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54일차 그 중심엔 쌍용차노조 조합원들이 있었다. 쌍용차에 경찰병력과 사측 관리자들이 투입된 지난 11일, 평택공장을 지키고 있었던 것도 조합원들이었다. 미디어충청이 만난 정비서비스센터, 평택공장, 평택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4명은 입을 모아 “우리는 생존권이 걸린 투쟁이기 때문에 물러날 곳이 없습니다.”고 주장했다. 조합원들의 입에선 쌍용차, 쌍용차 노동자들의 역사가 흘러나왔고, 파업을 둘러싸고 평소 지녔던 생각들을 줄줄이 내뱉었다. 2시간가량의 좌담회를 통해 조합원 4명은 서로 많은 의견을 나눴다. 좌담회는 평택공장 K와 Y씨, 정비 K씨, 비정규직 Y씨가 참석했다.
#1. 경찰병력
사회: 고생 많은 줄 안다. 11일 경찰병력이 들어왔다. 사측 관리자들도 공장진입 했다. 노조 조합원들의 반응은 어떤가?
평택공장 K씨: 사측관리자와 경찰에게 우리의 의지와 다짐을 방송했다. 가족대책위를 비롯해 밖에서 쌍용차 파업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힘내라고 구호도 했다. 심리전에는 밀리지 않고, 단호하게 경찰, 사측에 맞서 준비 체제를 갖추는 조합원들의 모습을 봤다. 사람들은 여유 있게 쉴 때 쉬면서도 토론하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그동안 공장을 사수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 80~90%로 나오는 것 같았다.
평택공장 Y씨: 지난달 말 사측 침탈 있을 때 보다는… 그 당시엔 두려워하고, 겁을 내는 측면이 있었는데 지금 그런 사람들은 없고 결사항전의 의지를 다지는 사람들이 많다. 상황을 보면 사측은 단체협약도 무시하고 노사 협상이 되던 안 되던 그 테이블에서 최종안이 나와야 하는데 실제로 일방적으로 법정관리인이 정한 최종안이다. 수용하든 말든 너희 뜻이라며 노조에 강요한 것이다. 무급휴직 자체가 이제껏 단체협약 과정을 한 번에 무너뜨린 행동인데 그런 경영진이 무급휴직 3년이라고 약속했는데 어떻게 믿을 수 있겠나. 믿지 못하지. 말이 바뀔 수 있어요. 조합원들은 50일까지 왔으니까 한 판의 승부를 내자고 하는 것 같다.
비정규직 Y씨: 지금 밖에서는 경찰과 사측이 짜고 엄청난 공세를 펼치고 있어요. 조합원들은 여기서 밀리면 끝장이라고 생각해요. 요즘 절실히 느낍니다. 조합원들은 많이 성숙해 있어 각자 알아서 생각하고 고민한다.
#1. 경찰병력
사회: 고생 많은 줄 안다. 11일 경찰병력이 들어왔다. 사측 관리자들도 공장진입 했다. 노조 조합원들의 반응은 어떤가?
평택공장 K씨: 사측관리자와 경찰에게 우리의 의지와 다짐을 방송했다. 가족대책위를 비롯해 밖에서 쌍용차 파업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힘내라고 구호도 했다. 심리전에는 밀리지 않고, 단호하게 경찰, 사측에 맞서 준비 체제를 갖추는 조합원들의 모습을 봤다. 사람들은 여유 있게 쉴 때 쉬면서도 토론하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그동안 공장을 사수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 80~90%로 나오는 것 같았다.
평택공장 Y씨: 지난달 말 사측 침탈 있을 때 보다는… 그 당시엔 두려워하고, 겁을 내는 측면이 있었는데 지금 그런 사람들은 없고 결사항전의 의지를 다지는 사람들이 많다. 상황을 보면 사측은 단체협약도 무시하고 노사 협상이 되던 안 되던 그 테이블에서 최종안이 나와야 하는데 실제로 일방적으로 법정관리인이 정한 최종안이다. 수용하든 말든 너희 뜻이라며 노조에 강요한 것이다. 무급휴직 자체가 이제껏 단체협약 과정을 한 번에 무너뜨린 행동인데 그런 경영진이 무급휴직 3년이라고 약속했는데 어떻게 믿을 수 있겠나. 믿지 못하지. 말이 바뀔 수 있어요. 조합원들은 50일까지 왔으니까 한 판의 승부를 내자고 하는 것 같다.
