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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공장, 해고 비정규직은 목숨 건 단식

참된 2008. 8. 10. 20:35

사라지는 공장, 해고 비정규직은 목숨 건 단식

기륭전자 공장부지 25일 매각완료

 

매일노동뉴스 정청천 기자
 
 

"25일이면 우리의 공장이 없어집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디서 하소연해야 하나요?"

 

서울 금천구 디지털단지 내 기륭전자 해고 비정규직의 장기 단식농성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기륭전자 해고 비정규직들은 지난 6월11일부터 단식을 벌이고 있다.

 

7일 노동계에 따르면 기륭전자는 지난 6월24일 금천구 가산동 본사와 공장을 405억원에 매각했다. 오는 25일 매각이 완료된다.

 

기륭전자는 대신 지난달 3일에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 위치한 토지·건물을 69억원에 매입했다. 기륭전자는 본사·공장 매각과 신사옥 매입으로 300억원이 넘는 차익을 남기게 됐다.

기륭전자가 새로운 출발을 의미하는 신사옥 이주를 앞두고 있는 반면, 해고 비정규직들에게는 활동의 터전이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다.

 

기륭전자 문제는 지난 2005년 7월 노동부의 불법파견 판정으로 시작됐다. 기륭전자는 정규 생산직이 없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생산은 사내하도급업체 소속 노동자가 담당했다. 저임금과 열악한 근로조건은 생산직 노동자의 노조결성으로 나타났고, 파업과 문자메시지 해고·직장폐쇄 순으로 이어졌다.

 

불법파견 논란은 2006년 12월 검찰의 무혐의 판정으로 막을 내렸고, 해고 비정규직들의 복직요구는 기륭전자 공장 앞에 위치한 천막농성장에서 계속됐다. 가산동 공장 앞은 기륭전자 해고 비정규직이 3년여 동안 농성을 벌여온 곳이다.

 

노동계 관계자는 "매각완료를 앞두고 농성을 벌일 수 있는 공장조차 없어지게 된다는 불안감이 높다"며 "기륭전자 해고 비정규직들이 목숨을 건 단식을 계속하는 이유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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