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한이서

참된 2015. 9. 27. 14:27

 

 

 

 

 

 

 

 

 

 

[인터뷰] "여자를 울려" 한이서 "가뭄 끝 단비처럼 찾아온 기회, 연기 도전 이어갈 것"

아시아투데이 07-20 05:01


 


[아시아투데이] 정지희 기자(hee099@asiatoday.co.kr)
한이서/사진=이상희 기자 vvshvv@

아시아투데이 정지희 기자 = 드라마 속 악녀가 시청자들로부터 미움 받는 시대는 갔다. 강렬한 외모와 화끈한 성격, 직설적인 입담으로 오히려 착하기만 한 여자 주인공보다 더 큰 관심의 대상이 되는 사례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한이서 역시 MBC 주말드라마 "여자를 울려"(극본 하청옥, 연출 김근홍·박상훈)에서 정덕인(김정은)의 남편 황경철(인교진)과 불륜을 저지르고도 뻔뻔하고 당당하게 행동하는, 철없는 부잣집 막내딸 강진희 역을 맡아 열연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표독스러우면서도 때때로 애틋한 감정 연기로 호평 받았던 그는 경철을 버리고 정인의 새로운 사랑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유학길에 오르는 설정으로 극에서 하차하게 됐다.
작품 속에선 누가 봐도 악녀 그 자체였지만, 실제로 만난 한이서는 강진희와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차분하고 수줍음이 많으면서도 조곤조곤, 또박또박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그에게서 악녀 이미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드라마를 보고 실제로 저를 만난 분들은 다들 의외라고 하시는 것 같아요. 실제로 진희처럼 화를 잘 내거나 막무가내인 성격이 아니고요. 사랑을 할 때는 "밀당"(밀고 당기기)없이 솔직하게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유일하게 그 점이 진희와 조금 닮은 구석인 것 같아요. 하지만 진희 역을 따내기 위해 오디션 장에 가는 순간부터 마지막 촬영을 하는 순간까지는 완전히 진희라는 인물에 몰입했어요. 도중에 유학을 떠난다는 설정은 미리 알고 있었지만, 막상 떠나는 날이 다가오니 진희가 느꼈을 쓸쓸함과 외로움이 그대로 전해져 오더라고요. 하차한 후에도 드라마는 꼬박꼬박 "본방 사수"(본 방송을 보는 것)를 하는데 진희 마음 반, 시청자 마음 반으로 보고 있어요."

대중에겐 다소 낯선 얼굴이지만 사실 한이서는 10년 이상의 연기 경력을 지닌 중고 신인이다. 1985년생인 그는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연기를 시작해 예고에 진학했고, 이후 대학에서도 꾸준히 연기 공부를 하며 수차례 오디션을 봤다. 
하지만 기회는 그리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배우가 되고자 하는 갈망이 큰 만큼 괴롭고 가혹한 시간이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 닦은 결과, 숱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당당히 강진희 역을 따냈다. 누구보다 긴 준비 과정을 거친 한이서에게는 가뭄 끝 단비와도 같은 선물이었다. 
"가족이나 주변 친구들은 제가 이 일을 얼마나 원하고 열심히 준비했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여자를 울려" 출연이 확정됐을 때 겉으로 티를 내진 않아도 무척 기뻐해줬을 거예요. 기다림이 길었기 때문인지 저 스스로가 굉장히 엄격해져서, 가족에게도 다른 얘기는 몰라도 일 얘기는 잘 안 하는 편이거든요. 하지만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게 아쉽거나 원망스럽진 않아요. 배우란 게 얼굴만 예쁘다고 성공할 수도 없는 거고, 열심히만 한다고 잘 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분명히 제게도 뭔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을 거고, 그 부분을 채우는 시간이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한이서는 "무엇보다 큰 수확은 하늘같은 선배들로부터 현장에서 직접 연기에 대한 조언을 얻을 수 있었던 점"이라며 행복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첫 드라마 출연인 만큼 다른 배우들과 제작진에게 절대로 폐가 안 된다는 부담감이 컸지만, 막상 촬영에 돌입하니 너무나도 많은 배우들이 값진 도움을 줘 무사히 제 역할을 해뺳 수 있었다는 것.

"평소 존경하던 선생님들과 같은 현장에서 연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꿈만 같았어요. 김해숙 선생님과는 딱 한 번, 하차하기 직전에 선생님께 머리채를 잡히는 장면에서 만났는데 그마저도 행복할 정도였죠.(웃음) 인교진 선배는 극중 캐릭터와는 반대로 무척 재밌고 배려심도 깊은 분이셔서 늘 저를 편안하게 해주셨어요. 김정은 선배와는 기 싸움을 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보이지 않는 감정을 연기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깨닫게 됐죠. 선배의 카리스마에 실제로 기가 눌릴 뻔했어요.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선배들을 통해 많이 배울 수 있었기에 진심으로 감사해요." 
"여자를 울려"의 촬영이 끝난 지 3주일. 한 가지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다른 일은 하지 못한다는 한이서는 그동안 집에서 밀린 청소와 주변 정리를 하며 강진희에서 한이서로 돌아오는 시간을 가졌다. 아직은 하차 후 홀로 드라마를 보다가 눈물을 흘릴 정도로 쓸쓸한 마음이 크지만, 이제는 훌훌 털고 일어나 새로운 기회를 찾을 계획이다.
"다양한 연기를 많이 경험해보고 싶어요. 사극도 해보고 싶고 워낙 활동적인 편이라 액션 연기도 해보고 싶고요. 어떤 작품을 하게 될지 모르지만 배우는 자세를 잊지 않고 선배님들의 모습 하나 하나를 캐치해가며 보다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싶어요. 다음에도, 또 그 다음에도 계속해서요. 그러다가 언젠가는 대중이 한이서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아, 그 사람"이라고 바로 떠올릴 수 있도록 하는 게 지금의 제 목표예요."ⓒ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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