비정규직 Y씨: 지금 밖에서는 경찰과 사측이 짜고 엄청난 공세를 펼치고 있어요. 조합원들은 여기서 밀리면 끝장이라고 생각해요. 요즘 절실히 느낍니다. 조합원들은 많이 성숙해 있어 각자 알아서 생각하고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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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얘기를 들어보면, 경찰병력이 들어오면서 결사항전의 의지를 다지는 노동자들이 많다는 의견이 다수인 것 같다. 사측과의 교섭 뿐 아니라 여론형성, 정치권과의 만남 등 여러 가지 노조의 대응이 있을 줄 안다. 이에 대한 생각을 말해달라?
평택공장 Y씨: 성명서를 내는 등 여론화 작업이 있을 것이고, 정부의 책임을 묻고 정부 관계자들의 움직임을 촉구하는 일도 있을 것이다. 요즘 보면, 송명호 평택시장이 중계자 역할을 한다면서 노측을 만났는데, 사측은 연락도 잘 안되다고 했다더라. 소위 말하는 ‘산 자’인 관리자를 집합시켜 공권력과 함께 우리를 사지로 몰아낸다는 것인데, 정말 그 방법 밖에 없는지 의문이 든다. 희망퇴직, 분사 신청 등 80% 이상의 성과를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최종안’을 들이밀며 노동자를 영구히 노예화하겠다는 것인데… 하청 업체로 돌리는 것은 노조를 와해하려는 목적이다. 뒤에 낭떠러지이고, 양보할 게 없으니까 결사항전이다. 국회 노동위, 노동부 등은 안 움직이고 송 시장만 움직인다니 참 내.
평택공장 K씨: 노동자들은 ‘총고용 보장’이라는 총론을 말했고, 밑에 정리해고-분사 반대, 공적자금 투입, 상하이 주식 소각 등을 구체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총고용 보장’은 정규직, 비정규직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다. 송 시장이 우리를 만나서 사측과 중간 역할을 한다고 하지만 몇 번 온 거 가지고 모든 것을 버릴 수는 없다. 회사는 무급휴직자 100명을 강제적으로 받아냈다. 정권은 노동유연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며 쌍용차를 시범타로 삼고 있다. 그 속에는 엄청난 것이 숨어 있다. 전 정권도 해결하지 못한 노조 전임자 활동비를 노조에서 해결하라는 말도 안 되는 것을 뒤에서 들이밀고 있다. 물론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반대하고 있다. 복수노조 허용 문제도 하반기에 쟁점이 될 것인데, 사측은 정리해고를 들이밀면서 ‘산 자’들을 중심으로 제2의 노조를 결성하려고 비대위를 만들고 있다. 그 가운데 과연 우리가 교섭과 대화로 접근해 총고용 보장? 아직 아무것도 말 할 단계가 아니다. 지금 시기에 맞지 않다.
정비 K씨: 송 시장 만나는 건 큰 의미가 아니라고 판단한다. 송 시장을 통해서 국면이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2. 연대
사회: 금속대대에서 원안이 통과됐다. 쌍용차 파업에 금속노조가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목소리도 있다. 금속노조나 민주노총등의 연대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나?
정비 K씨: 금속노조가 22일부터 릴레이로 연대했는데, 6월 26일~27일 32시간 전투, 29일 4시간파업, 7월 1일 총파업을 겪고 하나같이 투쟁사, 연대사 하는 거 보면 정당한 투쟁이다, 생존의 문제라고 동일하게 말한다. 완성4사 문제, 지역지부편제 등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 있지만 자기들이 중요성 안다면 총파업을 만들어 내는 게 당연하다. 쌍용차 투쟁이 총자본과 총노동의 한 판 승부라면서도 미적지근하게 대응하는 것을 보면 정갑득 위원장과 함께 활동하는 동지들로서는 아쉬움이 많다. 금속노조가 수세적으로 밀렸던 국면을 전환하려면 올인 해서 박아야 한다. 금속노조 선거가 있는데 우리가 요구한 대로 쌍용차 파업 정리되면 선거하면 된다. 선거 안 한다고 당장 죽는 것도 아니고. 진정성을 가지고 쌍용차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부분을 봐야 한다. 현실을 깊이 있게 인식하고 파업대오 형성해야 한다.
평택공장 K씨: 전적으로 동의한다. 쌍용차 문제는 대대 안건에 올리지 않았다. 정갑득 위원장이 쌍용차에 공권력이 침탈하는 순간 총파업한다고 했고,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도 선포 했는데, 지금 공권력 들어왔다. 이 과정에서 정문에서 2명 또 연행 됐다. 암만 주말이지만 아무 얘기가 없다. 지도부가 약속을 안 지키는 것이 우려스럽다. 그러나 쌍용차 현장은 살아있다고 본다.
