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호석 열사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영정 앞에 사과할 때까지 무기한 농성”(2014.5.19)

참된 2014. 5. 24. 16:57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영정 앞에 사과할 때까지 무기한 농성”

윤정헌 기자 yjh@vop.co.kr       민중의 소리      발행시간 2014-05-19 21:27:58 최종수정 2014-05-19 21:27:58
 
염호석 열사 곁에서 투쟁하는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연 '염호석 열사 정신계승, 민주노조 사수, 무기한 총파업투쟁 선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노조탄압 등에 시달려 온 삼성전자서비스 양산센터 염호석(34) 분회장의 죽음과 관련해 "삼성 이재용 사장이 영정 앞에 나와 사과할 때까지 무기한 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부산을 비롯한 50여개 지역에서 올라온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 1천여명(추최 측 추산, 경찰 추산 800여명)

은 19일 오후 5시께 서울시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무기한 농성 돌입을 알리는 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노조는 "삼성 이건희, 이재용 부자의 무노조 경영이 염호석 열사를 죽게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참가자들은 고 염호석씨의 영정사진과 '삼성이 죽인 동지 민주노조로 살려내자', '열사의 염원이다. 민주노조 사수하자'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집회에 참여했다.

"고 염호석씨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겠다"는 결의 속에 진행된 이번 집회는 2시간여 동안 이어 졌다. 집회는 시작 전 현장에 차려진 임시 분향소에 헌화를 하는 등 결연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헌화를 마친 이들은 "삼성이 죽인 동지를 민주노조로 살려내자", "이건희의 노조탄압 이재용이 책임져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참가자들은 "삼성 이건희, 이재용 부자는 염호석 열사를 죽게 했고 재벌과 권력의 하수인인 경찰은 유족을 이용해 열사의 유언을 무시하고 강제로 시신을 빼돌렸다"고 성토했다.

이어 "삼성은 건당 수수료로 서비스 노동자들끼리 경쟁을 시키면서도 최저임금도 안 되는 월급으로 이들을 생활고로 밀어 넣었다"며 "염호석 열사는 자신의 죽음을 통해 삼성전자서비스지회의 (임단협)투쟁 승리에 도움을 주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열사의 뜻에 따라 전 조합원은 전면 파업하고 전국에서 모두 이자리에 모였다"며 "이 투쟁은 삼성전자서비스지회의 승리가 없는 한 무기한 투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삼성전자서비스 염호석 열사 영정 앞의 국화들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 마련된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염호석 열사의 분향소에 조합원들이 놓은 국화들이 쌓여 있다.ⓒ양지웅 기자

"고인의 염원을 이루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

대회사를 위해 마이크를 잡은 금속노조 남문우 수석부위원장은 "18일 염호석 열사의 시신을 침탈하기 위해 달려든 경찰은 300여명의 희생자를 낳았던 세월호 참사의 구조작업을 하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며 "이는 세월호 문제로 위기에 몰린 정권이 열사의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남 수석부위원장은 "열사의 시신 침탈로 투쟁이 이미 끝났다며 '함께 죽자'는 표현까지 하는 동료들이 있다"며 "열사의 유언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끝까지 투쟁해야 한다. (투쟁은) 이제 시작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전자서비스 해운대분회 윤영일 지회장도 "호석이를 죽인 삼성에 대한 분노를 참을 수 없다. 저는 이제 삼성에게 화풀이를 해야겠다"면서 "고인의 염원을 이루기 위해 끝까지 투쟁해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삼성 염호석 열사를 떠나보내는 슬픔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연 '염호석 열사 정신계승, 민주노조 사수, 무기한 총파업투쟁 선포 기자회견'에서 한 참가자가 열사의 영정 앞에서 슬픔에 잠겨 있다.ⓒ양지웅 기자

분을 참지 못한 참가자 1천여명… 삼성 본사 진입 시도

고 염호석씨의 죽음에 대한 참가자들의 분노는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점점 높아져 갔다.

마이크를 잡은 삼성전저서비스 남부지부 곽형수 부지회장은 "할 말이 없다. 전부 일어나 우리가 직접 삼성으로 가 책임을 요구하자. 다 함께 삼성으로 전진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분노한 참가자 1천여명은 오후 5시 30분께 경찰과 충돌하며 삼성 본사 진입을 시도했다. 경찰의 저지에 막힌 노조는 이후 3차례에 걸쳐 진입을 시도했다.

경찰은 진입을 시도하던 참가들에게 최루액을 뿌리고 방패로 미는 등 강경하게 진압했다. 40여분간에 걸쳐 진행된 경찰과 집회 참가자들의 충돌은 오후 6시 20분께 참가들이 본래 허가된 집회 구역으로 돌아가면서 끝났다.

취루액 뿌리며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 연행하는 경찰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연 '염호석 열사 정신계승, 민주노조 사수, 무기한 총파업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삼성으로 진입을 시도하자 경찰들이 최루액을 뿌리며 연행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최루액 뿌리며 삼성 진입 저지하는 경찰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연 '염호석 열사 정신계승, 민주노조 사수, 무기한 총파업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삼성으로 진입을 시도하자 경찰들이 최루액을 뿌리며 저지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최루액과 색소 난사하는 경찰들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연 '염호석 열사 정신계승, 민주노조 사수, 무기한 총파업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삼성으로 진입을 시도하자 경찰이 최루액과 색소를 뿌리며 저지하고 있다.ⓒ양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