 8:49:31
결국 우리가 뭉쳐야 된다는 반증이고...생색내기에 허울뿐인 말들...말들...의지할곳 하나 없고...우리의 권리는 우리가 뭉침으로써 얻어낼수 있다는 결론밖엔...그래도 좋은 소식 전해주신 기자님 감사합니다^^
참석자 / 2010-09-06 오후 12:52:42
비정규직 노조에서 열사광장 좀 빌려쓰자 했는데도 거절했고 정문 앞도 추모제 좀 하자 했더니 현자노조에서 거절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현자노조 위원장 웃기네요? 협의 안하고 사용해서 섭섭하다구요? 협의 자체를 거절해놓고 이제 와서 무슨 뚱단지 같은 발언인지 알수 없구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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