평택공장 Y씨: 정부를 상대로 전선을 친 싸움에서조차도 금속노조가 지금처럼 미미하게 대응한다면 산별노조는 성공할 수 없다고 본다. 주변의 동료들은 처음엔 ‘고맙다’며 내 개인, 안위를 위해 다른 사업장에 연대하지 못해 눈물 흘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났다. 정말 함께 해야 할 시점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대의원대회에 안건이 상정이 안 됐다는 둥 그런 힘빠지는 소리가 들릴 때 생각이 달라진다.
정비 K씨: 이런 발언은 조심스럽다. 정갑득 위원장만의 책임은 아닐 수 있다. 여러 측면을 봐야 하지 않을까.
#3. 깊게 패인 골
사회: ‘산 자’와 ‘죽은 자’의 골이 점점 깊어지는 것 같다. 노동자간의 갈등은 쌍용차 파업의 또 다른 양상이기도 한데…
평택공장 K씨: ‘산 자’는 다양하게 형성되어 있다. 처음부터 사측의 개노릇을 한 사람이 있고, 또 파업에 참여하는 ‘산 자’는 사측의 탄압으로 손해배상,가압류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사측은 ‘산 자’와 ‘죽은 자’를 다양하게 구분하고 가르면서 분열시켰다. 1차에서는 ‘죽은 자’였다가 2차엔 ‘산 자’로 만들어 그 사람을 이용해 노조 내부 정보를 빼내고 하기도 했다. 노조 간부임에도 손해배상,가압류 명단에 넣지 않아 노조와 조합원간의 불신을 일으키고 또 그동안 회사와 긴밀한 과계에 있었던 ‘죽은 자’들을 외출, 외박하게 불러내 2틀 전부터 공권력이 들어온다고 정보를 흘리며 조합원 몇 명에게 파업에서 나가라고도 했다. 회사의 이러한 행동이 오늘까지 진행되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평택공장 Y씨: 쌍용차는 혈연, 지연 학연관계로 ‘동지’관계가 묻히기도 한다. 형이 ‘죽은 자’여서 안에서 투쟁하고, 동생은 ‘산 자’라 나가고… 고민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혈육도 갈라놓는 것이 정리해고다. 그러나 이번 옥쇄파업은 틀리다. 그동안 3번 옥쇄를 했다. 이번 옥쇄는 복지, 임금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다. 그래서 투쟁할 수밖에 없고, 질 수 없다. 농담 삼아 현대차 98년도 38일 파업 기록을 깰 수 있다고 말했는데 이미 그것을 넘어버렸다. 이제 여한 없이 한 판 싸우고 가자는 분위기도 있다.
사회: 파업 불참자를 노조에서 조합원 제명 처리하기도 했다.
평택공장 Y씨: 솔직히 개인의 고뇌, 번뇌로 파업에서 이탈한 사람과 사측의 계략에 말려 똥개 짓하는 사람들은 구분해야 한다. 이런 사람들은 노조에서 중징계 해야 한다. 특히 노조 간부들 말이다. 심적으로는 조합원 박탈까지 해야겠지만,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일정기간 박탈하는 등 그런 방법도 있을 거라고 본다. 그러나 대의원들의 대다수 의견은 조합원 ‘제명’이었다. 사측의 똥개들 때문에 상처받은 것도 있겠지만 파업 대오를 사수하고, 규율을 만드는 문제가 중요했다.
사회: 남은 350여명의 비정규직도 분사와 맞물려 사실상 해고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비정규직 우선 해고는 시대 정책과 맞물리는데 묘안이 있을까.
비정규직 Y씨: 비정규직의 경우 정규직 집행부가 작년부터 천막 치고 집에 못가고 투쟁하는 거 보면서 우리도 나름 투쟁을 준비했다. 곧 사느냐 죽느냐의 싸움이 벌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실제 비정규직은 작년 말부터 300여명이 짤려나갔다. 우리는 현실적으로 정규직의 밥그릇이 아니라 다 같이 총고용 보장을 주장하며 싸우고 있다. 정규직-비정규직 같이 굴뚝에 올라가 공동투쟁을 벌이고 있다. 다른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종종 쌍용차의 원하청 공동투쟁이 승리해야 그 희망을 보고 싸울 수 있다고 말하곤 한다. 많은 변화들을 보면서 뜻 깊다.
#4. 파산
사회: 쌍용차 ‘파산’, 가능성 있나? 현장에선 파산 ‘협박’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비정규직 Y씨: ‘파산’문제를 보면 현장에서 믿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현실성이 떨어진다.
