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12일 포스코 광양제철소 소본부 앞에서 열린 '양우권 노동열사 정신계승 투쟁승리 결의대회'에 모인 조합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출처: 금속노동자 강정주] |
열사 대책위는 이날 결의대회에서 포스코와 EG테크에 특별교섭 요구안을 전달했다. 특별교섭 요구안은 ▲포스코와 EG테크의 노동탄압으로 인한 죽음에 대해 책임 인정과 사과 ▲노동탄압 중단, 재발 방지 약속 ▲불법파견 중단,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 정규직화 ▲산업재해 인정, 유가족 배상 등 네 가지다. 열사 대책위는 첫 특별교섭을 13일 오후 2시 광양제철소 소본부에서 열자고 촉구했다.
▲ 5월12일 결의대회에서 양우권 열사의 부인이 남편을 생각하는 글을 낭독하며 오열하고 있다. [출처: 금속노동자 강정주] |
심종섭 노조 광주전남지부장과 양동운 포스코사내하청지회장 등 열사 대책위 대표자들은 결의대회를 마무리하며 소본부로 들어가 요구안을 전달하려 했다. EG테크 관리자는 나왔지만 포스코는 요구안을 받으러 나오지 않았다. 대표자들은 포스코가 직접 나와 요구안을 받으라며 항의했다. 30여 분의 항의 연좌 후 대표자들은 소본부 로비로 들어가 포스코 광양제철소 안내데스크에 요구안을 전달하고 EG테크 관리자에게 요구안을 줬다.
▲ 5월12일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포스코와 EG테크에 노조탄압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출처: 금속노동자 강정주] |
요구안 전달 뒤 양동운 지회장은 “우리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말라고 했다. 우리가 직접 열사의 관을 들고 박근혜를 찾아갈 때까지 수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며 “하청노동자를 죽음으로 내 몬 포스코와 박근혜의 동생 박지만에게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 지회 조합원이 소수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 목숨을 걸고 열사의 뜻을 이룰 때까지 투쟁해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 5월12일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포스코 자본에게 양우권 열사에게 사과하라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출처: 금속노동자 강정주] |
이날 결의대회에 양우권 열사의 부인이 직접 참석했다. 부인은 결의대회 장소에 도착해 열사의 영정 을 보자마자 “얼마나 괴롭혔으면, 얼마나 못살게 굴었으면 죽었겠느냐. 불쌍해서 어떡하냐”며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열사 부인은 어렵게 무대 위에 올랐다. 부인은 “이곳에 와 있으니까 그렇게 가고 싶다던 철조망 너머 포스코라는 높은 벽에 매일 부딪혔을 남편 생각이 더욱 사무친다”고 말문을 열었다. 부인은 “포스코가 동료들을 사주해서 사람을 투명인간 취급하고 동료들 사이에서 왕따를 하면서 일할 때 조끼도 못 입게 했다”며 “그러나 남편은 지난 시간 단 한 번도 포기하지 않았다”고 오열했다.
▲ 5월12일 결의대회를 마친 뒤 노조 대표자들이 포스코와 EG테크에 양우권 열사 특별교섭 요구안을 전달하기 위해 포스코 광양제철소 소본부 로비로 들어서고 있다. [출처: 금속노동자 강정주] |
부인은 “사고가 나기 전 남편은 통화를 하며 양동운 지회장을 믿고 끝까지 같이 가달라로 했다. 그 말이 저를 이 자리에 있게 한다”고 말했다. 부인은 “금속노조의 조합원들과 지역 분들이 함께 해주고 있다. 그것이 지금 제가 버틸 수 있는 유일한 힘”이라며 “효성 아빠의 유언을 지키고, 포스코가 효성아빠의 주검 앞에 진심어린 사과를 할 때까지 제가 이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힘을 달라. 다시는 우리와 같이 가족이 아빠와 남편을 잃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 5월12일 노조 대표자들과 조합원들이 포스코에서 특별교섭 요구안을 받으러 나오지 않자 요구안을 받으라고 요구하며 연좌하고 있다. [출처: 금속노동자 강정주] |
심종섭 지부장은 “포스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피눈물나는 투쟁으로 노조를 만들고 15년 넘게 투쟁하고 있다. 차별을 없애고 인간답게 대우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며 “포스코와 박지만이 절박한 요구를 묵살했다. 힘들고 외롭게 노조 깃발을 지키기 위해 처절히 싸운 열사를 자본의 탄압과 탐욕이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 지부장은 “지회 조합원들은 무기한 파업 선언하고 열사의 뜻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 우리들이 이 투쟁 끝까지 함께 하며 동지들을 지키자”고 강조했다.
▲ 5월12일 양동운 포스코사내하청지회장이 포스코와 EG테크에 요구안을 전달한 뒤 "조합원이 소수지만 목숨 걸고 투쟁하겠다. 포스코와 박지만에게 책임을 물을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발언하고 있다. [출처: 금속노동자 강정주] |
민점기 민주노총 전남본부장은 “국민기업이라고 자칭하는 포스코가 국민을 배신했다. 정직하고 성실한 노동자를 죽였다”며 “초일류 세계기업이라 자랑하면서 세계 최고의 악행을 저질렀다. 왕따 살인, 인권유린의 원흉 포스코를 규탄하고 책임을 묻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민 본부장은 “이미 삼일장 지났다. 시간 많이 줄 수 없다. 포스코는 하루 빨리 열사의 영정 앞에 무릎꿇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열사 대책위는 광양시청 사거리에 열사 분향소 천막을 설치했다. 대책위는 시청 앞 농성을 진행하며 시민들에게 포스코 자본의 노동탄압과 양우권 열사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며 열사의 요구 수용을 촉구한다. (기사제휴=금속노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