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노동인권지킴이

삼성노동인권지킴이 10일 공식 출범(2013.12.8)

참된 2014. 2. 13. 17:44

삼성노동인권지킴이 10일 공식 출범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한겨레   등록 : 2013.12.08 19:44 수정 : 2013.12.08 22:23

 

 

한 기업 대상 시민단체 결성은 처음
‘아시아 사업장’ 투쟁사례 보고서 내

 

삼성의 노동자 인권을 다루는 시민단체가 설립된다. 삼성은 그동안 무노조 경영을 내세워 내부 노조결성을 숱하게 방해하고 노동자의 인권을 무시한다는 비판을 사왔다. 국내에서 한 기업의 노동문제를 다루는 시민단체 설립은 이번이 처음이다.

 

준비위원회 상태에서 삼성그룹 노동자들의 노동인권 향상에 힘써온 ‘삼성노동인권지킴이’는 “10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공식 출범식을 연다”고 8일 밝혔다. <한국사회 삼성을 묻는다>의 저자로 그동안 삼성의 노동탄압 문제를 연구해온 조돈문 가톨릭대 교수(사회학)가 상임대표로 조직을 이끌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노동위원장인 권영국 변호사, 전국민주노총조합총연맹 신승철 위원장이 공동대표를 맡기로 했다.

 

지킴이는 앞으로 △삼성의 노동인권 실태에 대한 여론 환기 △삼성 노동자들의 노동인권 상담 △노동조합 조직 지원 △삼성 노동권 연구 등을 중심 사업으로 펼쳐나가기로 했다. 실증적 연구작업을 통해 삼성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노동권 지수인 ‘삼성노동권 지수’를 개발하기로 한 것도 눈에 띈다.

 

조돈문 상임대표는 “삼성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대단한 성과를 보이는 등 자랑스러운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삼성의 밝은 면만을 보려고 한다. 이제는 그동안 의혹이 제기됐던 삼성의 노동탄압 같은 어두운 면을 봐야 할 때다. 한국 사회가 탄압받는 삼성 노동자를 외면하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킴이는 출범식 바로 다음날인 11일 서울 서초동 삼성그룹 본관 앞에서 아시아 각국에 진출한 삼성의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투쟁사례를 엮은 ‘삼성노동자 아시아 보고서’ 발간 기자회견을 여는 것으로 공식활동을 시작한다. 이어 13일부터 ‘삼성재벌의 지배구조와 축적방식’을 주제로 내년 2월까지 격주로 연속 토론회를 개최한다.

 

지킴이는 이슈에 따라 결합과 해체를 반복하는 노동·사회단체들의 연대체와 달리 사무실과 상근자를 두고 독자적인 활동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단병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이남신 한국비정규센터 소장, 문규현 신부, 홍세화 <말과 활> 편집인,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학 교수, 김조광수 영화감독, 송경동 시인 등 각계 인사들이 자문을 해주기로 약속했다.

 

지킴이는 2011년 에버랜드에서 삼성의 첫 기업별 노조가 설립된 것을 계기로 민주노총, 금속노조 경기지부, 다산인권센터, 민변 등 단체가 자발적으로 참여해 최근까지 준비위원회 형태로 삼성전자 화성공장 불산 누출 사건,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설립 등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조 상임대표는 “노동단체에서 삼성 노동인권 문제를 제기하면 외부에서 오히려 공정성 문제를 제기해왔다. 지킴이 같은 시민단체가 나서면 삼성의 노동인권 문제를 사회적 의제화하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