평택공장 K씨: 쌍용차가 왜 이렇게 됐는지 얘기를 시작해야 할 것 같은데, 쌍용차가 지난 7대 집행부에서 임단협 끝나고 매각이 갑자기 터질 줄 몰랐는데, 2003년 12월 선거 끝나고, 2004년 8월말 긴박하게 매각문제가 터졌다. 중국 총리가 갑자기 방한하고, 국무총리와 긴밀히 얘기 오간 이후에 매각 문제가 터졌다. 상하이차로 매각이 급진전됐다. 정권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매각됐다고 볼 수 있는데, 그때 당시 중국정부 목표는 ‘자국의 기술로 단 한 대만이라도 차를 생산해서 파는 것’이었다. 상하이차는 쌍용차 인수 후 투자를 전혀 하지 않았고, 노-사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 기술 유출만 앞서서 했다. 그 가운데 상하이차가 어느 순간 쌍용차 차 기술을 다 가지고 갔네. 카이런, 액티언, 체어맨… 다 빼갔다. 그리고 나서 어느 순간 철수 한다고 선언하면서 법정관리를 2009년 1월 19일 신청했다. 주식도 51% 그대로이고, 감자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정리해고를 추진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노동유연화를 말하더라. 자본은 다양하게 요구하고 있다. 희망퇴직, 분사, 무급휴직… 자본도 잠식되고, 운영자금 없고, 신차도 없고, 국내 내수 시장 점유율이 2.5%로 떨어졌다. 이런 상태에서 정상화가 가능하냐? 구조조정 안 하면 지원금 없다는 말로 결국엔 노조에 모든 것을 떠넘기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 때부터 매각 추진하고 노동자에게 다 책임 전가하는 거다.
사회: 그 다음 수순이 파산 ‘협박’과 매각이란 말인가?
평택공장 K씨: 맞다. 이 말은 결국 제3자에게 매각 한다는 것이다. 노동자에게 책임 전가 다 하고, 국민에게 ‘파산’한다고 협박하는 것이다. 제3자 매각 이후에는 쌍용차는 단순 생산 공장으로 남을 것이다. 무급휴직자들은 3자 매각되면 돌아갈 공장이 없어질 것이다. 그 예가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들이 3년 동안 싸워서 복직 판결을 받았지만 돌아갈 공장이 없어 못 갔다. 결국 무급휴직자도 정리해고 된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노조가 무력화되면 안 된다. 결론은 이 싸움은 이명박 정권과의 한 판 싸움이 불가피하다. 반드시 이겨야 쌍용차의 미래가 있다.
평택공장 Y씨: 중국에 해외매각할 때 노조가 무지 반대했는데도 정권과 자본이 매각했다. 쌍용차 파산은 한시적 파산이다. 결국 제3자에게 매각될 것이다.
정비 K씨: 법대로 하라고 해라. 법대로 해도 우리가 이긴다. 기술유출 검찰 조사한 거 발표하라고 하고, 산업은행, 정부에게 책임 물어라. 뒤집어보면 청산과 매각 과정에서 상하이차, 산업은행, 검찰은 동족이라는 말이다.
비정규직 Y씨: 맞다. 국민들은 정부와 먹튀자본이 쌍용차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고 인식하고 있다. 정부만 쌩까고 있는 거다. 정부도 파업하나?(웃음) 쌍용차가 비정규직 없는 회사, 가족 같은 회사, 단결된 회사… 이런 이미지가 되었으면 좋겠다.
#5. 54일, 그리고 원동력
사회: 회유같은 게 있었을텐데. 지금 파업 50일을 넘기고 있다. 쌍용차 노동자들의 파업 원동력을 무엇이라고 보는가?
평택공장 K씨: 우리도 우리가 이렇게 50일을 넘기며 파업을 하고, 60일이 넘게 굴뚝 농성을 할지 몰랐다. ‘과연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파업 첫날 현장에서 수줍음 많고, 조합활동 관심 없던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을 보면서 되레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처음에 많은 수가 모이지 않았는데 ‘어쩔 수 없구나. 이런 싸움 한 번도 해 보지 않았는데’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울분이 생기더라. ‘내가 왜 잘려야 하는데!’하며 직장에게 전화해서 확인하고… 며칠 지나면서 조합원들의 생각이 바뀌고, 의지가 생기고, 집에 가서 짐 싸가지고 파업한다면서 공장으로 들어오더라. 2주가 지나면서 마음의 정리를 다 했고, 결연한 의지를 만들며 여기까지 왔다.
