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살아가며

(굴뚝에서 온 편지)굴뚝농성 15일차 투쟁을 진행하며

참된 2009. 6. 1. 17:30

아래는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지부에서 옮겨 놓은 것이다

 

 

 

 노동조합
(굴뚝에서 온 편지)굴뚝농성 15일차 투쟁을 진행하며


굴뚝농성15일차를 지나고 있습니다.

보름달이 떴을 때 굴뚝에 올라왔는데 오늘 밤 하늘을 보니 벌써 초승달로 변해 있었습니다. 이곳 굴뚝에 올라와서 좋은 점 중에 하나가 하늘을 자주 본다는 것입니다. 아래에 있을 때는 하늘 본 기억이 거의 없는데 여기서는 자주 하늘을 보게 됩니다. 특히 밤하늘을 보는 것이 좋습니다. 하늘이나 마음껏 보고가야지.

오늘 우리는 하루 종일 더위와 싸우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인터넷이 되어서 많은 위로가 되고 있습니다. 오늘 슬픈 소식을 접하면서 서로 안타까워 하기도 했습니다. 스트레스로 인한 뇌출혈 이는 누가 봐도 월급체불로 인한 생활고와 정리해고에 대한 부담으로 생긴 사고입니다. 이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에 대한 책임은 당연히 사측과 법원의 배후인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합니다. 또 다른 사고가 생기기 전에 이 미친 정리해고의 칼춤을 멈춰야 합니다. 굴뚝에서도 고인의 명복을 빌며 애도를 표합니다. 다시는 이러한 일이 생기지 말아야 할텐데...

저희 세 명은 아무 탈 없이 동지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밤에는 바람이 불고 좀 쌀쌀하고 낮에는 많이 더워요. 아래도 사정은 마찬가지겠지만...

오늘도 굴뚝아래에서 조합원 동지들이 결의를 다지고 지나갔습니다. 저희에게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아직도 일부 조합원이 대오를 이탈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눈으로 직접 보기도 합니다. 동지라고 떠들던 사람들이 이탈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 막 화가 납니다. 동지라면 어려울 때 본인보다 옆에 있는 동지를 위해 함께 묵묵히 그 옆자리를 지키고 위로하고 함께 해야 되는 것 아닌가요?

저희는 공투본 동지들 믿습니다. 지금 쌍용자동차가 어려울 때 인 것 같습니다. 함께해주세요. 계속지금처럼. ㅎㅎㅎ...

오늘의 슬픔은 꼭 기억하되 더 이상 주저하며 슬퍼하지 않을게요. 오늘 밤 문화제에서 봤던 촛불들이 하나하나 모여 횃불이 되어 정리해고를 불사르고 희망과 승리의 횃불로 타오르기를 간절히 바라며 우리 세 명의 굴뚝 동지들 한치의 흔들림 없는 투쟁으로 당당히 굴뚝을 사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