평택공장 Y씨: 한마디로 역사가 인물을 만들고 난세가 영웅을 만든다고 하는데. 50일 파업이 처음부터 예고됐다면 시작 못했을 것이다. 2646명 대량 해고 통보 되도 ‘설마 그렇게 많이? 협상되겠지’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회사는 대량의 정리해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그렇게 많이 해고하는데 선정 기준이란 게 어디 있었겠나. 32시간 전투에서 회사가 보여 준 비인간적인 모습이 우리를 투사로 만들었다. 엠브런스 세워서 짓밟고, 단수 하고. 또한 생각지도 못한 노동자 가족들의 놀라운 투쟁력이 쌍용차 조합원을 투사로 만들었다. 한 예로 6월 말에 사측이 공장진입하면서 공권력이 들어온다니까 9명 있는 부서에서 7명이 나간다고 짐을 쌌었다. 그런데 그 중 한 명만 나가고 나머지는 모두 회사의 비인간적인 모습과 경찰의 행태를 보면서 의지를 다지게 됐다. 한 명 이후 나간 사람 한 명도 없다. 지금까지 안 나가는 건 더 이상 이탈자가 없을 거란 말과 같다.
정비 K씨: ‘생존권’을 놓고 싸우지 않는 것은 자신을 포기하는 것이다. 정비서비스센터는 1998. 2002년 투쟁을 겪으면서 이렇게 결론지었다. 2006년 옥쇄파업 당시 제대로 싸웠더라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텐데… 정비는 2001년 투쟁으로 11명이 징역을 살았다. 그 뒤 정리해고-분사라는 큰일이 다시 벌어졌는데. 이 싸움 속에서 흔들리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인데 2001년 싸움에서 큰 경험을 했다. 정비는 투쟁 시작하면서 투쟁기금으로 1인당 30만원씩 걷었다. 53년생이 3명인데. 55년, 56년, 57년 등 나이 많은 선배들도 왔다. 이 중 산 자도 많은데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 그래도 자신과의 싸움에서 못 버티면 어쩔 수 없다. 40일 넘어 2명 나갔는데 무급휴직 했다고 하더군.
평택공장 Y씨: 정비 ‘산 자’들의 동참이 굉장히 힘이 됐다. 처음에.
정비 K씨: 창원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파업한다고 올라왔다.
평택공장 Y씨: ‘산 자’들이 파업에 동참한 것 자체가 교육이었다. 그 다음엔 창원이 징계를 무릅쓰고 파업에 참가한 게 큰 힘이었다. 창원은 노조 일부 간부들이 관제대모에 참석하고 했다. 지회장이 힘들었을 거다.
평택공장 K씨: 우리 부서는 처음에 모이자마자 대자보에 규율을 세웠다. 나름대로 존댓말 쓰기, 식사당번, 청소당번 등 단체생활에 필요한 것을 규율로 삼았다. 줄 마쳐 이동하고… 처음엔 이상했는데 나중엔 줄 안 맞추는 게 이상하더라.
모두 한 마디: 잘했네, 그렇게 해야 한다.
평택공장 Y씨: 성명서를 내는 등 여론화 작업이 있을 것이고, 정부의 책임을 묻고 정부 관계자들의 움직임을 촉구하는 일도 있을 것이다. 요즘 보면, 송명호 평택시장이 중계자 역할을 한다면서 노측을 만났는데, 사측은 연락도 잘 안되다고 했다더라. 소위 말하는 ‘산 자’인 관리자를 집합시켜 공권력과 함께 우리를 사지로 몰아낸다는 것인데, 정말 그 방법 밖에 없는지 의문이 든다. 희망퇴직, 분사 신청 등 80% 이상의 성과를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최종안’을 들이밀며 노동자를 영구히 노예화하겠다는 것인데… 하청 업체로 돌리는 것은 노조를 와해하려는 목적이다. 뒤에 낭떠러지이고, 양보할 게 없으니까 결사항전이다. 국회 노동위, 노동부 등은 안 움직이고 송 시장만 움직인다니 참 내.
평택공장 K씨: 노동자들은 ‘총고용 보장’이라는 총론을 말했고, 밑에 정리해고-분사 반대, 공적자금 투입, 상하이 주식 소각 등을 구체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총고용 보장’은 정규직, 비정규직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다. 송 시장이 우리를 만나서 사측과 중간 역할을 한다고 하지만 몇 번 온 거 가지고 모든 것을 버릴 수는 없다. 회사는 무급휴직자 100명을 강제적으로 받아냈다. 정권은 노동유연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며 쌍용차를 시범타로 삼고 있다. 그 속에는 엄청난 것이 숨어 있다. 전 정권도 해결하지 못한 노조 전임자 활동비를 노조에서 해결하라는 말도 안 되는 것을 뒤에서 들이밀고 있다. 물론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반대하고 있다. 복수노조 허용 문제도 하반기에 쟁점이 될 것인데, 사측은 정리해고를 들이밀면서 ‘산 자’들을 중심으로 제2의 노조를 결성하려고 비대위를 만들고 있다. 그 가운데 과연 우리가 교섭과 대화로 접근해 총고용 보장? 아직 아무것도 말 할 단계가 아니다. 지금 시기에 맞지 않다.
정비 K씨: 송 시장 만나는 건 큰 의미가 아니라고 판단한다. 송 시장을 통해서 국면이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2. 연대
사회: 금속대대에서 원안이 통과됐다. 쌍용차 파업에 금속노조가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목소리도 있다. 금속노조나 민주노총등의 연대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나?
정비 K씨: 금속노조가 22일부터 릴레이로 연대했는데, 6월 26일~27일 32시간 전투, 29일 4시간파업, 7월 1일 총파업을 겪고 하나같이 투쟁사, 연대사 하는 거 보면 정당한 투쟁이다, 생존의 문제라고 동일하게 말한다. 완성4사 문제, 지역지부편제 등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 있지만 자기들이 중요성 안다면 총파업을 만들어 내는 게 당연하다. 쌍용차 투쟁이 총자본과 총노동의 한 판 승부라면서도 미적지근하게 대응하는 것을 보면 정갑득 위원장과 함께 활동하는 동지들로서는 아쉬움이 많다. 금속노조가 수세적으로 밀렸던 국면을 전환하려면 올인 해서 박아야 한다. 금속노조 선거가 있는데 우리가 요구한 대로 쌍용차 파업 정리되면 선거하면 된다. 선거 안 한다고 당장 죽는 것도 아니고. 진정성을 가지고 쌍용차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부분을 봐야 한다. 현실을 깊이 있게 인식하고 파업대오 형성해야 한다.
평택공장 K씨: 전적으로 동의한다. 쌍용차 문제는 대대 안건에 올리지 않았다. 정갑득 위원장이 쌍용차에 공권력이 침탈하는 순간 총파업한다고 했고,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도 선포 했는데, 지금 공권력 들어왔다. 이 과정에서 정문에서 2명 또 연행 됐다. 암만 주말이지만 아무 얘기가 없다. 지도부가 약속을 안 지키는 것이 우려스럽다. 그러나 쌍용차 현장은 살아있다고 본다.
평택공장 Y씨: 정부를 상대로 전선을 친 싸움에서조차도 금속노조가 지금처럼 미미하게 대응한다면 산별노조는 성공할 수 없다고 본다. 주변의 동료들은 처음엔 ‘고맙다’며 내 개인, 안위를 위해 다른 사업장에 연대하지 못해 눈물 흘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났다. 정말 함께 해야 할 시점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대의원대회에 안건이 상정이 안 됐다는 둥 그런 힘빠지는 소리가 들릴 때 생각이 달라진다.
정비 K씨: 이런 발언은 조심스럽다. 정갑득 위원장만의 책임은 아닐 수 있다. 여러 측면을 봐야 하지 않을까.
#3. 깊게 패인 골
사회: ‘산 자’와 ‘죽은 자’의 골이 점점 깊어지는 것 같다. 노동자간의 갈등은 쌍용차 파업의 또 다른 양상이기도 한데…
평택공장 K씨: ‘산 자’는 다양하게 형성되어 있다. 처음부터 사측의 개노릇을 한 사람이 있고, 또 파업에 참여하는 ‘산 자’는 사측의 탄압으로 손해배상,가압류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사측은 ‘산 자’와 ‘죽은 자’를 다양하게 구분하고 가르면서 분열시켰다. 1차에서는 ‘죽은 자’였다가 2차엔 ‘산 자’로 만들어 그 사람을 이용해 노조 내부 정보를 빼내고 하기도 했다. 노조 간부임에도 손해배상,가압류 명단에 넣지 않아 노조와 조합원간의 불신을 일으키고 또 그동안 회사와 긴밀한 과계에 있었던 ‘죽은 자’들을 외출, 외박하게 불러내 2틀 전부터 공권력이 들어온다고 정보를 흘리며 조합원 몇 명에게 파업에서 나가라고도 했다. 회사의 이러한 행동이 오늘까지 진행되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평택공장 Y씨: 쌍용차는 혈연, 지연 학연관계로 ‘동지’관계가 묻히기도 한다. 형이 ‘죽은 자’여서 안에서 투쟁하고, 동생은 ‘산 자’라 나가고… 고민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혈육도 갈라놓는 것이 정리해고다. 그러나 이번 옥쇄파업은 틀리다. 그동안 3번 옥쇄를 했다. 이번 옥쇄는 복지, 임금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다. 그래서 투쟁할 수밖에 없고, 질 수 없다. 농담 삼아 현대차 98년도 38일 파업 기록을 깰 수 있다고 말했는데 이미 그것을 넘어버렸다. 이제 여한 없이 한 판 싸우고 가자는 분위기도 있다.
사회: 파업 불참자를 노조에서 조합원 제명 처리하기도 했다.
평택공장 Y씨: 솔직히 개인의 고뇌, 번뇌로 파업에서 이탈한 사람과 사측의 계략에 말려 똥개 짓하는 사람들은 구분해야 한다. 이런 사람들은 노조에서 중징계 해야 한다. 특히 노조 간부들 말이다. 심적으로는 조합원 박탈까지 해야겠지만,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일정기간 박탈하는 등 그런 방법도 있을 거라고 본다. 그러나 대의원들의 대다수 의견은 조합원 ‘제명’이었다. 사측의 똥개들 때문에 상처받은 것도 있겠지만 파업 대오를 사수하고, 규율을 만드는 문제가 중요했다.
사회: 남은 350여명의 비정규직도 분사와 맞물려 사실상 해고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비정규직 우선 해고는 시대 정책과 맞물리는데 묘안이 있을까.
비정규직 Y씨: 비정규직의 경우 정규직 집행부가 작년부터 천막 치고 집에 못가고 투쟁하는 거 보면서 우리도 나름 투쟁을 준비했다. 곧 사느냐 죽느냐의 싸움이 벌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실제 비정규직은 작년 말부터 300여명이 짤려나갔다. 우리는 현실적으로 정규직의 밥그릇이 아니라 다 같이 총고용 보장을 주장하며 싸우고 있다. 정규직-비정규직 같이 굴뚝에 올라가 공동투쟁을 벌이고 있다. 다른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종종 쌍용차의 원하청 공동투쟁이 승리해야 그 희망을 보고 싸울 수 있다고 말하곤 한다. 많은 변화들을 보면서 뜻 깊다.
#4. 파산
사회: 쌍용차 ‘파산’, 가능성 있나? 현장에선 파산 ‘협박’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비정규직 Y씨: ‘파산’문제를 보면 현장에서 믿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현실성이 떨어진다.
평택공장 K씨: 쌍용차가 왜 이렇게 됐는지 얘기를 시작해야 할 것 같은데, 쌍용차가 지난 7대 집행부에서 임단협 끝나고 매각이 갑자기 터질 줄 몰랐는데, 2003년 12월 선거 끝나고, 2004년 8월말 긴박하게 매각문제가 터졌다. 중국 총리가 갑자기 방한하고, 국무총리와 긴밀히 얘기 오간 이후에 매각 문제가 터졌다. 상하이차로 매각이 급진전됐다. 정권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매각됐다고 볼 수 있는데, 그때 당시 중국정부 목표는 ‘자국의 기술로 단 한 대만이라도 차를 생산해서 파는 것’이었다. 상하이차는 쌍용차 인수 후 투자를 전혀 하지 않았고, 노-사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 기술 유출만 앞서서 했다. 그 가운데 상하이차가 어느 순간 쌍용차 차 기술을 다 가지고 갔네. 카이런, 액티언, 체어맨… 다 빼갔다. 그리고 나서 어느 순간 철수 한다고 선언하면서 법정관리를 2009년 1월 19일 신청했다. 주식도 51% 그대로이고, 감자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정리해고를 추진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노동유연화를 말하더라. 자본은 다양하게 요구하고 있다. 희망퇴직, 분사, 무급휴직… 자본도 잠식되고, 운영자금 없고, 신차도 없고, 국내 내수 시장 점유율이 2.5%로 떨어졌다. 이런 상태에서 정상화가 가능하냐? 구조조정 안 하면 지원금 없다는 말로 결국엔 노조에 모든 것을 떠넘기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 때부터 매각 추진하고 노동자에게 다 책임 전가하는 거다.
사회: 그 다음 수순이 파산 ‘협박’과 매각이란 말인가?
평택공장 K씨: 맞다. 이 말은 결국 제3자에게 매각 한다는 것이다. 노동자에게 책임 전가 다 하고, 국민에게 ‘파산’한다고 협박하는 것이다. 제3자 매각 이후에는 쌍용차는 단순 생산 공장으로 남을 것이다. 무급휴직자들은 3자 매각되면 돌아갈 공장이 없어질 것이다. 그 예가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들이 3년 동안 싸워서 복직 판결을 받았지만 돌아갈 공장이 없어 못 갔다. 결국 무급휴직자도 정리해고 된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노조가 무력화되면 안 된다. 결론은 이 싸움은 이명박 정권과의 한 판 싸움이 불가피하다. 반드시 이겨야 쌍용차의 미래가 있다.
평택공장 Y씨: 중국에 해외매각할 때 노조가 무지 반대했는데도 정권과 자본이 매각했다. 쌍용차 파산은 한시적 파산이다. 결국 제3자에게 매각될 것이다.
정비 K씨: 법대로 하라고 해라. 법대로 해도 우리가 이긴다. 기술유출 검찰 조사한 거 발표하라고 하고, 산업은행, 정부에게 책임 물어라. 뒤집어보면 청산과 매각 과정에서 상하이차, 산업은행, 검찰은 동족이라는 말이다.
비정규직 Y씨: 맞다. 국민들은 정부와 먹튀자본이 쌍용차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고 인식하고 있다. 정부만 쌩까고 있는 거다. 정부도 파업하나?(웃음) 쌍용차가 비정규직 없는 회사, 가족 같은 회사, 단결된 회사… 이런 이미지가 되었으면 좋겠다.
#5. 54일, 그리고 원동력
사회: 회유같은 게 있었을텐데. 지금 파업 50일을 넘기고 있다. 쌍용차 노동자들의 파업 원동력을 무엇이라고 보는가?
평택공장 K씨: 우리도 우리가 이렇게 50일을 넘기며 파업을 하고, 60일이 넘게 굴뚝 농성을 할지 몰랐다. ‘과연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파업 첫날 현장에서 수줍음 많고, 조합활동 관심 없던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을 보면서 되레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처음에 많은 수가 모이지 않았는데 ‘어쩔 수 없구나. 이런 싸움 한 번도 해 보지 않았는데’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울분이 생기더라. ‘내가 왜 잘려야 하는데!’하며 직장에게 전화해서 확인하고… 며칠 지나면서 조합원들의 생각이 바뀌고, 의지가 생기고, 집에 가서 짐 싸가지고 파업한다면서 공장으로 들어오더라. 2주가 지나면서 마음의 정리를 다 했고, 결연한 의지를 만들며 여기까지 왔다.
평택공장 Y씨: 한마디로 역사가 인물을 만들고 난세가 영웅을 만든다고 하는데. 50일 파업이 처음부터 예고됐다면 시작 못했을 것이다. 2646명 대량 해고 통보 되도 ‘설마 그렇게 많이? 협상되겠지’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회사는 대량의 정리해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그렇게 많이 해고하는데 선정 기준이란 게 어디 있었겠나. 32시간 전투에서 회사가 보여 준 비인간적인 모습이 우리를 투사로 만들었다. 엠브런스 세워서 짓밟고, 단수 하고. 또한 생각지도 못한 노동자 가족들의 놀라운 투쟁력이 쌍용차 조합원을 투사로 만들었다. 한 예로 6월 말에 사측이 공장진입하면서 공권력이 들어온다니까 9명 있는 부서에서 7명이 나간다고 짐을 쌌었다. 그런데 그 중 한 명만 나가고 나머지는 모두 회사의 비인간적인 모습과 경찰의 행태를 보면서 의지를 다지게 됐다. 한 명 이후 나간 사람 한 명도 없다. 지금까지 안 나가는 건 더 이상 이탈자가 없을 거란 말과 같다.
정비 K씨: ‘생존권’을 놓고 싸우지 않는 것은 자신을 포기하는 것이다. 정비서비스센터는 1998. 2002년 투쟁을 겪으면서 이렇게 결론지었다. 2006년 옥쇄파업 당시 제대로 싸웠더라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텐데… 정비는 2001년 투쟁으로 11명이 징역을 살았다. 그 뒤 정리해고-분사라는 큰일이 다시 벌어졌는데. 이 싸움 속에서 흔들리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인데 2001년 싸움에서 큰 경험을 했다. 정비는 투쟁 시작하면서 투쟁기금으로 1인당 30만원씩 걷었다. 53년생이 3명인데. 55년, 56년, 57년 등 나이 많은 선배들도 왔다. 이 중 산 자도 많은데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 그래도 자신과의 싸움에서 못 버티면 어쩔 수 없다. 40일 넘어 2명 나갔는데 무급휴직 했다고 하더군.
평택공장 Y씨: 정비 ‘산 자’들의 동참이 굉장히 힘이 됐다. 처음에.
정비 K씨: 창원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파업한다고 올라왔다.
평택공장 Y씨: ‘산 자’들이 파업에 동참한 것 자체가 교육이었다. 그 다음엔 창원이 징계를 무릅쓰고 파업에 참가한 게 큰 힘이었다. 창원은 노조 일부 간부들이 관제대모에 참석하고 했다. 지회장이 힘들었을 거다.
평택공장 K씨: 우리 부서는 처음에 모이자마자 대자보에 규율을 세웠다. 나름대로 존댓말 쓰기, 식사당번, 청소당번 등 단체생활에 필요한 것을 규율로 삼았다. 줄 마쳐 이동하고… 처음엔 이상했는데 나중엔 줄 안 맞추는 게 이상하더라.
모두 한 마디: 잘했네, 그렇게 해야 한다.
덧붙임
정재은 미디어충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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